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hwp
닫기2장 목회상담에 영향을 준 심리학 이론들 143
목회상담에 영향을 준 심리학 이론들
상담에서 어느 특정한 방법만이 옳다는 경향을 상담자는 가질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정신분석 상담자들은 행동주의 상담을 기술 지향적이요, 피상적이며, 내담자에게 장기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졸속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행동주의 상담자들은 정신분석 요법을 근거 없는 가정들에 기초하고 있으며, 단순히 효과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은 정신분석 요법과 행동주의 상담을 공히 기계적이요, 환원주의적이요, 결정론적 접근방법이어서 목적 있는 삶을 살아보려고 투쟁하는 신실한 사람들을 돕는 데에 제한성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모형만을 따르는 것보다 여러 모형을 알게 되면, 여러 다양한 내담자들을 치유하는데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심리학의 3대 학파라고 하면 정신분석 심리학, 인본주의 심리학, 행동주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고, 목회상담에서도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친 것이 이들이므로 이 세 심리학에 대해 간략하게 논해 보고자 한다.
I.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
1. 프로이드의 생애
프로이드는 1856년 5월 6일 체코슬로바키아의 소도시인 모라비아의 프라이버그에서 태어났다. 그가 4세 때, 프로이드의 가족은 비엔나로 이사했고, 그 곳에서 죽기 1년전까지 살았다. 그는 비엔나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이는 주로 다윈과 괴테의 저서에 자극 받아 인간에 대한 깊은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는 의과대학 시절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생리학자 중 한 사람인 브뤼케(Ernst Brücke) 교수 아래서 생리학을 연구하였다.
의과대학을 마친 후 그는 한동안 심리학을 공부했으며, 결혼 후에는 수입 때문에 내키지도 않는 병원 개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정신과를 전공하기 전까지는 외과와 일반의과를 보았다. 그는 파리에서 히스테리 증상의 치료에 최면요법을 썼던 쟝 샤르코(Jean Martin Charcot)와 함께 연구하기도 했으며, 후에는 내과 의사인 브로이어(Joseph Breuer)와 함께 일하면서 히스테리에 관해 좀더 깊이 있는 연구를 했다.
그는 1896년에 자신의 연구방법들을 서술하기 위해 ‘정신분석’(psychoanalysis)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그의 처녀작이며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저서인 「꿈의 해석」은 주로 자신의 꿈에 관한 분석을 기초로 했다. 그 책이 1900년도 출판되었을 때, 의사협회에서는 그것을 거의 무시했다. 그러나 일부 젊은 의사들은 그러한 프로이드의 주장에 흥미를 갖고, 매주 그의 집에서 만나 그것들에 관한 토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 모임은 나중에 아들러, 칼 융, 오토 랭크, 어네스트 죤스 등이 참가해 보다 전문성을 띠기 시작했으며, 후에는 잡지를 출간하는 등 정신분석 계열의 연구를 본격화시켰다. 이후 프로이드의 사상의 영향은 점점 확산되어 나갔으며, 1910년에는 미국에 와서 비엔나 정신분석 학파의 주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클라크 대학에서 강의했다.
프로이드는 환자들에 대한 정신분석을 통해 자신의 이론들을 개발하고 수정해 갔으며, 일생동안 많은 저술을 남겼다. 프로이드의 사상은 그 당시에는 의학이나 과학 단체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이론을 완고하게 주장해 나갔으며, 그의 견해와 상반되는 이론들은 배척해 나갔다.
1912년 이후부터 프로이드는 여러 전문 잡지의 출간과 논문의 저술과 정신분석학회 운영에 몰두하였고, 1918년까지 그는 주로 무의식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였고, 이러한 연구에 기초하여 1920년경부터는 억압의 구성요소들에 대하여 탐구하기 시작하였으며, 그후 계속하여 종교와 문화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였다.
