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문서붙임3. 한겨례신문_서울동행 소개_서울& 1면-2022102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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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길라잡이

 매주 금요일 발행

V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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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2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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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행에 참여한 대학생 멘토들은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 지난 21일 오전 동대문구 연지동에 있는 연동지역아동센터에 모인 대학생 멘토 (앞줄 왼쪽부터) 김현진·윤서영·최영식씨와 관리교사인 김수미 연동지역아동센터 센터장
(뒷줄)이 인터뷰에 앞서 밝게 웃고 있다. 2 봉사 대상 단체 학생과 대학생 멘토 선생님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손인사를 하고 있다. 3 코로나19로 주로 실내에 있어야 했던 아이들이 대학생 멘토와 야외에서 신체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4 관리교사인 이승민 동북고등학교 선생님이 학교에서 
학생용 서울동행 안내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띄우며 밝게 웃고 있다. 이 선생님은 2011~2012년 대학생 멘토로 서울동행에 참여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이승민 제공

“대학생 12만여명이 향한 곳, ‘과외·취업’보다 ‘서울동행’”

“차라리 과외 하지 그래?” “마지막 학년이니 
취업 준비에 집중해야지!”
  주변에서 들려오는 충고에도, ‘서울동행’ 
대학생 봉사자들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향한다.
  “자원봉사는 그냥 남을 돕는 행위가 아니
라,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입니다.”
  지난 10월21일 오전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
한 연동지역아동센터에 모인 대학생 3명이 
한목소리를 냈다. 김현진(26, 상명대 식품영
양학과 4), 윤서영(22, 가톨릭대 국제학부 3), 
최영식(27,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4)씨 등 세 
사람 모두 직접 경험한 얘기라고 한다.
  이들 세 사람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센
터장 김의욱)가 진행하는 ‘서울동행’에 참여
했거나 하고있다. 서울동행은 대학(원)생이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아동·청
소년 동생들과 나누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멘토링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참여 대학생들은 서울 소재 초·중·고, 특
수학교, 대안학교, 지역아동센터, 키움센터 
등에서 교육봉사(국·영·수 등 교과목학습
지도 등), 재능봉사(동아리·독서지도 등), 돌

봄봉사(숙제도와주기·신체놀이 등)를 진행
하고 있다.
  서울동행은 2009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가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출발한 ‘서울동행 프로젝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봉사 대상 기관은 서울에 있는 초·중·
고부터 시작됐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고자 
‘동생들을 돕는다’는 데 강조점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 ‘동행’은 ‘동생행복 도우미’를 줄인 
말이었다.
  하지만 이후 봉사 기관들이 확대되고 
대학생 자원봉사 플랫폼 ‘동행 2.0’(www.
donghaeng.seoul.kr)으로 도약하면서, 2019
년부터는 현재의 서울동행으로 이름을 바꿨
다. 그러면서 대학생 멘토 봉사자를 위한 인
문학 등 교육을 강화하고, 활동기관 관리교
사의 멘토 역할이 확대되면서, 멘토와 동생
이 함께 ‘성장의 길을 동행’하는 방향으로 무
게중심이 바뀌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 간의 교
육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학교 현장에
서는 학습결손은 물론, 혼자 있는 게 익숙
해져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

하는 게 어려워진 아이들의 사회성과 정서
적 결손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동행은 학교
와 학원, 국가와 사회가 코로나19로 문을 닫
을 때도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문을 닫지 
않았다. 관리교사들은 “학교와 사회가 해야 
할 역할을 서울동행의 대학생 봉사자들이 
일정 부분 대신해주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서울동행은 2022년 10월 현재까지 
12만6081명의 대학생 봉사자가 참여했으며, 
59만3484명의 아동·청소년, 9418곳의 활동
기관이 함께한 국내 최대 규모의 멘토링 프
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4학년인 김현진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도 서울동행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김씨가 지난해 했던 봉사는 선생
님이 되기 위한 ‘필수 봉사시간 확보’가 가장 
큰 목표였다. 김씨는 2학년 때부터 교직과목
을 들었는데, 교원 자격증 취득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60시간 교육 봉사’가 필요했기 때
문이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지난해 2~6월 양
천구에 있는 ‘옹달샘 지역아동센터’에서 중
학교 2학년 학생 3명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김씨는 이 ‘보수 없는 봉사’를 하면서 자신
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난해 자원봉사를 마쳤을 때 여학
생 두 명과 남학생 한 명이 정성껏 쓴 손편지

