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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부담 증가와 원자재비 급등, 글로벌 교역 질서의 뒤틀림까지. 산업계 변화 동향이 예사롭지 

않더니만 이제는 인건비 절감과 희망퇴직이란 말이 낯설지가 않다. 인력 구조조정은 비용 통제,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만, 경영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경영진은 시행 사실을 가급적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해당 상황에 닥쳤다는 걸 짐짓 알리기도 한다. 직원의 고정급, 

즉 기본 연봉을 유지하고 지키기만도 어려운 시기다. 기업이 이익을 내야만 지급이 가능한 인센티브

의 지불 여력을 보유한 기업도 거의 없는 현실에서, 변동급 범주에서 맴돌고 있다.

얼마 전 기업이 직원을 평정(Appraisal)함에 있어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했다는 언론 보도

를 어렵지 않게 접한 때가 있었다. 직원 성과관리에 관한 우리 학술연구나 정책보고서에 이따금 같은 

단어가 아직도 등장한다. 절대평가가 상대평가보다 우수한 방식이라는 뉘앙스를 주기도 한다. 일부 

학자나 전문가는 상대평가나 절대평가란 말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쓰고 있는데, 모두가 잘 알아들으

리라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기업 현장 시선을 견지하자면 전달되는 뜻은 거의 없다. 이러한 일이 생

긴 것은 2016년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 발표한 성과관리 제도와 관련이 깊다.

사람을 관리(Managing)하기보다 육성(Development)한다고 강조한 GE가 PD@GE(Performance 

Development  at  GE)를  도입·시행한  이후  많은  이들이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서  상대서열

(Stack Ranking) 중심 평가를 폐지했다. 그리곤 과업의 성과와 실력 향상에 집중하는 절대방식 성

과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일부  기자와  학자는  GE가  표현한  상대서열(Stack 

Ranking), 강제서열(Forced Ranking), 강제배분(Forced Distribution)을 상대평가로 인지, 초등학

교 교실에서 쓸 법한 상대평가(Relative  Evaluation)의 절대평가(Absolute Evaluation) 전환으로 

생각한 것이다.

기업에서 절대평가란 말을 ‘굳이’ 쓰겠다고 한다면, 이익을 향하는 기업의 직원과 전인 교육을 향하

는 초등학교의 학생을 구분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직원 평가결과에 따른 보상, 즉 경제 주

체인 직원의 생계를 결정하는 돈이 중심에 있기에 그렇다. 평가에 따른 보상배분이 성과관리에 속하

구 정 모  
목원대 경영학과 교수

직원 인사평가와 

 인력 구조조정

10  노동법률 202411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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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유다. 여하튼, 절대평가를 기업에서 굳이 해석하면 ‘개인의 과업성

과에 집중, 타인 성과와 가급적 무관하게 평정하고, 한정된 재원을 고

려, 평가결과로 차등보상, 단 보상확정은 직원수용도 확보가 전제’가 된

다. 줄이면 ‘절대방식을 강화한 과업중심 평가’, 더 줄이면 ‘절대방식 과업

평가’다.

직원 성과관리 분야의 권위자인 Herman Aguinis 인디애나대학 교

수는 그의 저서 <Performance Management>(2008)에서 기업에서의 

직원  평정에는  비교방식(Comparative  System)과  절대방식(Absolute 

System)이 있고, 강제배분(Forced Distribution)과 과업 에세이(Task 

Essay)를 예로 들었다. 그의 책에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란 말이나 개

념은 아예 없고, 부여된 과업의 양과 질에 대한 평정을 직원 인사평가로 

규정한다. 기초적인 내용만 지각하고 직원 인사평가를 바라보면 상대평

가와 절대평가란 말과 개념은 기업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바를 쉽게 알 

수 있다. 선택의 대상도 아니다.

직원 인사평가는 기업의 인사관리, 임금체계, 인적구조, 조직구조, 인

재육성, 조직문화, 노사문화와 관련이 깊다. 결과만이 아닌 과정 그 자

체가 직원의 행동과 사고, 직무몰입과 성과 정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 

직원 개인에 집중하는 평가와 결과에 따라 보상을 상대화해 차등하는 

‘평가·보상의 속성’은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업에 똑같이 적

용된다. 기업 인력 구조조정에서 최우선적으로 쓰이는 배경이다. 절대방

식 과업평가, 육성형 평가 강화, 평가등급 폐지, 직급별 등급비율 폐지, 

정액제 보상 확대 등 어느 나라 어느 기업에서 어느 성과관리 방식을 택

하든 마찬가지다.

인사(人事)란 조직에서 사람(Human)과 일(Job)이 만나 생기는 바를 

직원 모두가 수용하도록 다루는 과정이다. 그런데 팬데믹 특수로 이익이 

급증한 기업이 직원 임금을 대폭 인상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는 절

체절명의 총체적 위기라는 이유로 인건비 절감과 희망퇴직 확대 같은 인

력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상황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단, 예측이 더 어

려워진 경영환경에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을 견지하고, 

노사 존속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겪어야 할 고통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단을 찾아야 한다면 모두가 정당한 절차와 결과로 받아들이

는 직원 인사평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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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인사평가와 인력 구조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