고대 근동 문학 작품과 구약성서의 병행 본문 연구(지혜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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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서를 중심으로-
들어가는 말
학자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구약성서의 내용이 고대 근동의 문학 작품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구약성서의 지혜문학 가운데 특히 잠언서와 욥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근동의 작품을 몇 개 골라 구약성서의 병행 본문을 제시해 보았다.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구약 성서는 형식, 주제, 이미지 등에서 다른 고대 근동의 작품들과 유사한 컨셉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울러 여기에 제시된 구약성서의 병행 본문은 매튜스(Victor H. Matthews)와 벤자민(Don C. Benjamin)의 저서 Old Testament Parallels-Laws and Stories from the Ancient Near East-에 의존했음을 밝혀 둔다.
1. 아히칼의 교훈
서론
아히칼은 기원전 704-681년까지 앗시리아를 다스렸던 산헤립의 조언자였다. 1906년 독일의 고고학자들은 현재의 남부 이집트 지역 아스완의 일부에 속하는 엘리판틴 섬에서 아히칼의 언행록과 교훈집을 발견했다. 집필자들은 기원전 500년경에 이 내용들을 11개의 양피지판 혹은 파피루스 종이에 아람어로 기록했다.
“아히칼의 교훈”은 나이가 지긋한 관리였던 아히칼에 의해 자신이 모반 혐의로부터 결백함을 입증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다. 그는 오랜 동안 뛰어난 경력으로 국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그 자신 자신의 대를 이을 자녀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아히칼은 나딘이라는 사람을 양자로 택해 앗시리아 궁정에서 자신의 일을 승계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러나 일단 나딘이 관리가 되자 그는 앗시리아를 배반했다. 아히칼은 나딘의 후원자였기 때문에 그 또한 왕에 의해 사형에 처해졌다.
“아히칼 교훈”에는 잠언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격언과 유추 그리고 나무와 동물이 서로 조롱하는 사사기9:8-15과 유사한 우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본문
(vi)
매를 아끼라,
그러면 아이를 버리게 될 것이다(잠13:24, 19:18). 81
피 흘리는 사슴을 숨어 기다린 사자가 그 고기를 먹듯이 88
사람도 때를 만나면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두 종류의 선한 사람이 있고, 92
해 아래 있는 모든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잠6:16-19; 호6:2)
-자신의 포도주를 나누어 주는 자(전9:7),
-선한 충고를 따르는 자,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자!
(vii)
모든 것 중에 무엇보다도 입을 제어하라, 98
네가 들은 것을 반복하지 말라
사람의 말은 새와 같아서,
일단 떠나면 다시 잡을 수 없다(잠26:2; 시락27:16).
다른 사람을 가르칠 때 조심스럽게 말을 선택하라, 99
말은 검보다 더 강하다(전5:2).
지배자들은 자주 부드럽게 말하지만, 100
그들의 말은 두 날을 가진 검이다(시52:2; 히4:12).
지배자의 말에 도전하지 말라!
숲이 어찌 불에 도전할 수 있으며, 101
살코기가 어찌 칼에 도전할 수 있으며,
신하가 어찌 그 지배자에게 도전할 수 있으리오? 104
(사10:15; 45:9; 전6:10).
왕의 혀는 부드럽지만, 105
용의 뼈까지도 부숴뜨릴 수 있다(전25:15b; 시락28:17).
(viii)
내가 모래를 운반해 보고, 111
소금도 운반해 보았지만,
부채만큼 무거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잠27:3; 시락22:14-15).
젊은 사람들이 위엄 있는 말을 할 때 114
그 말은 말 자체를 훨씬 뛰어넘어 날아오른다
(시8:2; 지10:212; 마21:16).
그들의 말은 신탁이 될 것이고,
때때로-신들의 도우심을 입어-의미를 지닐 것이다!
옛날에 표범과,
추위를 느끼는 염소가 있었다. 118
표범이 물었다:
“내가 내 외투를 줄까,
내가 너를 감싸줄까?”
염소가 대답했다:
“네 외투로 나를 포근하게 해준다고?
너는 오로지 내 가죽만을 원하지 않니?”
표범은 염소에게서 피를 찾지 않는 한,
결코 염소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신의 눈에는 어둠 속에서 일하는 벌목꾼은...... 125
집을 침입한 도둑으로 보일 뿐이다(전10:9).
(ix)
무죄한 자에게 활을 당기지 말며 화살을 쏘지 말라,
신께서 그들의 도움이 되어, 126
네 화살의 방향을 바꿔 네게로 되돌아오게 하실 것이다
(시11:2; 64:2-7; 렘21:4-5).
사악한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말라! 130
네가 돈을 빌려 온다면,
그 돈을 갚기 위해 밤낮 일하게 될 것이다.
돈을 대출할 때는 달콤하겠지만.......
그 돈을 갚을 때는 네가 소유한 모든 것을 지불하게 되리라
(잠6:1-5).
네 삶에 대해 불만족해 하지 말라. 136
운명의 신이 허락하지 않는 영광에 대해 욕심 부리지 말라
(시131:1)
자기 부모를 명예롭게 하지 않는 자는, 137
신이 내리는 저주로 처벌을 받으리라
(잠20:20; 출20:12; 신21:18-21).