를 건네줬다. 편지에는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 
하루 동안 우울했던 마음이 치유돼요, 선생님
이 최고예요. 평소에 표현을 잘 못했는데, 진
짜 감사했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는데, 수업 듣고 나서 영어가 조금
은 만만해졌어요.” 등 학생들이 봉사시간에 
차마 못했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에
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경험’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가치’를 느낀 것이다. 김씨
는 요즈음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편지를 꺼
내 읽으며 다시 힘을 낸다고 한다.
  올해 4학년이 되면서 김씨 주변에는 “이제 
마지막 학년이니 취업 준비에 집중하라”고 
‘충고’하는 이가 늘었단다. 하지만 김씨는 올
해도 2학기부터 수업 사이의 공강시간까지 
활용해 ‘종로구2호점 우리동네키움센터’에
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돌봄봉사활동
을 하고 있다. “갔다 오면 마음 한편에서 말 
못할 뿌듯함이 올라와요.”  김씨가 오늘도 센
터로 향하는 이유다.
  윤서영씨는 2020년 1월 대학 입학 통지를 
받은 때부터 지금까지 강서구에 위치한 ‘좋
은 친구 청소년 지역아동센터’에서 영어와 
국어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시간은 10
월 현재까지 모두 648시간이나 된다.
  하지만 윤씨가 이 센터와 인연을 맺은 것
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씨는 그

때부터 중·고등학교 시절을 센터에서 멘티
로 함께 했다. 윤씨는 당시 서울동행에 참여
한 대학생 멘토들과 학교 캠퍼스 투어 등을 
하면서 대학 진학의 뜻을 확고히 하게 됐다.
  “당시 대학생 언니와 공부 방법부터 대학
생활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제가 대학
생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처럼, 저
도 대학교에 가면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주
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윤씨는 자신이 멘티로 생활했던 바로 그 
공간에서 ‘멘토가 되는 꿈’을 이뤘다. 윤씨는 
2020년 당시 중학교 2학년 학생의 멘토가 됐
다. 아는 동생이었다. 윤씨가 멘티였을 때 그 
동생은 같은 센터에 다니는 초등학생이었다.
  윤씨는 동생과 시험 기간이 겹칠 때는 센
터 봉사시간이 아닌 때에도 공부를 도와주
는 등 정성을 다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올해 
여름 동생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이후까지 
이어졌다. 2년이 넘는 그 시간 동안, 공부에 
취미가 없었던 동생은 ‘스스로 공부하는 학
생’으로 변해 있었다.
  윤씨 역시 친구들로부터 “돈 받고 ‘과외’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단다. 그
때마다 김씨는 말한다. “‘봉사’라서 얻는 것
이 더 많아.”
 

2면으로 이어짐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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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 코로나19 사태에도 멈추지 않아

‘초·중·고생-대학생-관리교사’가 서로 롤모델이 돼 ‘함께 성장’

서울연구원 비주얼 뉴스

자료: 서울연구원, ‘R&D생태계와 연계한 지원으로 서울시 R&D정책 효과성 높여야’, 2022

서울의 R&D 투자 

(2020년 기준,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연구개발(R&D) 활용 조사)

“다른 R&D 투자와 연계 투자로 R&D 정책 효과성 높일 필요”

전국의 약 15.5%

14.4조원

대학

20.7%

연구소

7.2%

기업

72.1%

이성훈 기자 lsh@hani.co.kr

“구민이 원하는 변화 이뤄 

‘구민이 행복한 용산’ 만들 것”

민선 8기 구청장의 약속  15
박희영 용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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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2022년 10월2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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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또한 멘토가 되면서 보다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여러 명의 동생들을 멘
토와 멘티의 관계로 만나면서 “새롭게 도전하
는 것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무서워
하던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어릴 적 자신이 은사에게 받은 가르침을 나
누기 위해 교육봉사에 참여한 최영식씨는 “아
이들로부터 오히려 제가 배운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질문을 통해 깨
닫는 것이 많다며, 자신도 질문을 많이 하는 
적극적인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는 
그는 멘티와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선생님, 저는 100조 정도의 돈이 있었으
면 좋겠어요. 50조는 아픈 사람들에게, 30조
는 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는 사람에게 기
부하고, 남은 20조로 저는 집이랑 차, 생활용

