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실천  신학의  역사적  배경

신학자  쉴라이에르마허가  1850년에  ｢복음적  교회의  원칙에  따른  실천

신학｣(Die  Praktische  Theologie  nach  die  Grundsatzen  der 

Evangelischen  Kirche)1)이란  책을  냄으로  실천신학이  현대신학의  넓

은  토론광장에  나오게  되었다.  이때  그는  신학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

하였는데,  첫째가  철학적  신학으로서  기독교  진리  규명을  위한  변증적

이요  논증적  특성을  띤  이론신학이요,  둘째가  역사신학으로서  성서신

학과  주석,  교회사와  기독교의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과  지식을  포함

하는  분야요,  셋째로  실천신학으로서  이는  실제적이며  교회운영의  타

당한  법칙과  진행방법을  연구하는  응용기술을  기초로  하는  분야를  말

하고  있다.

    여기에서  쉴라이에르마허는  실천신학을  신학연구의  면류관으로  묘사

했고,  그  과제는  “교회를  유지하고  완전하게  하는  방법”2)이라고  정의했

다.  이  교회  중심적인  성격의  학문적인  강조는  실천신학의  발전에  중

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쉴라이에르마허의  교회란  하나님-의식을  공유

하는  사람들의  사귐이라는  말을  기억할  때  더욱  그러하다.  즉  그는  교

회에  관심을  두면서도  그의  방법론은  어디까지나  성도  개개인의  종교

적  경험을  학문의  내용으로  삼은  것이  그의  감정의  신학자로서의  방법

론이었다.3)  그런  방법론  때문에  실천신학을  모든  신학의  윗자리로  올

려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학문적  노력을  통하여  실천신학의  학문적  위

상을  새롭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이론의  실제화,  보편적

인  것의  구체화라는  입장에서  실천신학을  응용  혹은  수단으로  국한시

켰다.4)

    19세기의  여러  교과서들  속에서  이  과목은  교역의  특이한  기능에  관

계된  여러  분야로  세분되었었다.  카이퍼(Abraham  Kuyper)는  다음과 

같이  실천신학의  과목들을  나누었다. 

1.  교육적  과목

1)  설교학(설교의  기술적  이론,  설교사,  설교편집)

2)  교리문답(교리문답의  기술적  이론,  교리문답사,  교리문답)

3)  예배학(예배학의  기술적  이론,  일반적  기술  이론,  특수  기술  이론)

4)  전도  및  선교학(선교의  일반적  이론,  선교의  특수  이론,  선교사)

실천  신학  개론    15

2.  다스림의  과목

1)  목회학

2)  교회법  및  교회행정학

3.  봉사적  과목

1)  구제

2)  교제

3)  봉사

4.  평신도  과목

    즉  설교학,  예배학,  교리문답학,  목회학,  때로는  어로학(halieutics  “사

람낚기”  오늘의  전도학)  및  자선사업이었다.  반  오스테르지(J.  J.  Van 

Oosterzee)의  책은  이러한  접근  방법의  좋은  예증이  된다.5)  이  책은  설

교,  예배인도,  교리문답적  교훈과  ‘일반적’  내지  ‘개인적’  돌봄에  대해서 

수련  교역자들에게  상식적인  내용으로  충고하는  것으로  가득  찼다.6) 

    이처럼  교역의  교회-지향적인  기능과  학문을  전적으로  일치시켜  버

리는  경향이  계속되어  왔었다.  쉴라이에르마허의  표현에  따르면,  교회

는  경건한  이들의  사귐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에  실천신학은  종교적인 

사고의  세계  속에  갇히는  것을  의미했다.  영적인  지탱이  기조가  되었기 

때문에  실천신학은  교회의  완전을  보장해  줄  지침서들을  제공하게  되

었지만,  외부세계에는  이차적인  관심이  되고  말았다.  즉,  실천신학은  목

사교육,  교회운영중심교육,  지도력교육이라는  교회의  틀  안으로  갇혀버

린  것이다.  따라서  실천신학은  하나의  통일된  주체적  학문으로서  인정

을  받지  못하고,  결국  실천을  위한  각각의  기술분야  개발  및  발전으로 

국한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  세계  속에서의  교회의 

위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된다.

    최근에  와서는  교회의  급증,  사회의  다원화  특히  도시화  산업화  경향

으로  말미암아  실천신학이  만나는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이러한  상

황에서  그  범위가  넓어져서  교회와  세계를  동시적으로  생각하는  방향

으로  나아가고  있다.7)

    실천신학이  학문성을  문제삼기  시작한  것은  대개  1960년대  이후부터

이다.  타신학의  종속적인  위치에서  벗어나서  실천신학이  신학의  전  분

16  실천  신학의  역사적  배경

야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지키고  교회와  목회자의  프락시스(실천,  praxis)를 

새로이  찾아내자는  것이다.  즉  문제와  주제를  프락시스에서  이끌어  오

는  학문으로서의  실천신학인  것이다.

    실제로  실천신학을  교회생활에  대한  일상적  표현으로  보는  사람과 

신학의  한  분야로  보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이원

론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  둘을  종합적으로  동시에  보아야  한다.   