너는 재산에 대해 탐욕을 부리지 말라, 138
이는 네 마음이 거만해지지 않기 위함이다(시62:10).
(x)
너보다 힘 있는 자와 경쟁하지 말라, 142
너보다 힘 센 자와 경쟁하지 말라,
그들은 네 힘과 능력을 자신들의 것에 첨가시킬 따름이다.
네가 다른 사람들의 재산을 바라본다면,
너는 네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삼키기에 충분할 만큼 달지 말며, 148
뱉기에 충분할 만큼 쓰지 말라!
(xi)
가시나무가 석류나무에게 물었다- 165
“열매가 별로 없는데도 그 열매를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도 많은
가시가 필요한가?”
석류나무가 가시나무에게 대답했다-
“열매가 전혀 없는데도 무엇을 보호하려고 그렇게 많은 가시가
필요한가?”(삿9:8-15; 왕하14:9).
(xi)
무자비한 채권자가 네 옷을 저당 잡는다면, 171
그로 하여금 그 옷을 가지게 하라.
신적인 재판관 샤마쉬가 그의 모든 옷을 저당 잡아
너에게 줄 것이다!(출22:26-27; 신32:35).
(xiii)
네 주인의 우물을 주의 깊게 보살피라, 192
그러면 주인은 다음에 네게 황금을 맡길 것이다!
한 사람이 들 나귀에게 제안했다- 204
“만약에 네가 나를 태워준다면,
나는 네가 내 마구간에서 살게 하겠다.”
그러나 그 나귀는 그 사람에게 대답했다-
“네가 마구간에서 산다면,
나는 너를 태울 필요가 없다!”(욥39:5-8).
(xiv)
아랍 유목민을 바다로 보내지 말라, 208
페니키아 선원을 사막으로 보내지도 말라,
각자의 일은 독특하다(렘13:23).
2. 프타호텝의 교훈
서론
프타호텝은 이집트 역사에서 고왕국에 해당하는 제5왕조 통치 기간인 기원전 2450년경에 가르쳤다. 프타호텝 교훈은 점토판에 이집트 상형문자로 보존되었을 뿐만 아니라 파피루스에 성직자들의 수기로 씌어져 보존되었다. 이 판들은 1900년경 프랑스의 고고학자들에 의해 이집트에서 발견되어 파리 국립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고대 근동에서는 프타호텝과 같은 스승에게 “아버지”나 “어머니”의 칭호가 주어졌다(잠1:8). 물론 가르침을 받는 생도는 “아이”로 불리었다. 스승들은 생도들에게 순종하는 법, 판단하는 법, 그리고 행동하는 방식을 가르쳤다. 그들은 자신들이 관찰한 것을 전수하기 위해 격언을 사용했고(잠1:17) 자신들의 판단을 전수하기 위해 속담과 유추를 사용했다(잠9:17;,잠10:1). “프타호텝 교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보편적인 장르는 에세이 형태로 서로 연결된 유추이다. 서론 부분과 결론 부분에서는 생도들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반적인 격려들이 제공된다. 그리고 본론 부분에서는 그들이 장차 진출될 특별한 직업에 걸맞는 충고가 제시되고 있다.
생도들은 스승의 격언이나 유추들을 암기했다. 스승의 가르침을 적용해 그에 맞게 행동한 유능한 생도들은 사회에 진출했다-“적당한 때 말해진 말은 은 쟁반에 놓인 금 사과와 같다”(잠25:11). 스승이 가르친 것을 적용할 수 없는 생도들은 사회에 진출하지 못했다-“미련한 자의 입에 있는 잠언은 불구자의 다리처럼 절뚝거린다”(잠26:7).
“프타호텝의 교훈”은 잠언서, 전도서, 시락서 등에 널리 반영되어 있다. 즉, 이 지혜서들은 프타호텝의 교훈과 마찬가지로 생도들에게 교만을 피하는 법, 좋은 충고를 얻는 법(잠2:4),식탁에서의 예절 법(잠23:1; 시락8:1, 31:12), 신뢰를 얻는 법(잠25:13), 친구를 사귀는 법(시락6:7), 여자를 대하는 법(잠6:24; 시락9:1)등을 다루고 있다.
본문
나의 생도여, 매사에-
영리하고, 오만하지 말라,
현명하고, 자신만만해 하지 말라. 50
현명한 사람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단순한 사람들로부터도 충고를 찾으라.
어느 누구도 자신의 완전한 잠재성에 도달된 바 없기에,
항상 좀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
지혜는 에메랄드처럼 숨어 있지만
항상 어디서나 발견되기도 한다-
-가난한 사람에게서도,
-맷돌질 하는 젊은 여인에게서도(잠2:1-5; 19:20).
자, 이제-
만일 네가 다스리는 자가 되려면,
옳은 것을 행하고,
나무랄 것이 없게 하라.
네 결정을 공정하게 하고,
결코 법을 무시하지 말라. 90
부정은 벌을 가져오게 하며,
부정은 너의 모든 일을 헛되게 만든다.
