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향하여 14학번 장x진.hwp
건축 Ⅰ.로마의 교훈
세계를 정복하고 다스리는 것에 관심을 두었던 로마는 정복지에 어떠한 건축물을 정비해야 했지만 건축적 견지에서 아무것도 보여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로마인들은 건설방법을 창안해내 ‘로마적인’일을 해내었다. 르꼬르뷔지에는 미켈란젤로 이후 로마는 잠에 빠져버렸다고 말한다. 그 당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면 르네상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새로운 창조물임을 느낄 수 있다. 그에 맞게 성 베드로 성당을 설계하면서 그리스 십자식 플랜을 채용하여 네 구석의 작은 원개를 없애고 건물 전체의 조형성과 역동적인 공간을 대 원개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통일한다는 탁월한 구성을 해내고 우리에게 원형건물, 철각보루형으로 쌓은 건축물, 교차하는 벽, 돔을 지지하는 드럼, 다주식 현관, 조화로운 관계를 내포하고 있는 거대한 기하학뿐만 아니라 단면과 창문, 벽감들에게서 리듬감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미켈란젤로가 교황들로부터 해고당하고 자코모 델라 볼타, 도메니코 폰타나의 손으로 넘어가 1590년에 완성이 되었지만 전면 연장과 정면 가득히 펼친 칸막이와 같은 파치아타의 증축으로 인해 그 효과가 크게 손상되었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로마의 장식, 형태등에 연연하여 로마 적이지도 새로운 시대에도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을 띄게 되었다. 르꼬르뷔지에는 이것을 크게 비판하고 안타까워하였다. 미켈란젤로 이후 근대 4세기 동안 로마가 발전이 없고 파리로 돌아가서 우리의 판단 능력을 회복하자고 말한다. 이 목차에서 다루어지는 로마의 교훈들을 통해 건축가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정신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건축은 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건축이 아닌 새로운 건축만이 더 나아간 미래를 창조해 낸다. 벽돌과 나무, 콘크리트와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단지 건물을 지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건설이라 말하고 사람을 감동시키고 유익한 일을 해준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건축이라 말한다. 매번 의미없는 공간, 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건축으로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없다. 새로운 의미, 아름다운 모습, 사람들을 위하는 의도를 보일 때 비로소 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그저 마감에 쫓겨 뻔한 이야기만 담아내고 의미없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감동도 재미도 없는 설계를 했던 것 같다. 무엇을 위해 설계를 하였나 싶었다. 한번 이 책을 읽었을 때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반복 끝에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건축이 하고 싶어졌다. 사람들이 내가 설계한 건물을 보았을 때 아무 의미 없는 빈껍데기가 아니라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고 나의 의도를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도를 파악하게 하여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건축이 하고 싶어졌다. 내가 직접 느끼지 않고 배우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배우는 중이고 더 나아갈 앞날이 있다.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처럼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건축이 아닌 새로운 건축을 통해 발전하고 나아가고 싶다.
르꼬르뷔지에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하였다. 그의 생각을 비인간화의 측면이 아닌 인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것은 인간을 위하고 인간을 생각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이해하고 나서 생각을 했을 때 꼬르뷔제가 진정 인간을 위한 건축을 했다고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건축 Ⅱ. 평면의 허상
평면은 내부에서 외부로 전개된다. 마치 비눗방울과 같다.
이 방울 안에 입김이 골고루 들어가 내부의 압력이 잘 조절되면 완벽하고 조화로운 모양을 띤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이 목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였다. 내부와 외부의 관련성을 비눗방울로 설명한 것은 적절한 비유였다. 르꼬르뷔지에는 책에서 ‘인간은 지상에서 170cm 떨어져 있는 자신의 눈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목표와 건축의 요소들을 고려하는 의도만을 다룬다. 만약 건축의 언어로 야기되지 않는 의도가 행해진다면 평면의 허상에 이르게 되고 개념상의 각오나 자만에 빠짐으로써 평면의 규율을 어기게 된다.’ 라고 이야기 한다. 이것은 평면은 건축의 언어로 이루어지고 해석되어야지만 진정 평면이라는 개념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평면을 계획한다는 것은 아이디어를 명확하고 집중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를 알기 쉽고 실행 가능하도록 정리 정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면을 계획함으로써 내부가 완성되고 그 내부에서 외부로 전개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건축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평면을 계획하기 위해선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그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하는 것은 밥 먹으면 배부르듯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이 목차에서 르꼬르뷔지에는 ‘외부는 내부의 결과다, 건축의 요소들은 빛과 그림자, 벽과 공간이다‘ 라는 것을 내부에서 외부로 전개되는 평면, 내부의 건축요소들, 배치, 외부는 늘 하나의 내부다라고 크게 나누어 건물의 예를 들어주며 설명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인 푸른 희교 사원의 경우 보통 사람 키 높이의 작은 출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미 자신의 키만한 출입구를 통해 크기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사원 내부 공간의 규모를 감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스케일의 변화를 통해 사원의 크기와 공간의 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좁게 이어진 공간을 걷다가 큰 공간을 접하게 되면 보통의 공간도 더 크게 느껴지는 그런 스케일의 효과를 준 것 이다. 또한 빛의 양을 조절하여 밝은 빛에서 어두움까지 빛의 볼륨을 통해 리듬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점으로 르꼬르뷔지에는 추진력 있는 의도, 아이디어의 집합체라고 말하며 외부는 내부의 결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해준다.