품을 살래요.”
  최씨는 대부분을 기부해도 남는 돈이 어
마어마하기 때문에 쉽게 말하는 것 아닐까 
하고, “그럼 열심히 용돈을 모아서 1만원이 
생기면 8천원을 기부할 수 있어?”라고 물었
다. 동생은 그 질문에도 “기부할 거예요. 2천
원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무척 많아요. 편
의점에서 도시락도 사 먹고, 사탕도 사고, 놀 
수 있는 것도 많아요!”라고 대답했다. 초등학
생이지만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과 가치관
은 오히려 동생에게 배웠던 경험이었다.
  서울동행은 더 나아가 교직을 경험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현재 강동구에 있는 동
북고등학교에서 서울동행 관리교사로 활동
하는 이승민(36) 선생님은 2011~2012년 서울
동행 대학생 멘토로 활동했다. 이씨는 지하
철 포스터를 보고 우연한 기회에 서울동행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경영학과였던 그
는 일반 회사에 취직하거나 고시 공부를 하
려 했다. 하지만 서울동행을 통해 ‘교사라는 
직업이 내게 잘 맞는다’고 느꼈고, 이후 교사
라는 꿈을 갖게 됐다.

  “교생 실습 기간이 한 달 주어지지만 실제
로 아이들을 지도해볼 기회는 별로 없다. 그
렇지만 서울동행에서는 아이들 앞에 서볼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었고 임용고시 때 수업 시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또한 이 선생님은 서울동행 관리교사를 
옆에서 보고 배우고,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
레 학교와 참된 교사의 역할과 가치를 찾아
갈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현재 동북고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이 선생님은 최소학업성취수
준 미도달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의 관리교사를 전담하고 
있다.
  2016년부터 센터에서 관리교사로 활동하
는 김수미(53) 센터장은 “대학생 멘토들이 활
동을 처음 하면서 갖는 두려움이나 초조함, 
사람들을 통해서 얻고 싶어 하는 것 등을 읽
어내려 노력하고, 그에 바탕을 두고 함께 호흡
하면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
다. 대학생 멘토들의 마음을 파악해서 그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관리교사, 대학생 봉사자의 말처럼, 서울
동행을 통한 성장은 ‘동생-대학생-관리교
사’라는 3자 구도에서 더욱 힘을 받는다. 관
리교사는 봉사 대상 기관에서 대학생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
다. 하지만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대학생 멘
토의 멘토’ 역할을 한다. ‘동생-대학생-관리
교사’ 구도 속에서 대학생은 동생의 롤모델
이 되고, 관리교사는 대학생의 롤모델이 되

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받는 감사’에서 ‘주는 
감사’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동행
은 이런 ‘주는 감사’를 체계화함으로써, 동
생-대학생 멘토-관리교사 모두 따뜻한 나
무로 성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
합니다.”
  김 센터장의 말처럼, 동행이 있어 서울은 
점점 ‘주는 감사로 가득한 따뜻한 숲’이 돼가
는 것 같다.

“자원봉사는 남을 도우면서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 한목소리

1면에서 이어짐

2009년에 시작, 19년 ‘서울동행’ 도약

학생이 준 손편지, 힘들 때 기운 북돋고
멘티 학생이 멘토가 돼 ‘새 경험’ 하기도

대학생 멘토 김현진씨가 멘티 학생들에게 받은 손편지와 서울동행 봉사단증.  

