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상담학 배경과 발전과정.hwp
닫기목회상담학의 배경과 발전과정
1) 역사적 배경
1920년대 이전에 미국의 신학교와 교회는 그들이 경험에서 얻은 직관적인 인간이해를 가지고, 성서적 지식과 상식을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상담을 해왔다. 그러던 중 미국의 회중교회 목사였던 안톤 보이슨(Anton T. Boisen)목사가 1920년부터 1924년 사이에 세 번에 걸쳐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이런 그의 경험에서 그는 기존의 신학교 교육방법이 ‘위기에 처해있는 사람’에게 효율적인 목회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목회 교육 방법으로 ‘임상목회교육’(Clinical Pastoral Education)방법을 제창하였다. 이로써 현대 목회상담학의 모태적 바탕이 형성이 된 것이다. 보이슨은 이 CPE를 제창함으로써 북미 대륙의 신학교육 방법에 큰 변혁을 일으켰으며, 그 파급 효과는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CPE는 지금까지 교과서 중심의 학문연구 방법에서 탈피하여 목회임상실습을 절대적인 것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보이슨에 따르면, 전통적인 교육방법으로서 ‘죽은 문헌’인 교과서나 서적을 통한 학술적 방법으로는 그 효과가 없다고 한다. 대신 그는 ‘살아있는 인간 문헌’(living human documents)을 통한 산지식의 임상교육을 주장했다. 이는 위기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현장에서 부딪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실습을 강조한 것이다. 이 현장실습을 통해서 목회자나 신학생들은 병원 환자들을 직접 심방 하는 ‘목회적 돌봄’을 주로 실습하게 된다. 이제는 CPE가 종래 일반병원에서만 실시하던 것을 넘어서서 정신병동이나 형무소, 소년원 등의 특수 교육현장 뿐만 아니라 교회 건물 내에서도 임상목회 교육의 실습장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CPE와는 다르게, 미국에서는 미국목회상담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Pastoral Counselor)의 그룹이 있다. 먼저, CPE운동을 모체로 발전해 나가는 CPE그룹은 일반 목회자를 위한 목회활동 과정을 교육하고 있고, 또 하나의 교육과정으로는 특수목회 기관(병원이나 형무소 등)에서 특수목회를 할 수 있는 기관 원목 훈련과정과, CPE감독자 양성과정을 가지고 있다. 한편, CPE운동에서 분리하여 현대 목회상담학을 주도하고 있는 AAPC운동은 일반 목회자들을 위한 목회상담 훈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목회 심리치료 전문가(Pastoral Psychotherapist)의 훈련과 교육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AAPC는 1963년에 창설되어 현대 목회상담학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인 하워드 클라인벨 교수가 초대회장이 되었고, 이 AAPC의 출현을 통해서 미국의 개신교와 신학교는 새로운 변혁을 맞았고, 그 결과 목회상담이 기독교 내의 또 다른 특수목회의 자리로서 독립적 학문 분야로 발전하게 되었다.
2) 목회상담 교육방법과 이론의 변화과정
(1) 목회상담 교육방법
미국의 신학교들의 목회상담 교육방법론을 네 가지로 구분해서 살펴보겠다.
① AAPC 운동을 통해서 전문적인 목회상담자를 양성하는 상담 교육계통의 신학교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클라인벨 박사가 30여 년 간 봉직해 온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클레어몬트(Claremont) 신학교와 여러 신학교들이다. 이 신학교 외에 미국에는 AAPC가 공인한 수백 개의 전문 목회 상담소와 훈련원이 있어 전문 목회상담자를 훈련하고 양성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AAPC 안에서 목회자만이 자격증을 취득하여 목회상담을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반발이 있어서, 이제는 평신도도 목회석사 과정(M.Div)을 이수하면 목회 상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였으며, 나아가 상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하였다.
②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하고 있는 풀러신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상담교육방법이다. 이들 신학교에서는 전문적인 크리스천 상담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심리대학원을 설치하고, 일반 심리학 과정 3년, 신학교육과정 1년을 동시에 이수케하는 심리학 박사과정(Ph.D.)을 교육한다. 추가된 1년의 신학 교육과정은 일반 심리학을 기독교적 심리와 상담으로 소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이 박사과정을 마친 다음에 다시 주정부의 심리학자 면허증을 취득하면 비로소 개인 자격으로 상담 영업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핵심적으로 말하면, 크리스천 상담자나 심리학자를 양성하는 것이 일반 심리학자를 양성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하겠다. 이러한 상담 교육 방법론은 나름대로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 보다도 여러 신학적인 문제점을 던져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신학 교육계통에서는 크리스천 심리학자 또는 크리스천 상담자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이들 스스로가 목회상담자들과 자신들을 구별하는 경향을 보인다.