부정은 일순간의 성공을 가져오게 하지만,
정의는 두 세대에 걸친 성공을 가져오게 한다.....(잠11:21; 17:13).
만일 네가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려면, 120
네 주인이 제공하는 것을 취하라.
부러움으로 주변을 둘러보지 말라,
더 많은 것에 대한 희망을 갖지 말라.
네 주인이 네게 말 할 때까지 겸손하게 서 있어라,
네게 말 할 때에만 말하라.
네 주인이 웃을 때 웃고,
매사에 네 주인이 즐거워하도록 힘쓰라.
그러나 이것을 기억하라-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잠23:1-3).
주인들은 식탁에 앉아 있을 때,
자신들이 적당하다고 여기는 대로 호의를 베푼다,
-유용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행한 것처럼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푼다.
그러나 인간의 영혼인 카(Ka)는 신들에 의해 인도되므로,
그들의 선택에 대해 불평하지 말라.
만일 네가 힘 있는 사람들의 사신이 된다면,
모든 맡은 과제에 신뢰성을 보이라. 150
너의 명령을 충실히 실행하라.
아무 것도 보류하지 말고,
아무 것도 잊지 말며,
아무 것도 위조하지 말고,
아무 것도 반복하지 말며,
아무 것도 윤색하지 말라.
귀에 거슬리는 언어를 더 악화시키지 말라,
무례한 언동은 힘 있는 자들을 적으로 변화시킨다(잠25:13).
만일 네가 최근에 부자가 된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면,
과거에 그들이 재산과 명예가 부족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라.
그들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고,
한 때 그들이 낮은 계급이었음을 혐오하지 말라.
그들이 이룬 성취로 인해 그들을 존경하며,
그들이 소유하게 된 재산에 대해 찬사를 보내라. 180
재산은 스스로 모아지는 것이 아니며,
재산은 반드시 모으는 사람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재산은 그것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법칙이요,
그 갈망이 지나친 사람들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은 공포를 느끼게 된다.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자는 바로 신이다.
신은 그들이 잠 잘 때조차도 그들을 지킨다......
네가 만일 재판관이 되려면,
참을성 있게 고소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
고소인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시간을 할애하라,
고소인은 권리가 부여되는 것보다는 들어줄 것을 간구한다. 270
만일 네가 고소인의 말을 가로막으면,
만일 네가 간청하는 사람에게 무례하면,
사람들은 “저 재판관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라고 불평할 것이다.
모든 간청자의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불필요하다,
모든 간청자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격정을 완화시키며 폭력을 방지한다.
만일 네가 어느 집의 소유자가 되거나 어느 집의 손님이라면, 280
그 집의 부녀자들과 떨어져서 머물러라!
사업에만 마음을 두고 네 눈을 여인의 예쁜 얼굴에 주지 말라.
어리석은 몽상가는 어리석은 행위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잠6:23-26; 7:24-27)
사랑의 열병과 욕망을 멀리 하고,
그 밖에 네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에 성공하라(잠6:27-29).
만일 네가 재산을 상속받는다면,
그 재산 가운데 네 자신의 분깃만을 취하라,
다른 사람의 몫에 대해 욕심 부리지 말라.
다른 사람의 재산을 존중히 여기는 사람은 존경을 얻고, 320
다른 사람의 재산을 가로채는 사람은 자신의 재산을 잃을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이를 욕심 부리는 것은,
평화로운 자들을 전쟁으로 내모는 것과 같다!(잠15:27).
만일 네가 땅 주인이 되려면,
가정을 잘 세워라,
네 아내에게 충실하라.
아내에게 잘 먹이며, 잘 입히고, 아내를 행복하게 하라, 330
그러면 그녀는 너로 상속인이 되게 하리라.
그녀를 법정에 고소하지 말되,
그녀가 너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라.
여자의 기분을 판단하는 방법은,
여인의 눈을 판별하는 것이다.
자기 남편의 재산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아내는,
자기 남편에게 충실한 아내이다(잠12:4; 31:10-11+27-31).
만일 네가 승진하려면,
신이 네게 준 재산을 잘 활용하라, 430
네가 할 수 있는 지금의 네 고향을 돌보라(전6:2-3).
마지막으로 나의 생도여, 기억하라-
지혜로운 자들은 스승의 충고를 따르며,
따라서 그들의 계획은 실패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으로 인도함을 받기 때문에,
신뢰 받는 지위에 오르게 된다(호14:10).
지혜로운 자들은 일찍 일에 착수할 수 있으나,
어리석은 자들은 해야 할 모든 일에 대해 근심하게 된다.
3. 아메네몹의 교훈
아메네몹(Amen-em-ope)은 후기 신왕국 기간 중인 기원전 1200-1000년 사이에 이집트에서 가르쳤다. 1900년이 조금 지나서 고고학자들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아메네몹 교훈”판을 발견했다. 한 개의 판은 수기 이집트어로 파피루스 종이 위에 기록된 것으로 현재 런던 대영박물관에(#10474) 보관되어 있다. 다른 한 개의 판은 점토판에 기록된 것으로 이탈리아 투린(Turin)에 보관되어 있다.