정용일 선임기자

가을이면 억새가 만발하고 도시의 석양이 
운치 있게 저무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서울시민이 즐겨 찾고 사랑하는 명소다. 그
러나 그 두 공원 사이에 하늘을 향해 높다랗
게 솟아 있는 굴뚝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서울시 생활폐기물의 4분의 
1가량을 소각하는 마포자원회수시설이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2005년부터 가동
하고 있는 하루 처리 용량 750t 규모의 대형 
쓰레기 소각장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
지 무려 130여 대의 쓰레기차가 들어와 인
근 5개 구에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을 소
각한다.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
이옥신을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 때문에 지
역주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가장 대표적
인 기피 시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에 다시 1천t 규모의 신규 소
각장을 설치하겠다는 서울시 발표가 있었
다. 신규 소각장이 들어서면 기존 소각장 용
량을 합해 총 1750t의 쓰레기가 9년간 동시에 
소각되는 것이며, 이것은 서울시 전체 쓰레기
의 절반이 넘는 양이다. 지금도 서울시 쓰레
기의 4분의 1을 소각하는 마포구에서 서울
시 절반 이상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날이 온
다면 그 누가 마음 편히 숨 쉬며 살 수 있겠는
가. 마포구민에게도, 월드컵공원을 즐겨 찾
는 서울시민에게도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전국을 넘어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기존 
소각장 옆에 다시 대형 소각장을 추가 설치
해 대도시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몰아넣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피 시설 설치의 
대원칙인 ‘지역 형평성’을 철저히 위배하고 
주민의 ‘건강권’을 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 
행정편의주의에 분노와 함께 통탄을 금할 
수 없다. 
  물론 날로 급증하는 쓰레기 대책이 시급
함에 공감한다. 더구나 2026년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현재 서
울시에서 수도권매립지로 보내는 1천t의 쓰
레기가 갈 곳을 잃게 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책은 과연 소각장 추가 건설만이 답일까?
  이탈리아 중부의 카판노리시는 유럽 최
초 ‘제로웨이스트’ 도시다. 늘어나는 쓰레
기로 소각장을 지으려 할 때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일어났고, 그들은 소각장을 짓는 대
신 쓰레기를 줄였다. 시 정부가 앞장서 주민
과 노력한 결과 30% 이하였던 재활용률이 
90%에 이르렀고 결과적으로 쓰레기가 줄
어 소각장을 지을 필요가 없어졌다. 카판노
리시 사례처럼 분리배출과 재활용만 잘해
도 소각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11일 마포구청 광
장에서는 생활쓰레기 성상 분석이 실시됐
다. 마포구에서 5일간 배출된 종량제 쓰레
기봉투를 뜯어 그 안의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하는 작업이 주민 참관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실제 재활용이 가능하며 소각이 필
요 없는 내용물이 60%에 달함을 눈으로 확
인할 수 있었다.
  이에 생활폐기물을 대폭 감량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처리시설’의 자치구별 설치를 
제안한다. 전처리시설은 폐기물을 소각하
기에 앞서 종량제 봉투 쓰레기에서 재활용
할 수 있는 금속, 플라스틱, 폐비닐 등을 분
리해 최종 소각 폐기물을 감량하는 시설이
다. 실제 이 시설을 운영하는 강원도 동해시
의 경우 소각 대상 생활폐기물을 최대 68%
까지 감량하고 있다. 만약 서울시 각 자치구
에 전처리시설을 설치해 사전에 선별된 쓰
레기만을 4개 소각장(마포·양천·강남·노
원)으로 보낸다면, 소각량 감소와 더불어 
소각장 추가 신설 필요성도 사라질 것이다.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정의, 자유, 평등 같은 가치, 그리고 황금 송
아지를 준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건강하게 
살 권리’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공익을 위해 
희생을 감내한 주민들에게 더 큰 고통과 박
탈감을 안겨주는 정책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정책의 나침반은 항시 사람을 향해야 한
다. 소통과 공감이 결여된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또한 소각장 건
설 강행만이 유일한 해답이 아니다. 더욱 근
본적인 쓰레기 관리와 대책을 서울시에 간
절히 촉구한다. 

지난 10월11일 마포구는 구청 광장에서 생활 쓰레기 성상 조사를 했다. 종량제 봉투 속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
해 소각 폐기물이 대폭 감량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포구 제공

효율보다 ‘사람’ 우선되는 쓰레기 대책 바라며 

그림 그만두고 카메라 쥔 ‘사진관집 딸’

