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건축 16학번 박용규.hwp
저자인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등을 통해 사랑ㆍ행복ㆍ불안 등 현대인의 관심사를 주제로 책을 써왔다 한다. 보통이 출간한 책들은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다.'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인정되고 있는 스위스 출신의 영국 작가로 행복의 건축도 한 에세이 행복을 위한 건축, 어떤 스타일로 지을 것인가? 말하는 건축 집,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 건물의 미덕, 들의 미래 총 6개의 목차로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해를 돕게 해주는 다양한 예시로 읽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목차를 통해 일별하자면 행복을 위한 건축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금욕과 상반되는 세속적 취향의 총체로서의 집의 의미와 구체적인 실제적인 스타일의 문제, 그리고 건축이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긍정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여기에 예술로서의 건축의 특징으라고 할 수 있는 시간성과 공간적 성격을 모아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라고 이름을 붙이며, 이러한 접근이나 사고가 건물의 미덕이라고 주장하며, 종국에는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함으로써 인위적인 인간의 시도에 약간 제동을 건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건축은 은유다 환기하나 강요하지 않는다. 규제와 규범 그리고 자유와 방종으로 이어지는 혼란이 반복되자 그리고 행복도 그러하다 건축을 통해 항복과 아름다움을 얘기하는 것이 책의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책은 대중적인 취향에 정직하게 답하는 대중지향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박학하고 똑똑한 알랭 드 보통이 소프트한 터치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집과 예술, 삶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알랭 드 보통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에 만은 부분 동의하고 있으므로 굳이 반박하고 시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의 책들을 통해서 느꼈던 지나친 인용과 반복이 이제 살짝 거슬린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클리셰에 눈을 흘기면서도 대로는 상당히 유용하게 다가오는 부드러운 터치, 한편으로는 지적 욕구를 살짝 감싸 안으면서도 동시에 로맨틱한 바로 그 지점이 알랭 드 보통의 매력이라고 알려져 있다. 저자 역시 건축가가 아니다. 거장으로 칭송받는 르 코르뷔지에의 현실감 없던 이상적 건축물에 대한 비판과 예시. 너무나 모던하게 설계하여 주인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외려 비가 새는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빌라 사부와" 이야기, 노동자들을 위해 극도의 단순함과 심플함으로 프뤼게 공장 주택 단지를 설계하였지만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똑같은 삭막한 환경에서 일했기에 이 주택단지에 그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일화, 그리고 이상으로만 가득 찼던 파리를 위한 "부아쟁" 계획 같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저야 거장의 좋은 면만 바라보다가 이런 일화를 접하니 재미도 있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자가 르 코르뷔지에의 안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알랭 드 보통 다른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것이 확실히 허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만큼 지식과 상념을 맛깔나게 섞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이지 부러운 재능 입니다.
알랭 드 보통은 공간이란 주제에 매달렸다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
이든 사람도 달라진다”는 관념을 토대로 행복의 건축을 시작했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는 관념을 받아들인다면, 알랭 드 보통이 건축이라는 낯설고 까다로운 주제를 들고 나타난 이유를 쉽게 수긍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다루기 까다로운 주제이다. 아름다운 건축에 한끼나 백신과 같이 내세울 만한 실리적 장점이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건물이 우리에게 들려두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가는 것은, 추상적인 사물의 의미를 짚어내는 일과 관련되기에 의미가 있다. 알랭 드 보통은 그 자신의 해박한 미술사적 지식과 직관력을 바탕으로 추상 조각과 사물이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해석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의 시선이 열리기만 하면다면, 주변의 가구와 집에서 구체적 의미를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영감을 얻고 나면 샐러드 사발은 샐러드 사발에 불과하다는 이전의 산문적 믿음이 초라해 보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샐러드 사발에도 희미하게나마 완전성, 여성성, 무한성 등 의미 있는 연상들이 머문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둥, 아파트 건물 같은 실용적인 물체를 볼 때도 우리 삶의 중요한 주제에 관한 추상적인 표현을 찾게 될 것이다. 이야기하는 건물이라는 개념 덕분에 우리는 단지 우리가 좋아하는 겉모습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에서 벗어나, 우리가 지키며 살고 싶은 가치의 문제를 건축적 나제의 핵심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다. 무표정의 차가운 건물에서 감정과 이야기를 읽어내는 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알랭 드 보통은 어떤 건물이 어떻게 아름답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지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우리가 감탄하는 건물은 결국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가 귀종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상찬한다. 즉, 이런 건물은 재료를 통해서든, 형태를 통해서든, 우정, 친절, 섬세, 힘, 지성 등과 같은 누구나 인정하는 긍정적 특징들과 관련을 맺는다. 결국 건축이나 디자인 작품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번영에 핵심적 가치를 표현한다는 사실, 우리 개인의 이상이 물질적 매체로 변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거리를 두는 자세는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이 부재하는 곳에 우리 자신을 완전히 열었을 때 마주하게 될 슬픔을 빗겨가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p14)/ 진정으로 아음다운 작품이란 우리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투사를 견딜만한 내적 자산을 갖춘 것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p102) 집을 사랑한가는 것은 또 우리의 정체성이 스스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물리적인 집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의미의 집도 필요하다. 우리의 약한 면을 보상하기 위해서다. 우리에게는 마음을 받쳐줄 피난처가 필요하다. 세상의 아주 많은 것이 우리의 신의와 대립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의 바람직한 모습을 바라보게 해주고, 중요하면서도 쉬이 사라지는 측면들이 살아 있도록 유지해줄 방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용구들이 인상 깊다고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타일이 각기 다른 두 개의 집을 비교해 놓으면서 주석으로 달아둔 “건물이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기를 바라는가?(p107)였다. 유명한 보통의 책이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전업에세이스트인 보통이 건축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흥미로워 골랐다. 아직 보통의 문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보통이 쓴 책 가운데 두 번 읽어봐도 문장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대단히 추상적인 어휘로 어지러웠던 1장 때문에 겁을 먹었는데, 다행히 2장부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비전공자가 이야기하는 건축의 개론서..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고 감각적이다. 무엇보다 이해를 돕는 도판이 풍부한 점이 좋았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도 저는 제목이 의미하는 "행복의 건축"이 무엇인지는 솔직히 책을 읽고 나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아름다움과 본인의 철학과 주변과의 어울림과 다양한 상징이 제대 로 사용된 그러한 집에서 산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상자같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꿈같은 일이기 때문에 조금 화도 나고요. 앞으로 나이 들어 은퇴할 때가 되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검소하고 소박한, 하지만 저의 꿈이 담긴 전원주택을 하나 짓고 싶은 건 건축학도라면 하나의 꿈인데 그때쯤은 이 책이 제대로 참고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