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학적 시선 13학번 강x호.hwp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1302053 강성호
이 책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가 쓴 책으로 도시를 보는 15가지 인문학적 시각을 담았다. 도시에 담겨 있는 정치, 경제, 문화, 역사, 과학을 읽어 내며, 도시와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공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강북의 도로는 왜 구불구불한가' 등 각 장의 제목부터 흥미롭고 다소 도발적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계획에 대하여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뉴욕 하이라인 공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명쾌하다. 하이라인의 경우 고가 철도와 주변 건물이 붙어 있어서 공원화 이후 주변 건물 재생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컸다면서 서울역 고가도로는 이런 시너지는 기대하기 어렵고 지역 간을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도로가 주기능이 될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닮는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될 것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이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도시는 단순히 건축물이나 공간들을 모아 놓은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도시는 인간의 삶이 반영되고, 인간이 추구하는 것과 욕망이 드러난다. 이 책은 자신들이 만든 도시에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또 인간과 공간이 어떻게 조응하는지에 대해 15가지 사례를 들어 서술한다. 40대 건축가인 작가, 건축가 중 꽤나 젊은 축에 속하는, 건축은 단순히 건축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예술, 과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이 종합된 학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생각이 책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있다. 단순히 도시, 건축물에 국한되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지리적, 기후적 특색이 반영된 건축물,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적 DNA를 보여주는 결과물로써의 건축물에 대해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와 유럽의 도시 구성은 다를 수밖에 없는지, 강남과 강북의 도르와 도시 구성은 다르게 되어있는지 등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 배경에 있는 정치, 경제, 사회, 기술, 예술, 문화인학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비전공자인 내가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인문학적인 시각에서 건축 및 도시에 접근했기 때문이었고 우리 주변에 친근한 사례를 들어 서술했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망므은 어떻게 움직이면서 공간과 조응하는가. 건축은 생동하는 삶을 무엇으로 담아낼 수 있는가. 등 심오한 주제들에 대해 간결한 필체로 답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의 매력적인 리듬에 빠져들었다가 나오니 삶의 터전에 대해 다시 보인다.
자하 하디스가 디자인한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 대한 의견도 흥미롭다. 실제로 내부 공간적으로 어떠한 체험을 하게 될지는 생각하지 안고 외부에서 보이는 곡선의 형태에만 집착한 건축 디자인으로 좋은 건축은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하며 건축은 인간이 안에 들어가서 사용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위상기하학적으로 보아도 팬케이크 건물이며 햇볕 안들고 통풍 안되는 상가 건물로 혹평한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서울의 네온사인에 광고판은 싫어하면서 해외의 간판에는 열광하는 것일까? 답은 간판 경관에 대한 판단은 경험하는 사람이 그 간판을 정보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장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건축에서 동조이론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예를 소개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하이테크 건축가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런던의 밀레니엄 다리가 그것이다. 이 보행자 전용 다리가 개관했을 때 수천 명이 다리를 건너자 다리가 흔들거리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자동차는 하중이 아래로만 향하는데 사람은 걸으면서 왼발을 내딜 때에는 왼쪽을 밀고 오른발을 내디딜 때에는 오른쪽으로 미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걸을 때 횡으로 미는 힘이 발생하게 되면 다리에 미세하게 진동이 발생하는 이것을 주변 사람들이 느끼고 옆 사람 걸음걸이의 리듬에 맞게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는 동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횡으로 자동차의 충격 흡수 장치를 달아서 해결했다는 것으로 건축은 몸과 심리가 함께 작동하는 장치이자 현상이라는 견해는 매우 독창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유럽의 성공적인 광장은 랜드마크가 있거나 광장 주변에 가게들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장소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모일 목적지가 될 만한 가게나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고, 사람이 정주할 식당이나 카페가 필요한 것이다라는 생각에는 다소 회의적이다
머릿말에 '건축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전달 매체가 있는데 그것은 비어있는 보이드 공간이다. 공간은 우주가 빅뱅으로 시작되었을때 부터 시간과 함께 있었던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라고 했는데 비어있는 보이드 공간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같은 말의 반복같다.