이론적  배경이  없어도  문제이지만,  에벨링의  경우처럼,  실천신학은  학

문적  신학의  완성(the  completion  of  scholarly  theology)이요  또한  학

문적  신학의  일부(part  of  scholarly  theology)로  보면서8),  프락시스를 

문제  삼지  않는  신학도  그  기능과  정당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천신학을  다른  말로  하면  프락시스의  신학이다.  실천신학의  학문

성의  문제는  결국  교회의  프락시스를  다루면서도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가  없는  것이다.  즉  교회의  프락시스나  목사직의  프락시스  그  자체

가  실천신학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천신학은  프락시스의  문제를 

해석하고  학문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최근에  신학적  평가  없이  개발된 

프락시스의  방법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

다.  대부분의  자유주의  학자들은  심리학과  사회학  등의  행동과학에서 

나온  프락시스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교회에  접목하고  있다.  로버

트  슐러가  말하는  적극적인  사고방식(positive  thinking)이나  세속심리

학의  무비판적  적용  등은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  한편  복음주

의적인  교회와  목회자들도  어느  성공사례가  효과적이고  성공적이라고 

할  때에  어떤  신학적인  평가  없이  어느  개인이나  교회의  프락시스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한국  교회의  경우  어떤  이는  교회

의  성장을  원한다면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신학

적인  평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실천신학이란  무엇인가?    17

2. 실천신학이란 무엇인가?

    실천신학은  전통적으로  설교학(Preaching),  예배학(Liturgics),  목회학

(Pastoral  Care),  기독교교육(Christian  Education),  선교학,  그리고  평신

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기면서  나타난  평신도학(Theology  of 

Laity),  또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목회학의  한  분야에서  독립하기 

시작한  목회상담학(Pastoral  Counseling)을  포함하는  목회자  교육에  있

어서의  연구의  장이다.9)

    이제  실천신학은  교회중심의  삶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세계의 

생활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개념을  가져야  한다.  기독교인들

은  신앙을  고백하고  교회의  회원이  될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님의 

일을  드러내도록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회의  본질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한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하나님이  세계  속에서  계속해서  활동하시며  평화를  세우시는  일이 

하나님의  목표인  한에  있어서  교회의  과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징조를  인식하고  가리키는  일이다.  교회는  언제나  하나님의 

활동과  임재를  자신의  주변에다  그어놓은  경계선  안에다  가두어  놓

으려  하거나  평화를  그  경계선  안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믿고  싶은 

유혹을  받아  왔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부활  속에는  전  세계가  포함되

어  있다....  하나님이  이  세계  속에서  하고  계신  일을  인식하고  선포

하는  일  이상의  어떤  일을  교회가  할  수  있단  말인가?10)

    교회는  세상과  분리된  거룩한  땅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의  일부요 

삶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거룩한  공동체이다.  세상의  종으

로  함께  어우러지는  봉사의  공동체로서  세상변혁의  누룩이다.  예수  그

리스도가  하나님의  세속화이듯  교회는  복음의  세속화이다.  바로  이것

이  교회의  본질이며  이  땅에서의  존재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실천신학은  교회와  세계의  생활로부터  현대적인  상황들을  선

별하는  일과  동시에  그것들을  성서신학자들과  교회사가들  및  조직신학

자들의  최근의  이론들과  연구  결과들과  병행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

18  실천  신학의  역사적  배경

    이런  의미에서  실천신학의  자원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될  수  있

다.11)

1.  성서의  증언:  성서가  실천신학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

제는  신약시대의  교회는  아직도  유동적이고  유연성이  있어서  교역의 

본질을  탐색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성서

적  증언이  오늘날  우리들이  교회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아무 

관계가  없다고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성서적  증언이  실천신

학의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2.  전통:  내가  서있는  자리의  전통과  오래된  교회의  역사적  전통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다.  특히  예배학  분야에서의  이런  노

력은  가장  성공적인  것이었다.  예를  들면,  교회력(the  Christian  year)

을  재발견한  것이나,  개신교에서  그  동안  소홀히해  온  성만찬의  중

요성에  대한  강조  등이다.

3.  조직신학적  통찰:  성서적  내지  역사적  증언에  대해서  생각할  때  어

떻게  이  증언이  적합한  것으로  재현될  수  있으며  현대인들에게  이해

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  생긴다.  이것을  이성적으로  잘  정리할  수 

있는  신학적  능력이  필요하다.

4.  세속적  학문(사회과학,  문화일반):  지나간  세기  동안에  이루어진  사

회과학이나  행동과학의  발전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러면서도  전문

가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이  발전을  올바르게  활용하

는  일도  마찬가지로  쉽지는  않다.  그러므로  방법론에서  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에  특히  미국에서는  실천신학이  사회과학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윤리학은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목회학(특히  목회상담학)은  정신요법  심리학,  인격이론,  발달  심리학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예배학과  설교학에  있어서도  이와 

유사한  실례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여러  학문들과의  교류는  실천신

학을  풍요롭게  만들었으나,  또  한편  어떤  경우에는  실천신학의  특정한 

분야에서  사회과학과의  관계가  너무  밀착된  나머지,  그  분야를  그  사회

실천신학이란  무엇인가?    19

과학과  거의  동일시하게  되는  때도  있었다.  예를  들면  목회상담학과 

심리학의  동일시가  그것이다.12)

    특히  현대  심리학은  20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의  문화에  큰  영향을  주

었는데,13)  이는  실천신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심리학은  실천신학

이  현대인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여기까지는  일반적으로  무리  없이  많은  목회자들도  받아들인

다),  더  나아가  인간들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때로  실천적  응용에서  도움을  주는  것

으로만  끝나지  않고,  신학의  명제들과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

므로  이러한  사회과학(특히  심리학)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데,  이것은  방법론에서  깊이  있게  다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