③ ‘성서적 상담’(Biblical Counseling)방법을 주창하는 신학교들이다. 이 계통의 가장 대표적인 학자는 아담스(J. Adams) 교수이다. 그는 1969년에 처음으로 Neuthetic 또는 Confrontation 상담 방법론을 주장했다. 인간의 모든 문제는 죄에서 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상담 과정에서 교인이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도록 도와주는 상담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소위 성서적 상담 방법은 그 이름이 암시하는 대로 일반 심리이론이나 임상 교육의 도입을 거부한다. 엄격히 말하면, 이 성서적 방법론은 기독교가 과거에 역사적으로 사용해 온 전통적 목회상담 방법과 별 차이가 없는 이론이다. 이 전통적 목회상담 방법은 목회상담이나 크리스천 상담 또는 성서적 상담 등으로 혼용하여 불리고 있으나, 그 방법론에서 성서적 원리와 지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가장 기초적인 근본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계통에서는 교회내의 상담자만을 중점으로 교육하고 있을 뿐이다.
④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은 현대 목회상담학의 선구자 힐트너(S. Hiltner)가 주도하는 목회신학 계통이다. 그는 CPE와는 그 맥락을 같이 하면서도 AAPC와는 엄연히 그 흐름과 강조점이 다른데, 그들은 교회의 목회적 돌봄을 주안점으로 교육한다. 이 계통은 목회 심리치료 전문가의 훈련과 양성을 배격하고 오직 목회신학자를 양성하고 훈련하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모든 목회적 돌봄의 활동은 반드시 신학적 근거와 비판을 동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목회신학 계통으로 대표적인 학자는 힐트너와, 현재 시카고 대학 신학부에 있는 돈 브라우닝(Don Browning) 교수, 드류 대학에 있는 토마스 오든(T. Oden), 프린스톤의 도날드 캡스(Donald Capps) 등이 있다.
(2) 목회상담학 이론의 변화과정
편의상 네 시기로 구분하여 목회상담학이 어떻게 이론적으로 변화하여 왔는가를 보겠다.
① 1920년대부터 제 2차 세계대전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주로 목회상담과 목회적 돌봄을 구별하지 않고 교회내 목회활동에 그 초점을 두었다. 개념적으로 목회상담은 목회적 돌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때는 교육현장으로서 주로 일반 병원을 목회실습장으로 이용하였다. 이때에는 물론 CPE가 훈련의 주축을 이루었고, 그 훈련과정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psycho-analysis)에 의한 병리심리(psychopathology)의 이론과 개인의 내적 심리 역동(Intrapsychic)에 관한 이론에 의해 깊은 영향을 받았다.
② 1946년부터 1962년까지를 생각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미국의 현대 목회상담학이 잉태해서 태동하기 직전의 시기이다. 이 시기는 현대 목회상담학계의 이론들이 칼 로저스(Carl Rogers)의 비지시적 접근(Client-Centered) 이론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을 때이다. 또한 미국의 신학교들이 목회상담학과를 개설하여 전임 목회상담학 교수들을 채용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그리고 목회상담학의 학술적 이론 정립을 위해서 CPE 운동의 병원 실습장 영역을 확대해 신학교의 교육장으로까지 옮김으로써 현대 목회상담학의 학문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③ 1963에서 1970년대까지로, 이 시기에 AAPC가 출범하면서 일반 목회상담자들뿐만 아니라 목회 심리치료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훈련하기 위해서 제도적으로 그 체계를 정립하기 시작했다. 이제 전문적 목회상담자를 훈련하고 양성하기 위해서 기존 신학교들의 교단과정에만 의존하던 양태를 벗어나, 가시적 교회 밖의 영역에 설치된 각종 목회 상담소와 훈련원을 과감히 활용하고 활성화시킨 것이 바로 이 시기이다. 또한 로저스의 비지시적 상담 방법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시에 죤슨과 클라인벨이 등장, 비지시적 방법론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목회상담학계에 더욱 다양한 상담이론이 전개되고 수용되었다.
바로 이 시기에 아담스 교수가 비지시적 이론에 반기를 들고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 처음으로 목회상담학 강좌를 개설하고서 성서적 상담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풀러 신학교 계통에서도 크리스천 상담을 주창하기 위하여 신학교 안에 심리학과(대학원)를 개설한 때도 이 시기의 전후이다.