옛날에 왕이 성당 공사 현장에서 석공 노동자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한 명은 돌을 깎고 있다고 하고, 한 명은 성당을 짓고 있다고 하였다. 두 번째 같은 생각을 가진 석공이 있었기에 유럽의 여러 나라는 훌륭한 건축 문화를 후대에 남길 수 있었다. 우리도 그런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는 건축 자재로 건축물을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건축이 다시 우리의 삶과 정신과 문화를 만든다. 건축은 언제나 인간을 위한 것이었다. 하나님의 집이라는 성전조차도 결국에는 인간이 하나님을 경배하기 위한 장소이지, 하나님이 집에 없는 분이라서 지은 것은 아니다. 자동차는 우리로 하여금 멀리 있는 공원에는 갈 수 있게 해 주었지만, 가까이 있던 마당과 거실 같던 골목길을 빼앗아 갔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얻은 것이 많다고 말해 왔지만 사실 주변의 질 좋은 공간을 팔아서 물건을 산 것일 뿐이었다. [193p]
최초의 집, 동굴에서의 집의 중심은 모닥불이었다. 세월이 지나서 현대인의 집의 중심은 TV이다. 가족들은 모두 거실에 모여 앉아 불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TV 화면을 바라본다.
우리의 밀폐적인 방 문화는 우리나라 사람이 방을 좋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욕망과 공간적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 낸 해결책으로서의 결과물이다. 구글이 하나씩 나오는 서양 코스 요리와 같다면 네이버는 한상 가득 차려 나오는 밥상 같은 구성이다.
한국적인 것과 조선적인 것은 다르다는 말로 답을 시작한다. 우리가 한국적 전통이라고 하는 것들은 주로 조선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전통건축의 비결은 그 시대의 수요와 기술에 가장 맞는 건축을 하는 것이다. 건축이 예술이라는 관념이 깨졌으면 한다. 건축은 예술이기도 하고, 과학이기도 하고,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이 종합된 그냥 '건축'이다라고 자기 소신이 분명하다. 저자는 '건축물은 인간이 하는 모든 이성적, 감성적 행동들의 결집체'며 '독자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건축물과 도시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고 말했는데 내가 볼때 최근들어 읽은 책 중 가장 적합한 책으로, 일부 비판 서평에도 불구하고 도시를 사는 현대인으로서 잃어야할 필독서다.
돈으로 공간의 권력을 사는 것이다. 펜트하우스는 부자들이 권력을 갖는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권력 구조를 확실히 보여 주는 주거 형태라고 할 수 있다.이처럼 여러단계의 보안상 차폐는 그 보안벽 너머의 공간을 더 중요하게 만들어 준다
건축에서 창문은 건축물의 안과 밖을 연결해 주는 소통의 요소이자 '바라본다'는 권력을 조절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유럽의 대형 교회는 사실 규모가 크지만 항상 그 건축물의 크기와 비슷한 규모의 광장이 앞에 있고 관장 주변으로 상점들이 위치해서 자연스럽게 시민을 위한 대형 외부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좋은 사무공간은 직원들이 큰 빈 공간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다. 우리가 천정고가 높은 종교 건축에 들어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상상을 하게 된다 같은 원리로 사무 공간에서도 빈 공간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창의적인 생각이 더 쉽게 나오는 것이다. 그 비어있는 공간이 우리의 사고가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다. 천장 높이가 높은 사무실이 창의적인 환경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광장은 유기적인 갯벌 같아야 한다. 다양한 생태계의 먹이 사슬이 없는 광장은 사막이 되기 십상이다
이 책으로 인해 느낀 점은 도시는 공간들의 구성이며, 그 공간속을 살아가는 우리는 건축물로써 그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물은 우리들의 생활공간인 동시에 도시의 구성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도시 속에서의 건축물과 공간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