“프타호텝 교훈서”와 “아메네몹 교훈서”는 각각 서로 다른 전승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두 교훈서를 분석해 보면 이집트의 세계관이 거의 2000년 동안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이 두 교훈서에서는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가 대비되고 있다. “아메네몹 교훈서”에서 지혜로운 자들은 부드러운 말을 하거나 “침묵을 지킨다.” 반면 어리석은 자들은 화를 잘 내며 성미가 급하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말할 때와 들을 때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을 유순하게 한다. 이와 반대로 어리석은 자들은 분노가 그들의 삶을 지배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성미가 급하다. 이와 비슷한 이미지는 A. D. 100년경의 기독교 지혜 문학작품 속에서도 나타난다.(야고보서 3:1-18 참고)
그러나 이 두 전승 가운데에는 뚜렷한 차이점도 상존한다. 예를 들어 “프타호텝의 교훈”에는 직접적인 행위가 강조되고 성공을 위한 명확한 전략이 생도들에게 제시되어짐에 비해 “아메네몹의 교훈”에는 인내가 더욱 강조된다. 이와 비슷하게 “프타호렙의 교훈”에서의 지혜자는 성공이라는 과실이 주렁주렁 열렸을 때 진출하여 그 열매를 수확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자라면 “아메네몹 교훈”에서의 지혜자는 물질적인 안락함을 멀리하고 부를 거의 소유하지 않는 자이다. 그들은 자기 조절을 할 줄 알고, 신중하며, 사려 깊은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보잘 것 없는 신의 종들을 배려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덕행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운 자들은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왜냐하면 완전은 신만이 유일하게 소유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집트에 많은 히브리 노예들이 있었던 것은 기원전 1250년 이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1000년 이후의 이스라엘 왕정시대 기간에도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는 문화적으로 상당히 결속되어 있었다. 예컨대, 잠언서 22:17-24:22은 “아메네몹 교훈서”와 상당히 유사하다. 아메네몹 교훈서와 잠언서의 이 부분은 동일한 형식-일반적인 소개문에다가 특별한 주제에 대해 비슷하게 충고를 하는 30개의 장으로 이루어짐-을 취하고 있다. “내가 모략과 지식의 서른 가지 교훈을 기록하여 너로 하여금 옳고 참된 것을 보게 하며 너를 보내는 자에게 참된 답변을 주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잠 22:20-21).
지혜로운 자들의 말씀들
제 1장
[iii]
내가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라,
내 말들을 암기하라. 10
내 말을 명심하는 자들에게는 번영이 올 것이요,
내 말을 무시하는 자들에게는 빈곤이 찾아들 것이다!
내 말을 네 영혼에 간직하라,
그것들을 네 마음속에 가두어 두라(잠22:17-18).
제 2장
가난한 자에게서 훔치지 말고,
불구자를 속이지 말라(잠 22:22).
노인들을 학대하지 말고,
어른들께 말 시키는 것을 거절하지 말며,
네 자신이나 누구를 속이는 일에 가담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사기 행위를 격려하지 말라.
너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을 고소하지 말며,
법정에서 그들에 대해 증언하지 말라. 10
[v]
어리석은 자가 너를 대하는 방식대로,
어리석은 자를 대하지 말라.
어리석은 자를 높은 파도로부터 당겨 올려라,
어리석은 자에게 네 손을 내밀어라.
어리석은 자의 처벌을 신에게 맡겨라,
그들이 배부를 때까지 그들을 먹이라,
그들이 창피함을 느낄 때까지 네 빵을 그들에게 주어라
(잠 25:21-22).
제 4장
[vi]
신전에서 공개적으로 말하는 어리석은 자는,
실내에 심긴 나무와 같다. 1
실내의 나무는 꽃은 피지만,
시들었을 때,
그것은 개천에 던져지며,
그것이 멀리 떠내려가면
그것은 쓰레기처럼 태워진다(렘11:16,17:5-8; 시편1편; 겔17:5).
삼가는 지혜로운 자는,
정원에 심겨진 나무와 같다.
정원의 나무는 번성하여,
그 수확량은 배가 되며,
그 열매는 달고,
그 그늘은 기쁨을 주고 10
영원히 정원에서 번성할 것이다.
제 6장
[vii]
경작지를 훔치기 위해 측량석을 재배치하지 말고
농토를 취하기 위해 측량줄을 옮기지 말라(호5:19).
다른 사람의 땅에 대해 탐욕을 품지 말고,
과부의 경작지에 침입하지 말라(잠22:28, 23:10). 15
[vii]
네 양심이 너를 파멸시키지 않도록,
경작지의 경계선 위에 있는 표지를 와해하지 말라. 10
우리의 주시요 우리의 신이신 파라오를 기쁘게 하기 위해,
네 이웃의 경작지의 경계선을 준수하라(잠 23:11).
만유의 주이신 파라오를 기쁘게 하기 위해,
네 자신의 경작지의 경계선을 유지하라.
네 이웃의 경계 밭이랑을 넘어서 쟁기질하지 말라.
그러면 네 이웃도 네 밭이랑을 넘어와 쟁기질하지 아니하리라.
오직 네 자신의 경작지만을 갈며,
오직 네 자신의 타작마당에서 나온 빵을 먹어라-항상 넉넉할 것이다-.