④ 70년대 이후의 시기로, 이 때의 목회상담학의 관심사는 집단상담과 결혼 및 가정 문제 상담으로 그 강조점이 옮겨졌다. 이때에 부부상담과 가족상담 분야가 크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대인관계와 가족관계 상담문제 뿐만 아니라 가족과 결혼생활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각종 예방 프로그램인 결혼과 가정생활 교육 프로그램 등도 개발되면서 목회활동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그리고 80년대 이후에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요법에 근거한 대상관계 심리(object-relation theory)와 자아 심리학(self-psychology) 이론의 도입이 실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근래에 그 영향력을 강하게 발휘하고 있는 인지요법(cognitive therapy)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심리학의 지나친 영향으로 상담에서 신학의 뿌리를 상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동으로 토마스 오든 같은 학자는 상담을 위한 좋은 이론들이 교회의 전통에도 풍부하다고 하며 전통의 회복을 주장한다. 이 오든의 주장은 제 1장의 방법론에서 언급이 되었으므로 여기에서는 오늘날 목회신학자들이 얼마나 과거의 전통보다 현대심리학에 빠져있는 가를 보여주는 그의 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표1. 대표적인 19세기의 목회신학자들: 고전적 목회전통에 대한 언급 회수
shedd (1879) |
Fairbairn (1875) |
Hoppin (1884) |
Bridges (1829) |
Koestlin (1895) |
Gladden (1891) |
Kidder (1871) |
total (합계) |
|
Cyprian |
1 |
1 |
6 |
2 |
|
1 |
11 |
|
Tertullian |
2 |
1 |
2 |
1 |
1 |
7 |
||
Chrysostom |
1 |
2 |
6 |
13 |
6 |
3 |
2 |
33 |
Augustine |
9 |
1 |
1 |
37 |
2 |
2 |
1 |
53 |
Gregory |
|
1 |
6 |
2 |
1 |
|
10 |
|
Luther |
6 |
1 |
4 |
22 |
11 |
5 |
1 |
50 |
Calvin |
8 |
1 |
1 |
25 |
3 |
2 |
1 |
41 |
Baxter |
8 |
7 |
2 |
37 |
3 |
3 |
1 |
61 |
Herbert |
1 |
1 |
4 |
19 |
1 |
4 |
1 |
31 |
Taylor |
2 |
1 |
3 |
7 |
2 |
2 |
|
17 |
Total(합계) |
37 |
16 |
25 |
173 |
33 |
22 |
8 |
314 |
표2. 대표적인 20세기의 목회신학자들: 목회적 돌봄의 고전적 자료에 대한 언급 횟수
Hiltner |
Clinebell |
Oates |
Wise |
Tournier |
Stollberg |
Nuttin |
Total |
|
Cyprian |
0 |
0 |
0 |
0 |
0 |
0 |
0 |
0 |
Tertullian |
0 |
0 |
0 |
0 |
0 |
0 |
0 |
0 |
Chrysostom |
0 |
0 |
0 |
0 |
0 |
0 |
0 |
0 |
Augustine |
0 |
0 |
0 |
0 |
0 |
0 |
0 |
0 |
Gregory |
0 |
0 |
0 |
0 |
0 |
0 |
0 |
0 |
Luther |
0 |
0 |
0 |
0 |
0 |
0 |
0 |
0 |
Calvin |
0 |
0 |
0 |
0 |
0 |
0 |
0 |
0 |
Herbert |
0 |
0 |
0 |
0 |
0 |
0 |
0 |
0 |
Baxter |
0 |
0 |
0 |
0 |
0 |
0 |
0 |
0 |
Taylor |
0 |
0 |
0 |
0 |
0 |
0 |
0 |
0 |
Total(합계) |
0 |
0 |
0 |
0 |
0 |
0 |
0 |
0 |
표3. 대표적인 20세기의 목회신학자들: 현대 심리학자들에 대한 언급 횟수
Hiltner |
Clinebell |
Oates |
Wise |
Tournier |
Stollberg |
Nuttin |
Total |
|
Freud |
8 |
8 |
9 |
1 |
9 |
5 |
69 |
109 |
Jung |
10 |
6 |
1 |
0 |
13 |
3 |
12 |
45 |
Rogers |
19 |
18 |
4 |
6 |
0 |
26 |
28 |
101 |
Fromm |
8 |
6 |
0 |
9 |
0 |
1 |
3 |
27 |
Sullivan |
5 |
4 |
5 |
5 |
0 |
1 |
2 |
22 |
Berne |
0 |
19 |
6 |
0 |
0 |
1 |
0 |
26 |
Total(합계) |
50 |
61 |
25 |
21 |
22 |
37 |
114 |
330 |
이 표들을 통하여 오든은 오늘날의 목회신학(또는 목회상담학)이 얼마나 과거의 전통으로부터 떠났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전통 안에 있는 목회적 돌봄의 풍부한 유산들을 재발견함으로써 이러한 흐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오든의 주장이다. 이것은 그의 책 Care of Souls in the Classic Tradition(1984)에 잘 나타나며, 그의 목회적 돌봄 시리즈로 나오는 모든 책들이 이러한 영향을 받아 고전에 대한 풍성한 자료를 보여준다.
이런 한편, 클라인벨은 심리학을 이용하되, 기독교의 영성과 윤리적인 면을 결코 잃으면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이제는 목회상담이 한 개인을 넘어서서 사회구조, 생태학적 관심에까지 이르러야만 전인적인 회복을 위한 목회상담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최근 저서들인 Wellbeing(1992) 이나 Basic Types of Pastoral Care and Counseling(1984)에 잘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