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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보다  -  도시를  이해하는  100가지  코드

저자  :  앤미콜라이트    모리츠  퓌르크하우어

  역자  :  서동춘                                          g      d.

출판사  :  안그라픽스              출간일  :  2012년

1302055  김  령희

  <도시를  보다>는  도시를  사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도시를  이

해하는  100가지  코드’라는  부제는  흥미로운  지점을  제공한다.  물론 

한계는  뚜렷하다.  서울과  같은  한국의  도시가  아닌  뉴욕의  소호를  다

룬다.  소호의  도시생활을  토대로  도시의  코드를  구성한  시도여서  일부 

괴리감도  있다.  그럼에도  소호에  초점을  맞춘  도시  코드가  마냥  이곳

과  유리  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도시는  사람이,  그것도  아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화이트가  말했다.  “사람을  가장  많이  모으는  요소는  바로  사

람이다.”<도시를  보다>는  이  말에  덧붙인다.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

는  현상은  공공장소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생활의  기본

적인  특징이자,  마을이나  도시에서  사회공동체가  형성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그  끌림은  개인의  매력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고  의지하는  경

제  사회  전략  문화적  의존성에  따른  것이다.”라고  책에  쓰여  있다.

  책을  읽고  새삼  다가온  것은  도시와  사람의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리

고  아주  많은  사람이  모인  도시는  특정한  코드를  잉태한다.  많은  사람

들이  살면서  형성할  수밖에  없는  규칙도  생긴다.  그럼에도  공동의  공

간은  유기체처럼  변화하기  마련이다.  <도시를  보다>는  상업적  공간으

로서의  소호  혹은  상업적  코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상업주의에 

매몰된  도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업이  없으면  형성될  수  없는  도

시의  DNA를  짚은  것이다.  의당  함께  해야  할  것이  노동이다.  쉽게 

말하자면  도시는  노동을  먹고  자란다.  산업화  시대  이후  도시는  농촌 

혹은  주변부의  노동을  흡수하는  블랙홀이었다.  상업과  노동의  집산지

가  도시였다.  이농을  부추긴  것도  도시라기보다는  도시의  상업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  그리고  노동의  유입은  도시의  형태를  하

나  둘  바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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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도  이렇게  나온다.  “도시는  노동을  필요로  한다.  삶과  노동이 

얼기설기  엉켜있다.  노점상은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한 

몫  거든다.”도시를  살면서  얻는  안정감의  일부에는  노동이  있다.  도

시에서  행해지는  모든  노동의  현장이  도시를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든

다.  노동과  도시는  서로에게  기대고  있다.  노동과  삶(생활)도  서로에게 

삼투한다.  내가  노동을  제공함으로써  누군가의  삶의  일부는  채워진다. 

타인의  노동으로  내  삶의  조각도  완성된다.  결국  우리  모두는  도시의 

퍼즐  인  것이다.  그것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고  도시는  매

일  같이  다른  퍼즐을  맞춰간다.  그래서  도시의  삶이  매일  똑같다고  말

하는  것은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령,  같

은  번호의  버스를  타도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구성은  달라지기  마

련이다.

  “생활과  노동의  관계란  타인의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고  자신의  노동

을  타인에게  베푸는  것이다.  그  결과적  관계와  상호의존성  때문에  우

리는  환경과  상호작용한다.”

  무엇보다  도시를  보는  나의  시선을  확장시켜준  것은  공유공간으로서

의  도시에  대한  코드였다.  책이  인용했듯,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건

축도시  형태론>을  통해  “공유지가  없으면  어떤  사회  시스템도  살아 

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100개의  도시  코드  모두가 

넓게  보면  공유라는  개념을  품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유지가  많

을수록  도시는  죽는다.  그곳에  발을  디디고,  밟을  수  있는  사람이  줄

어들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유는  한편으로  네트워크를  조장한다.  이웃과  친구를  만든다.  광장, 

놀이터,  교차로  등이  필요한  이유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소를  만

들고  싶다면  음식을  제공하라는  윌리엄  화이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

는건  내가  직접  음료  제조를  해보기도  하고  음식이나  요리에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에  사는  많은  우리는  나도  포함해서  도시의 

속성을  너무  모른다.  함께  살고  있는데도  혼자  사는  양  지낸다.  하다

못해,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대부분  일  것이다.  나

도  마찬가지로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엘리베이터나  분리수거장에서  마

주칠  때에도  인사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삶에  고독과  고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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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때론  필요하지만,  도시는  고립이  아닌  관계의  공간임을  자각하

는  것이  필요하고  배워야  할  점  인  것  같다.

  이  책이  설명하고  바라보는  도시의  코드를  정리해  놓은  구절이  있다.

“공공장소  개발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주요  조건은  차량보다  사

람이  우선시  되는  시설,  사회적  조화를  위한  긴밀한  네트워크,  인간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  따뜻한  햇볕을  쬐거나  그늘에서  쉴  수 

있는  공간,  한적한  곳을  찾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장소,  그리고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과  뜻밖의  놀라움이  공존하는  미묘한  균형의  조

화다.  그럼으로써  거리의  풍경  속에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다.”

  도시에  대해  다시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