신으로부터 온 한 말의 곡식이,
훔친 오천 말의 곡식보다 낫다(잠15:16, 16:8). 20
[ix]
훔친 곡식은 그릇 속에서 좋은 양식이 될 수 없고 1
마구간에서 좋은 먹이가 되지 못하며
병 속에서 좋은 맥주가 되지 못한다.
훔친 곡식은 네 곡식 창고에서 단지 하룻밤만 머물러 있을 뿐
새벽에는 사라지게 되리라.
신의 손으로부터 온 가난이
훔친 곡식으로 가득 찬 창고로부터 온 부귀보다 낫다(잠 19:1,22).
한 조각의 빵을 먹더라도 행복한 마음이,
세상에 있는 모든 부귀를 다 가지고 슬픈 것보다 낫다(잠15:17, 17:1).
제 7장
내일의 부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오늘의 부가 네 자신의 것이다(시39:6, 49:5, 52:7, 62:10; 전5:10). 10
네 마음을 물질에 두지 말라
시간은 우리 모두를 거지로 만들 것이다.
잉여물을 쌓기 위해 일하지 말라,
오직 네가 필요한 것만을 위해 노력하라(잠 23:4; 전3:12).
훔친 재산은 오직 하루만 머물 뿐
새벽에는 그것이 사라지리라.
새벽이 되면 훔친 재산이 있던 곳은 드러나겠지만,
그 재산은 이미 사라져 없을 것이다(시 62:10; 잠 21:6; 23:5).
밤에 땅이 입을 열어, 20
훔친 재산에 대한 평결을 내리리라.
[x]
밤에, 땅은 훔친 재산을 사라지게 하며,
그것을 지하 세계에 빠뜨리게 하리라. 1
밤에, 훔친 재산은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구멍을 파듯,
그 재산은 거위처럼 하늘로 날아가 버리리라(잠 23:5).
제 9장
[xi]
어리석은 사람들과 협의하지 말며,
그들의 충고를 구하지 말라(잠 22:24).
상관들을 뒤에서 폄하하지 말고,
그들을 모욕하지 말라.
상관들로 하여금 그들의 곤경을 너와 토의하지 못하게 하며,
그들에게 자유로운 충고를 베풀지 말라(잠 6:2).
네 또래의 사람들로부터 충고를 구하며,
너의 동급자를 무시하지 말라. 20
[xiii]
어리석은 사람을 껴안기 위해 달려들지 말고, 8
그들의 충고가 폭풍처럼 너를 이끌지 못하게 하라(잠 22:25).
제 11장
[xiv]
가난한 자를 사취하기 위해 거짓 맹세를 하는 자들은
결국 자기 자신의 것을 절취하기 위해 속이는 격이 될 것이다(잠 23:6-7). 10
속임수로 얻은 성공은 지속되지 않으며,
오직 나쁜 사람들은 선한 사람들을 버리게 만든다.
너무 커서 삼킬 수 없는 빵 조각을 네가 토해 낼 때
네가 얻은 것은 잃게 되리라...(잠 23:8).
제 13장
[xv]
거짓 장부로 네 이웃을 속이지 말라, 20
신의 반감을 사게 되리라.
거짓 증거를 하지 말라.
이는 네 말로 이웃을 파멸시키는 것이다(잠 14:5).
네 이웃의 재산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이는 네가 받아야 할 것을 부풀리는 것이다.
만일 가난한 이웃이 너에게 큰 빚을 졌다면
삼분의 이는 탕감하고 삼분의 일만 회수하라(잠 22:26-7; 마 18:27).
[xvi]
정직을 네 삶의 안내자로 삼으라,
그러면 네가 단 잠을 자고 기쁘게 일어나리라. 10
네 자신의 부를 사랑하는 것보다
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훨씬 더 칭찬을 받을 것이다.
슬픔과 함께 보낸 부보다
만족한 마음으로 먹는 빵이 훨씬 낫다(잠 17:1).
제 18장
[xix]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 걱정하면서
근심스럽게 잠자리에 들지 말라(잠 27:1; 시31:15). 11
어느 누구도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느니,
신은 완전하지만 인간은 실패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말이 어느 한 쪽에 속해 있다면
신의 행위는 이와 다른 쪽에 속해 있다(잠 16:9, 19:21).
“나는 무죄하다!”라고 말하지 말라
그러면 소송을 제기하리라!(잠 20:9).
판단은 신께 속한 것이요,
판결은 신의 선고에 의해 확정된다.
신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완전하지 않으며, 20
신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부족하다.
제 25장
[xxiv]
맹인을 놀리지 말며,
난장이를 희롱하지 말고,
절름발이를 넘어뜨리지 말라(잠 17:5). 10
정신 이상자를 놀리지 말며,
그가 옳지 않을 때에라도 인내를 잃지 말라(삼상 21:14).
인간은 진흙과 먼지요,
신은 인간을 만든 자이다(시 103:14; 사 29:16; 45:9; 64:9).
매일 신은 무너뜨리고,
또 매일 신은 세운다.
신은 단 번에 힘 있는 수천 명을 지을 수 있으며,
그리고 단 번에 힘없는 수천 명을 지을 수 있다(잠 29:13 ; 전 3:1-10).