“사진은 순간을 간직한, 추억을 담은 기억 
저장소죠.”
  정슬기(36)씨는 아버지를 이어 관악구 신
사동 ‘노포 사진관’ 상미스튜디오를 운영한
다. 정씨 아버지가 1976년께 다른 곳에서 옮
겨와 이곳에 터를 잡았으니 올해로 얼추 46
년째다. 정씨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놀
던 놀이터이기도 했던 사진관에서 이제 대
를 이어 사람들의 추억을 만들고 있다.
  정씨는 19일 “사진관을 하겠다고 하자 사
양 산업이라며 주위에서 반대가 많았다”며 
“하지만 아버지만은 사진관을 이어받는 걸 
말리지 않았다”고 했다.
  “네가 하고 싶은 것 하라며 많이 지지해
줬어요. 하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하지 말
라고 하셨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정씨는 “‘너 이것 해’라고 했다면 오히려 
하기 싫었을 텐데 아버지가 내 선택을 존중
해줘서 맘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씨는 2012년부터 아버지와 함께 상미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아버지가 몸이 안 좋
았어요. 대학 졸업 전시를 하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생각을 굳혔죠.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죠.” 정씨는 아버지
와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
다고 했다. “사진 관련 물품을 사러 남대문
시장에 갈 때는 아빠랑 데이트하는 느낌도 
들고 촬영을 갈 때도 따라다니다보니 그동
안 아빠한테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졌어요. 
그런 시간이 고맙죠.”
  점점 아버지 건강이 나빠져 정씨 혼자 운
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제가 출장 갈 때
만 아버지가 사진관을 봐주시다가 돌아가
시기 1년 전부터는 혼자 했죠.” 정씨는 2017
년 3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온전히 혼
자 힘으로 사진관을 운영해오고 있다.
  세월이 변한 만큼 상미스튜디오도 많은 변
화를 겪었다. 2000년대부터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 2010년대 스마트폰이 자리잡으면서 
사진관 운영이 어려워졌다. “2004년부터 디지
털이 들어왔어요. 휴대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더 기울었죠. ‘사진을 뽑는다(현상한다)’는 개
념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정씨는 대학에
서 회화를 전공했다. 대학 방송국 활동도 하
던 정씨는 방송 촬영과 편집을 하면서 디지
털기기와 친숙해졌다. “나이를 먹으면 컴퓨터
나 디지털기기를 다루는 게 어렵잖아요. 아버
지도 사진관을 안 하려고 하셨는데, 제가 대
학 다닐 때 아버지를 많이 도와드렸죠.”
  정씨는 옛날 생각 하며 동네를 찾는 사람
이 더러 있다고 했다. “미국에 이민 갔다가 
자신이 살던 동네를 보러 온 사람이 우연히 
사진관 앞에 전시된 자기 돌사진을 보고 들
어왔어요.” 정씨는 “동네를 추억하러 오는 
사람들 얘기를 듣다보면 자신이 몰랐던 부
모님과 사진관에 얽힌 얘기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사진관을 찾아 아버지를 추억하는 분들
에게서 ‘사람이 좋았다’는 얘기를 제일 많이 
들어요. 아버지는 손님이 원하는 대로 뭐든
지 해줬죠. 그렇게 또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
고요.”
  하지만 정씨 자신은 친절하고 사람 좋은 
역할을 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마냥 퍼주기
만 하면 안 되니 엄마가 사진관을 함께 운영
하면서 안 되는 건 안 된다며 악역을 맡았죠. 
저는 혼자서 좋은 사람과 악역을 다 해야 하
죠.” 정씨는 “나 때문에 아버지가 욕먹으면 
안 되니 ‘사람 좋은’ 노력은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상미사진관도 상황이 좋지 
않다. 결혼, 잔치, 세미나 등 다양한 외부 행
사 촬영은 거의 못하고 스튜디오 촬영만 한
다. 요즘은 여권 등 서류에 필요한 사진을 
주로 찍는다. “영정 사진을 만들려고 오거
나 옛날 사진을 가지고 와서 확대하는 손님
도 많아요.” 정씨는 “사진관을 접을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고 했다.

  대체로 옛날 사진관 모습을 간직한 상
미스튜디오는 종종 드라마나 독립영화 촬
영 장소로 쓰인다. 2017년 방영한 엠비시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 소녀>도 이곳
에서 촬영했다. “옛날 사진관 모습을 담고 
싶을 때 자주 찾아요. 조금 바뀌기는 했지
만, 그래도 옛 사진관 모습을 담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촬영 제의가 오면 모두 거절
한다. 정씨는 “독립영화 같은 소규모 촬영은 
괜찮지만 대형 탑차들이 오는 큰 규모 촬영
은 손님과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더 
는 안 한다”고 했다.
  “다시 사진을 뽑는 시대가 돌아오는 것 같
아요.” 정씨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중요한 사
진을 현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스
마트폰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죠. 
수많은 추억이 담긴 사진도 함께 사라지죠.” 
정씨는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젊은이
들이 필름을 찾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피곤할 때도 손님 앞에서 조금 더 웃고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해요. 변했다는 소리 듣
기 싫거든요.” 정씨는 “매일 같은 손님이 오
는 게 아니라서 그 한 모습만 기억한다”며 
“아버지에 이어 친절하게 더 잘한다고 인식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가 언제까지 여기서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요.” 정씨는 사진관이 있는 
건물 나이도 있어 마냥 여기서 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그만두
지는 않을 거예요. 서서히 이별의 시간을 준
비해야겠죠.” 정씨는 “여기를 떠나더라도 역
세권에서 현대식 스튜디오를 하고 싶지는 
않다”며 ”작은 골목에서 추억을 만들어가
고 싶다”고 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정슬기씨는 아버지를 이어 관악구 신사동 ‘노포 사진관’ 상미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정씨가 19일 사진관에서 아
버지가 사용하던 마미야 카메라를 앞에 두고 웃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아버지 이어 사진관 운영하는 관악구 신사동 상미스튜디오 대표 정슬기씨

사람& 

1976년 시작, 이어받은 지 10년

역세권보다는 작은 골목이 좋아

사진은 순간 간직한 추억 저장소

“아버지처럼 ‘좋은 사람’ 돼야죠”

기고  

박강수  마포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