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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1 삼위일체론과 세계종교/라이문도 파니카의 삼위일체 신학 6/6학기 4082142 하형일

교회 역사를 볼 때 삼위일체론은 교회와의 연관성 속에서 이해되어 왔고 초점은 그리스도의 교회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였다. 하지만 종교적 다원성으로 특징지어지는 오늘의 세계 앞에서 교회는 다른 종교들의 존재 의미를 신학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바로 삼위일체론에서 다른 종교를 만나고 대화하는 신학적 패러다임, 곧 종교 신학의 원리를 찾으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4세기 신학자 어거스틴을 비롯해 그리스 교부, 20세기 초반의 러시아의 기독교 사상가 니콜라이 베르쟈예프, 신학자 파울 틸리히, 데이비드 밀러 등이 기독교적 삼위일체론에서 여러 종교 전통들을 파악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삼위일체론적 종교신학은 현대의 종교적 다원성을 그 직접적인 배경으로 하고 일어났으며 1980년대 이후 라이문도 파니카,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칼 브라텐, 개빈 드코스타 등이 주도해 나갔다. 그중 가장 일관성 있고 창조적인 인도 출신의 가톨릭 사상가인 라이문도 파니카, 그의 삼위일체론을 알아본다.

라이문도 파니카의 삼위일체 신학

파니카는 힌두교도인 인도인 부친과 로마 가톨릭 교인인 스페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이 두 종교의 영향 속에서 자라났다. 그는 다문화 다종교 경험을 통해 종교를 교리가 아닌 경험으로 받아들임으로서 자신을 100% 인도인이며 힌두교도로, 또한 로마 가톨릭이면서 스페인인이자 불교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미래의 신학은 세계의 모든 종교들의 강점을 통합한 것 곧 기독교적-힌두교적-불교적-세속적-원시적인 신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각자의 종교의 절대성을 주장하는 데서 잠시 벗어나서 그 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종교들이 사이의 화해와 평화 없이는 세계의 평화는 불가능하며 종교들 사이의 만남과 대화는 삼위일체론의 신학적 원리와 기반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세계의 거의 모든 종교속에 삼위일체론 혹은 삼위 일체적 구조가 동일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삼위일체론은 하나님에 관한 특정한 교리 정도가 아니라 종교들이 파악하고자 하는 실재 전반과 연관되어 있다. 곧 모든 실재는 전부 삼위일체론적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삼위일체론이야 말로 세계 종교(특히 기독교, 불교, 불이론적인 힌두교)가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가운데 함께 성숙의 길을 갈 수 있는 보편적 지평이라는 것이다.

1) 불이론(不二論), 우주신인론 그리고 삼위일체

파니카는 삼위일체적 경험과 구조는 기독교뿐 아니라 세계의 종교들 속에 보편적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특히 그는 그의 삼위일체론을 힌두교의 아드바이타 베단타 학파 및 불교와의 관계에서 전개하면서 그의 이런 삼위일체론을 불이론적(不二論的) 삼위일체, 곧 아드바이트 삼위일체(advaitic Trinity)라고 부른다.

불이론(아드바이타/advaita)이란 힌두교 전통에서 둘(two)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어근 dv와 부정 접두어인 a가 합쳐진 것이다. 따라서 문자적으로 아드바이타는 둘이 아님’(二)을 뜻한다. 그에게 있어서 실재는 이원론적이지 않으며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지지도 않는다. 유기적이며 전일적(holistic)이며 온전하고 충만한 통일성이며 그 충만함으로 인해 다양성을 향해 열려 있는 철저히 관계적인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둘로 보이는 하나님과 세계도 실상은 존재론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님과 세계뿐만 아니라 삼위일체 안의 인격들 역시 본래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신인론(theandrism) 또는 우주신인론(cosmotheandrism)은 고대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두 본성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기독론적 개념의 단어로 동방교회의 위 디오니시우스가 처음 썼고, 고백자 막시무스가 발전시킨 용어이다. 신의 에너지와 인간의 에너지가 구원의 행위 중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만났음을 뜻하는 것으로 비록 예수는 신적인 행위와 인간 적인 행위를 같이 행했으나 그가 한 분이었듯이 예수 안의 신적인 에너지와 인간의 에너지는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음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파니카는 신인론 혹은 우주신인론의 원래 의미를 확장하여 신, 세계, 그리고 인간 사이에는 아주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 이들 각각은 그 독특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연관된 형태로 실재 전체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계층적 구조가 아닌 상호 연관된 관계성 속에서 우주(cosmos), 신(theos), 인간(oner)의 합성어인 우주신인론(cosmotheandrism)과 신인론(theandrism)을 말한다. 그는 신, 인간, 세계가 서로 구별되면서도 그 가장 깊은 차원에서는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궁극적 실재의 구조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파니카는 우주신인론을 삼위일체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신인론처럼 삼위일체는 전 실재의 전체성을 설명하는 모형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삼위일체의 세 인격은 우주신인론의 우주, 인간, 그리고 신이라는 삼위(triads)와 상응한다는 것이다. 성령은 우주(세계)와 상응하며, 성자는 인간과, 성부는 신과 상응한다고 본다. 더불어 삼위일체는 우주신인성의 일치와 다양성이 더욱 구체화적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실재의 삼중적인 구조, 곧 모든 의식과 실재의 수준들에서 존재하는 삼위적 일치성(the triadic oneness), 곧 삼위일체에 대한 직관을 말한다.

삼위일체는 모든 실재의 근본적 구조를 가리키는 이름이며 삼위일체적 구조는 모든 종교 전통들 속에 내재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그는 삼위일체에서 진정한 종교들 사이의 만남들이 일어나니 단순히 모호한 혼동이나 상호 혼잡이 아니라 서로를 자기 안에 품고 있는 모든 종교적 그리고 심지어 문화적 요소들이 진정으로 고양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