죽음의 땅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복이 있도다,
그들은 신의 손에 안전히 거할 것이기 때문이다. 20
제 30장
이 서른 장을 공부하는 것은,
교육을 받는 것이요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잠 22:20).
이 말씀은 책 중의 책이요,
무지한 자들에게 지혜를 베푼다.
무지한 자들에게 이 말씀을 가르치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그들은 신을 기쁘게 할 것이다(호 14:9).
네 영혼에 이 말씀들을 채우라,
네 마음속에 이 말씀들을 간직하라(신 6:4-8).
이 교훈들을 정복하라
이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하라.
유능한 서기관은,
파라오의 종이 될 것이다(잠22:29).
4. 고통당하는 자와 그의 영혼과의 대화
“고통당하는 자와 그의 영혼과의 대화”는 기원전 2050-1800년 어간에 존재했던 고대 이집트 중 왕국 시대에 기록된 자살에 관한 논쟁이다. 이 글은 파피루스 종이에 기록되었는데 앞부분은 1900년 조금 전 고고학자들이 이 작품을 발견 했을 때 이미 파손되어 있었다. 현재 이 작품은 베를린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Papyrus Berlin 3024).
기원전 2258-2250년 어간의 제1중간기 시대에는 이집트의 사회, 정치, 경제 구조가 모두 붕괴되어 있었다. 따라서 스승들은 이집트의 세계관도 같이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고통당하는 자와 그의 영혼과의 대화”는 그 당시 이집트에서 성행했던 삶과 죽음에 대한 견해에 대항하여 재판에 회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재판에서 고통당하는 자는 죽음을 변호하는 죽음을 변론하는 대리인으로 그리고 영혼인 카(Ka)는 삶을 변호하는 대리인으로 등장한다.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스라엘의 스승들은 전도서와 욥기와 같은 작품 속에 이와 유사한 재판의 장르를 상용하고 있다.
“고통당하는 자와 그의 영혼과의 대화”는 온갖 사회적 기대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다가 그들의 수고가 더 이상 아무 소용이 없다고 느껴 삶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발견되는 비관적 인생관의 현상에 대한 여러 반응을 평가한다. 이 문학작품은 고통에 대한 해결책을 직접 제시하지는 않고 단지 고통을 연구의 대상으로만 삼고 있다.
“고통당하는 자와 그의 영혼과의 대화”에서는 고통을 당하는 자가 고통과 실패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자살을 제시한다. 한편 영혼은 자살이 죽은 자로 하여금 내세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만들며 또 유족들을 공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점을 들어 결코 자살은 합당한 장례식에 부합되지 못하다고 반박한다. 아울러 영혼은 장례식이 부유한 사람에게나 가난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시간 낭비라고 주장한다. 자살에 대한 대안으로서 영혼은 고통당하는 자에게 온갖 사회적 기대에 순응하기를 그치고 인생을 즐겨 볼 것을 제안한다. 영혼은 고통당하는 자로 하여금 네 개의 탄식을 유발시키는 두개의 비유로 반박을 종결한다. 고통당하는 자가 답변한 첫 번째 탄식은 영혼의 충고를 일련의 진부한 은유와 동일시한다; 두 번째 탄식에는 모든 것이 사악한 때에 죽음이 삶보다 더 나은 이유들이 제시되어 있다; 세 번째 탄식에서는 죽음이 고통 받는 인간들로 하여금 그들이 겪는 괴로운 삶에서 그들을 해방시켜 줄 수 있는 친구로 묘사되고 있다; 네 번째 탄식에서는 죽은 모든 사람들은 사후의 신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사실이 약속된다. 네 개의 탄식을 이루는 각 연의 첫 행들은 모두 동일한 표현으로 시작된다.
내 영혼아, 내 말을 끝까지 들어 보라-
지금의 내 삶은 도저히 참을 수 없도다.
나의 영혼인 너까지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의 내 삶은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나는 외롭다.
그러므로 내 영혼아 무덤으로 나와 함께 가자!
죽음 속에서 내 친구가 되어주렴.....
네가 만일 삶의 권태를 가져가지 못할진대,
나로부터 죽음이라는 자비를 말리지 말라.
나를 위해 죽음의 문을 열라! 20
이는 너무 무리한 부탁인가?
삶은 단지 과도기일 뿐이다,
나무조차도 쓰러진다.
이 악한 삶을 분해하라
나의 불행에 종지부를 찍어라(욥3:17-19).
나의 인간 친구여, 들어 보라-
너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 왕의 장례식을 원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내 영혼아-
나는 합당한 장례 절차 없이 죽을 수 없다,
준비되지 않은 장례는 죽음이 도둑같이 갑자기 찾아 올 때이다.
그러나 만일 네가 나를 도와준다면,
나는 죽음의 땅 속에서 평화롭게 쉴 수 있다. 40
그러면 나는 나와 함께 너를 무덤으로 데려갈 것이요,
나는 네 자녀처럼 네 무덤을 돌볼 것이다.
나는 네가 태양의 열에 뜨겁지 않도록 그늘이 되어줄 것이고,
나는 떠도는 영혼이 너를 보고 부러워 할 정도로 너를 만들겠다....