르꼬르뷔지에의 건축의 5원칙 중 하나가 자유로운 평면이다. 당시 벽은 지하에서부터 시작해 지붕까지 이어지는 구조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였지만 철근콘크리트의 발달로 자유로운 평면이 가능해졌다. 이 개념은 건물의 하중을 내력벽이 아닌 기둥이 감당함으로써 단절성, 폐쇄성의 성격을 띠던 벽이 실내의 공간 구획을 사용자에게 맡긴다는 사고방식에서 출발하여 연속성, 개방성, 가변성을 가지는 칸막이로 바뀌게 함으로써 근대적 공간성을 가능하게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건축면적이 많이 절약될 수 있었고 불필요한 벽을 만들지 않아도 되어 금전적 절약도 가능하였다. 이러한 자유로운 평면은 정말 대단한 생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고정되어 있는 벽을 움직이는 벽으로 만든다는 생각은 그 시대 사람에게서는 쉽게 나올 아이디어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건축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평면의 중요성을 얕게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깊게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항상 평면을 계획 할 때에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생각 해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 남은 나의 프로젝트들을 설계 하는데에 있어서 평면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짜야 좋을지 그 방향을 제시 해준 것 같다.
건축 Ⅲ. 정신의 순수한 창조물
이 목차에서 르꼬르뷔지에는 건축은 실용적, 구조적인 것과 동시에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건축은 자체의 실용적 목적, 내실, 화장실, 라디에이터, 철근콘크리트, 반원천장 등의 수준으로 그 위상이 격하되었다. 이것은 건설이고 시적 감동이 있을 때 비로소 건축이 되는 것이라 말하였다.
여기서 감동은 우리가 조화롭다고 느끼는 비례를 나타낼 때 우리의 깊은 내면에서 우리의 감각을 넘어서 진동하기 시작하는 공명을 일으키기 때문에 감동받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공명판은 조화에 대한 우리의 기준이며 그 위에 자연 또는 우주와의 완벽한 조화 속에서 인간이 조직한 축이어야 한다면 물리학 법칙은 이 축의 당연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르꼬르뷔지에는 파르테논을 보고 축이 감동을 주어 심금을 울렸기 때문에 발길이 멈춰졌다고 표현하고 있다. 어떠한 상징도 붙어있지 않지만 거칢, 강렬함, 극도의 부드러움, 섬세함과 위대한 힘의 조합을 보고 감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며 그것들을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엔지니어 대신 위대한 조각가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건축은 예술이다. 예술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창조의 최고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정신의 순수한 창조물이다. 때문에 건축가는 조형예술가라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보통 윤곽을 통해 우리는 조형 예술가를 인정하게 된다. 사람의 얼굴에도 밝고 어두움을 줌으로써 윤곽을 띠게 하는 것처럼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건축물에도 윤곽을 만들어 준다. 책에서 윤곽은 ‘건축가의 시금석이다. 건축은 빛 아래에 볼륨들을 숙련되고 정확하고 장엄하게 모으는 작업이기 때문에 윤곽은 조형 예술가를 필요로 한다’ 고 말하고 있다. 건축물에 윤곽을 준다는 말은 처음 접해보는 말이었다. 단지 건축물에서 들어가고 나온 부분을 통해 밝고 어두움이 결정되며 그것을 통해 볼륨감을 느낀다고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짧은 생각이었다고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순수한 창조물의 극치가 바로 윤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글만 읽었을 때는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파르테논의 사진들을 보고 바로 이해 할 수 있었다. 윤곽은 견고하고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과 동시에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앞서 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단순히 돌, 나무등과 같은 재료들로 만들어져 지탱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면 그것은 건설이다. 건축물로써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축가는 사람들을 위한 건축물을 설계해야한다. 사람의 눈, 코, 입, 이마 등의 배치가 적절하고 입체감이 정밀할 때 얼굴의 배치가 조화롭다고 느끼는 비례를 나타낼 때 우리는 공명이 일어나 잘생겼다고 말하듯이 건물이 세워지고 그 안에서 건축적 비례가 적절하고 평면에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내부 외부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며 빛과 그림자를 통해 윤곽을 만들어 냈을 때 비로소 그 완성된 건축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르꼬르뷔지에는 건축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창조의 최고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정신의 순수한 창조물이다. 인간은 자신이 창조하고 있다고 느낄 때 커다란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르꼬르뷔지에가 얼마나 훌륭한 건축가였는지 알 수 있었고 그의 의도와 사상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직 더 많은 배움의 길을 걷고 많은 노력을 해야하겠지만 건축에 대해 깊이 모르고 아무 뜻 없던 나에게 조금이나마 의미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