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순례하다 15학번 김x희.hwp
닫기집을 순례하다
저자: 나카무라 요시후미
1502017 김윤희
이 책은 르 꼬르뷔지에, 루이스 칸, 마리오 보타,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필립 존스, 알바 알토, 게리트 토머스 리트벨트 등 20세기 건축의 거장 8명이 설계한 집들을 순례하며,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씨가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을 쓴 책이다. 여행 책자 같기도 한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담백하게 고백하는 평면들, 예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 또한 그곳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첫 번째 집 <어머니의 집> 르 꼬르뷔지에
이 집은 원래 르 꼬르뷔지에의 부모님을 위해 설계되었는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101세까지 36년 동안 그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집>이라고 불리우게 된다. 평면도를 보면 1층 연면적이 약 18평 정도로 작은데, 내가 여기서 놀랐는데, 이유는 일단 평면도가 길어 육안으로 그렇게 협소해보이지 않았고, 그리고 동선 때문에 그러했다. 아마도 아파트 평면 18평에 익숙해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출입문은 북쪽으로 두 개가 나있어 용도별로 사용할 수 있게 어머니를 배려하는 르 꼬르뷔지에의 마음씀씀이가 느껴졌다. 그런 마음 씀씀이를 보다가 문득 최근 읽은 책 중에서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라는 책이 떠올랐다. (건축가 승효상이 쓴 책이다) 그 책에서 그가 표현하길 건축가는 ‘자발적 추방자’라고 말한다. 건축가는 본디 자신의 집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집, 혹은 공간을 건축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일은 다른 이들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사색과 애정과 존경, 성찰을 수반하는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타자화 하고 객관화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건축에는 새로운 땅과 조우하기에 그 땅에 대한 이해 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관습적인 행동을 하여 기존에 있던 것과 같은 것을 구형한다면, 그것은 건축가의 소임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러니 건축가는 늘 새로움에 반응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하며, 경계 안에 있지 말라는 조언을 해준다. 대상이 어머니인데, 그러한 사고가 극대화 돼서인지 가구 하나하나 배려가 돋보인다. ‘레만호’라는 호수 근처에 위치한 이 집은 회유성 있는 공간계획, 길쭉하고 큰 창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이 매력적인 집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집 <에시에릭 하우스> 루이스 칸
빛과 침묵의 건축가라고 불리 우는 루이스 칸의 대표적인 주택설계를 꼽으라 하면 <에시에릭 하우스>가 꼭 나온다. 나는 책에서 보고 이 집을 좀 더 찾아봤는데, 이 집의 입면은 음..... 개인적으론 좋아하진 않을 것 같다. 사실 킴벨 미술관이 칸의 건축물들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 왜냐하면 비닐하우스 같고, 심플하고 고요한 외관에 비해 내부로 들어가면 기가 막히게 자연광을 활용한 모습이 그런 어떤 반전매력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를 가장 잘 나타내보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그에 반면 에시에릭 하우스는 강직해 보이는, 나쁘게 말한다면 답답해 보이기까지 하는 벽에 전방 입면에 T자창. T자 창이 향후 건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나는 글쎄..... 솔직히 프라이버시를 위한 선택이었다고는 하나, 좀 오컬트스럽기까지 하다. 뒤쪽 입면은 굉장히 개방적이고 유리와 목재 칸막이벽, 치장벽 등 해놓았는데, 전방 입면에 비해 ‘역동적이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다이내믹했다. 그러한 입면의 표현은 날씨나 일조량에 따라 다양한 시각적 연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내부로 들어가서는 T자형 창의 역할을 알수 있게 되는데, 너무 뻔한 표현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창의 순기능인 외부의 자연광을 내부로 유입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주공간과 부공간을 명확하게 나눈 평면도 등이 있었다.
세 번째 집 <리고르네토의 집> 마리오 보타
‘마리오 보타’ 하도 이 이름은 교보타워 빌딩이랑 같이 들은 이름이라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리고르네토의 집 줄여 리골레토의 집은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디자인의 냄새였다. 붉은 외장재에 조적조같은 느낌을 주는 입면 디자인, 심지어 T자 같은 음각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이 건축물의 가장 묘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바로 비스듬히 다가가는 접근로에 있다. 그가 말하길 정면으로 돌진하는 접근로는 건물을 평평하게 보이게 만들어주니,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접근로는 비스듬히 다가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네 번째 집 <여름의 집>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여름의 집은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아 풍의 집이다. 나지막한 이집은 건축가가 갖고 있는 랜드 스케이프 디자인 작업의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준 작품이다. 매쓰의 형태는 두 개의 작은 건물이 조금 어긋나게 기울어지면서 한 채의 집을 이루고 있는데, 직각으로 배치되는 것과는 인상이 완전히 바뀐다고 한다. 나카무라가 말하길 “먼저 여름의 집 평면도의 최대 특징과 매력은 무엇보다도 거실동이 단층처럼 약간 어긋나서 약간 각도가 틀어지면서 비틀어진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입구의 포치 주변이 방문객을 팔 벌려 환영하는 느낌을 주고 건물도 평상복처럼 담백하고 편안한 인상을 주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어쩐지 이전 마리오 보타가 비스듬히 접근하는 것과 건축물을 비스듬히 만든 에릭의 여름의 집 뭔가 둘 다 관객으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끼게 하기위한 방법이 비슷해 보였다.
다섯 번째 집 <낙수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저번 학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주제로 한 발표가 떠올랐다. 내가 그때 찾았던 것은 초원양식이라는 것이었는데 위스콘신 주 할아버지 농장에서 자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그런 성장 배경에 맞게 대도시를 중시했던 보자르 스타일에 반항하며, 그가 따른 것은 유기적 관념, 건축이란 자연을 지배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주변에 녹아 공간을 디자인해야하는 것이라고 정립하게 된다. 자연을 중요시한 이러한 자세는 미국 특유의 광대한 초원이라는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며 초원양식을 만들어낸다. 낙수장은 그러한 자연과의 조화 유기적 성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특징들로 낙수장 1층에는 개방공간이 주된 형태 요소와 유동하는 개방공간을 정착시키기 위한 수직요소를 사용하기도 했고, 개방된 자연과 접촉하고 있는 각 공간들의 기능적 요구사항으로 형태 결정을 한다. 2층에는 떠있는 발코니와 그 아래 떨어지는 폭포, 이 둘은 자연의 힘과의 대조를 의미한다고 한다.
여섯 번째 집 <타운 하우스> 필립 존슨
이 부분에선 타운하우스의 평면의 배치나 입면의 구성 보다도. 평면구성이나 가구배치를 의식적으로 어긋나게 하여 배치하는 방법을 데스틸 회화의 영향이라고 꼬집으면서 그린 그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곱 번째 집 <코에타로> 알바 알토
실험주택이라는 이 집은 익살스런 배치와 다양한 벽돌 패턴이 매력인집이다. 작년 현대 건축론 시간에 처음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멍함이 아직도 생각난다. 난 그때 말 그대로 완전히 멍해있었다. 순백색, 혹은 질서정연한, 전형적인 현대건축에 완벽한 건축물들만 알던 내게 실험적이고 난잡해 보이기까지 하는 코에타로는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프리츠커 상이란 뭘까? 알바알토는 완전 이끼터전을 지어놓으셨군 하는 우스운 잡생각을 하며 있었다. 하지만 잭슨 폴록의 작품처럼 (발가락 사이에 붓 끼우고 휘두른 듯한) 처음인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풀을 빠져나와 호수로 들어가는 청둥오리의 미소어린 나들이를 나도 봤으리라 기대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