그러나, 만일 네가 계속 내 죽음을 반대한다면,
너는 죽음의 땅 속에서 안식처를 찾지 못할 것이다. 50
내 친구 내 영혼아, 나를 신뢰하라,
내 상속자가 나의 마지막 바램을 수행할 것이다.
내 상속자가 장례식 날 나의 무덤 옆에 서서,
내 상속자가 내 몸을 무덤으로 끌어내릴 것이다.
내 인간 친구여, 들어라-
이렇듯 행복한 장례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장례식은 항상 사람들로 하여금 울게 만든다.
너는 단지 집으로부터 네 몸이 운반되어,
척박하고 어두운 언덕배기에 묻힐 뿐이다. 60
그러므로 내 말을 들어라,
내 충고를 따르라!
삶을 즐겨라!
걱정을 그쳐라!
너는 죽음에 관한 비유를 들어 왔다-
옛날에 한 남자가 땅을 경작해, 70
수확물을 거룻배에 싣고,
시장으로 그 배를 끌고 갔다.
해가 질 무렵 심한 폭풍이 일어나,
그 도시에서 이 사람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으나,
자신들의 거쳐였던 집배가 악어 연못에 전복되어,
집에 있던 그 아내와 아이들은 죽어 행방불명되었다.
그 사람은 앉아서 탄식했다;
“장례식 없이 묻혀 저 세상으로 올라갈 수 없는
아내를 위해 어찌 울지 않을 수 있나요?
마땅히 살아야 할 이 세상에서의 삶도 살기 전에 묻힌
자녀를 위해 어찌 울지 않을 수 있나요?” 80
그리고 너는 또한 완고한 사람에 대한 비유도 알고 있다-
옛날에 한 남자가 그 아내에게 정오에 음식을 차릴 것을 명령했으나,
그녀는 거절했다-
“이 음식은 저녁 식사용입니다!”
그는 집 밖으로 뛰쳐나와,
자기 자신과 논쟁하면서 일터로 돌아갔다.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
어찌하여 그는 자기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으며,
어찌하여 그 집에 있는 어느 누구도 그를 설득할 수 없었는가?
내 영혼아, 너는 진정으로 내가 더 살기를 원하느냐?-
나의 인생은 더운 날 떨어진 새보다도, 90
뜨거운 태양 아래에 있는 썩은 물고기보다도,
오리를 가두어 놓는 오리우리의 밑바닥보다도,
어부의 땀보다도
고여 있는 연못보다도,
악어의 입 냄새보다도,
더 악취가 나는데도 말이다.
나의 명성은 충성스러운 여자를 간통죄로 고소하는 어떤 사람보다도,
본처 소생의 아이를 서자로 부르는 어떤 사람보다도,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어떤 사람보다도,
더 실추되었는데도 말이다. 100
너는 보지 못하느냐?
모든 사람은 도둑이요(렘9:4-5),
이웃들 간에는 사랑이 없음을.
너는 보지 못하느냐?
마음에는 탐욕이 가득하고,
사람들은 이웃사람의 것을 탈취함을.
너는 보지 못하느냐?
정의로운 사람들은 사라지고,
도처에 어리석음이 넘쳐남을.
너는 보지 못하느냐
모든 사람은 악을 선택하고
모든 사람은 선을 거절함을(암5:14-15).
너는 보지 못하느냐? 110
범죄는 아무에게도 충격을 주지 못하며,
죄악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비웃게 만드는 것을.
죽음은 오늘 내 앞에 서 있다,
병든 자에게 있어서의 건강처럼,
갇힌 자에게 있어서의 자유처럼.
죽음은 오늘 내 앞에 서 있다,
몰약의 냄새처럼,
바람 부는 날의 차양 집처럼
죽음은 오늘 내 앞에 서 있다,
연꽃의 향기처럼,
술 취한 자의 땅(무아지경)에 앉아 있는 것처럼.
죽음은 오늘 내 앞에 서 있다,
비 갠 뒤의 맑은 하늘처럼,
땅 속에 갖추어져 있는 보물처럼. 140
죽음은 오늘 내 앞에 서 있다,
여행자에게 있어서의 고향처럼,
추방당하는 자에게 있어서의 본향처럼.
확실히, 죽음의 땅으로 가는 자는 누구나,
신과 함께 거할 것이요,
사악한 자들의 죄악을 심판하리라.
확실히, 죽음의 땅으로 가는 자는 누구나,
태양의 배를 탈 것이요,
신전에서 제공하는 선물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죽음의 땅으로 가는 자는 누구나,
지혜로워질 것이요,
창조자 라(Ra)앞에서 말할 기회를 가지리라.
내 인간 친구여-
네 걱정거리를 네가 신께 바칠 제물과 함께 불 위에 던지고, 150
네 삶을 계속 유지시켜라.
나와 함께 여기에 머물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그쳐라.
네가 죽을 때가 되었을 때,
네 몸이 흙으로 돌아갈 때,
그때 나는 너와 함께 여행길에 올라,
영원히 함께 살 것이다!
5. 고통당하는 자와 친구
“고통당하는 자와 친구”는 설형문자를 사용하여 기원전 1000년경 바벨론에서 제작된 인간 고통에 대한 대화로 이루어진 신정론이다. 1900년 이래 고고학자들은 출토된 점토판들로부터 이 작품이 각각 11개의 행을 갖는 27개의 연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발견해 냈다. 이 작품은 답관체(acrostic)시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이행 연구의 첫 문자들은 “나는 신과 왕의 제사장이요 주창자요 종인 삭길-키남-웁빕이다”로 판독된다.
“고통당하는 자와 친구”의 형태는 욥기 유사하다. 이 작품과 욥기는 모두 문답과 논쟁으로 이루어진 대화이다. “고통당하는 자와 친구”의 주제는 전도서와 유사하다. 이 둘 모두는 고통과 악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볼 때 신은 공정치 못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항변한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곧 줄을 수밖에 없는 노년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고아로 남겨졌지만 신은 그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통당하는 자
현명한 자여, 오라 나로 너에게 말하게 하라……… 1
너의 현명한 능력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겠는가? 5
너의 학자같은 지혜가 어디에 있는가?
나의 슬픔을 들어줄 조언자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아무런 의지할 수단이 없고,
절망의 깊은 늪 속에서 ……잃었다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
운명은 나에게서 내 아버지를 앗아갔고,
나를 낳은 어머니는 돌아올 수 없는 땅으로 갔다. 10
나의 부모는 나를 고아로 남겨뒀다.
친구
내 친구여 네 이야기는 슬프도다.
그러나 너는 너무 오랫동안 사악한 것을 생각해 왔다.
너는 상식에 눈이 멀어 왔다.
너는 찡그린 얼굴로 네 얼굴에 상처를 입혀 왔다.
부모는 죽게 되어 있으며,
그들은 강을 건너간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을 선택할 수 있다면
누가 부유하게 살게 되기를 선택하지 않겠느냐? 20
신을 섬기는 자들은 보호를 받고,
여신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번영할 것이다(미6:8).
고통당하는 자
네 생각은 북풍처럼 매끄럽고,
구원을 가져올…….
내 친구여, 너는 훌륭한 충고를 해 주었구나,
그러나 네 충고에 대해 한 마디만 말하게 하라.
신을 무시하는 자들도 번영한다. 70
항상 기도하는 자들은 집이 없으며 빈곤하다(렘12:1;욥21:7-16).
젊었을 때……,
나는 신의 의지를 추구했고,
나는 여신께 기도했으며 금식했다.
그러나 기도와 금식은 지금의 나로 이끌었다.
신은 나에게 부가 아닌 가난을 선언했다.
불구자들과 어리석은 자들이 나를 앞질렀고,
범법자들은 승진되고 나는 해고되었다.
친구
범법자들은 네가 그렇게 갈망하는 지위를 잃게 될 것이며,
그의 …은 이내 사라질 것이다. 235
범법자들은 신 없이 축적한 부를 취할 것이며,
그의 재산은 도둑들의 희생물이 될 것이다(욥18:5-21).
만일 네가 신의 의지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성공에 있어서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
신의 멍에에 굴복하는 자들은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며, 240
음식이 희귀할 때도 먹으리라.
신의 위로를 구하라,
그러면 일 년의 손실이 일순간에 회복될 것이다(욥8:5-7).
고통당하는 자
나는 질서를 위해 세상을 탐구해 왔다,
그러나 모든 것은 엉망이었다(전3:16).
친구
너는 현명하고 지식이 있으나
네 마음은 너무 굳어 있고,
너는 어리석게도 신을 비난하고 있다(욥15:2-4).
신의 마음은 하늘만큼이나 무변관대하며,
신의 길은 인간의 이해력을 초월해 있다(욥11:7).
고통당하는 자
내 친구여, 내 말에 귀 기울이라,
나의 잘 선택된 논증에 ……(욥21:2-3).
사람들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 있는 자를 찬양한다.
그러나 무죄한 힘 없는 자를 박해한다.
친구
신들의 통치자인 엔릴이 인간을 창조할 때,
영광의 신 에아가 진흙으로부터 인간을 집어낼 때,
어머니이자 여왕인 마미가 인간의 모양을 만들 때,
신은 인간에게 뒤틀린 언어를 제공했다.
신은 인간에게 거짓말 할 수 있는 힘을 부여했으며,
다가올 모든 시간을 위해 그릇되게 말할 수 있는……(욥15:5). 280
고통당하는 자
나의 친구여, 그대는 이제까지 친절을 보여 왔으니,
이제 나의 불행을 목도하고,
재난 속에 있는 나를 도우며,
나의 고통을 이해해 다오.
나는 신의 겸비한 종이었으나,
나를 도울 이 하나도 없다. 290
나는 도시의 광장을 가로질러 조용히 걸으며,
울부짖지 않고 속삭인다.
나는 눈을 아래로 향해,
오로지 땅만 바라본다.
나는 예배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나는 종들과도 함께 서 있지 못한다.
나를 져버린 신이여,
이제 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나를 져버린 여신이여,
이제 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선한 목자인 샤마쉬여,
다시 한 번 예전처럼 자기 백성의 목자가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