나치가 1938년 오스트리아를 침공했을 때, 그는 런던으로 이사했고, 이듬해에 그 곳에서 1923년부터 고통을 주었던 후두암으로 83세에 죽었다. 그는 죽기 두달 전까지도 분석작업을 계속했으며, 투병 중에도 가끔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 외에는 모든 진통제의 투여를 거부했는데, 그 이유는 ‘명료하게 생각하지 못하기보다는 고통 속에서라도 명료하게 생각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2. 주요개념들
1) 인격의 구조
정신분석 요법의 견해에 따르면 인격의 구조는 세 개의 통일된 체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본능과 자아와 초자아이다. 이것들은 심리과정을 설명하는 용어이지 인격의 구조 속에 분리된 개체로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은 아니다.
(1) 원본능(id)
원본능은 인격 구조의 근본이다. 태어날 때 인격은 원본능으로만 구성된다. 원본능은 정신적 에너지의 근원이며 본능적인 힘이 여기에서 솟아나온다. 조직도 없고 분별력도 없으며 충동적인 욕구를 가지며 고집스럽다. 마치 끓어오르는 흥분의 도가니 같아서 타협할 줄 모르며 긴장을 견디지 못하며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얻으려고 하는 쾌락의 원리(pleasure principle)에 의해 지배받는다. 원본능은 논리를 모르며, 도덕도 모르고 오직 한가지 충동만을 내세운다. 쾌락의 원칙에 따라 본능적 욕구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그것이다. 원본능은 결코 성숙할 줄 모르며 인격 구조의 썩은 부분으로 항상 남아 있으며 원함과 그것을 위한 행동만 계속한다. 원본능은 무의식 세계에 속한다.
(2) 자아(ego)
자아는 외부 세계의 현실과 접촉을 갖는다. 자아는 다스리고 통제하며 조절하는 인격 구조의 집행자이다. 자아는 원본능과 초자아와 외부 환경 사이에 서서 본능적 욕구와 초자아의 명령과 외부 세계의 제한 사이에서 조정역을 담당한다. 자아는 의식 세계를 통제하며 잠재 의식에 억압을 행사한다. 자아는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에 입각하여 욕구 충족을 위하여 현실적 논리적 계획을 세우며 연구한다. 원본능과 자아의 관계를 보면 자아는 지성과 합리성에 입각하여 원본능의 맹목적 충동을 억제하고 통제하며 욕구 충족의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원본능은 주관적인 실재밖에는 모르나 자아는 심리 속에 있는 이미지와 외부 세계에 실존하는 사물을 분간할 줄 안다.
(3) 초자아
초자아는 도덕적이요 법적인 인격의 요소이다. 초자아는 사람의 도덕법으로서 그의 관심사는 오직 그 행동이 선하냐 악하냐 또는 바르냐 틀리냐에 있다. 초자아는 실재보다는 이상을 대변하며 쾌락을 추구하기보다는 완전을 추구한다.
초자아는 부모를 통하여 유아기에 받은 대로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와 이상을 대변한다. 그의 기능은 원본능의 충동을 억누르며 자아를 설득하여 현실적인 목표로 도덕적인 것을 선택하게 하며 완전을 추구하게 한다. 부모와 사회의 표준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 자신의 부분으로 만든 초자아는 심리적 보상과 형벌에도 관계된다. 보상은 자만과 자기 사랑의 감정이요, 형벌은 죄책감과 열등감이다.
2) 인간이해
프로이드의 인간이해는 본질적으로 비관주의적이요 결정론적이며 기계적이며 환원주의적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비합리적인 힘들, 무의식적인 동기들, 생리적 본능적 욕구와 필요 등 태어나서 5년간의 정신-성적 체험들에 의해 결정되어진다고 한다. 인간은 또한 에너지 체계로 이해된다. 정통 프로이드주의의 견해에 따르면 인격의 역동성(dynamics)은 정신적 에너지가 어떻게 원본능, 자아, 초자아에 분배되어지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한다. 에너지의 양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한 체계(원본능이든지, 자아든지, 초자아든지)에서 다른 두 체계들을 희생시키고 필요한 에너지를 가져 다른 체계들을 지배해 버릴 수가 있다. 행동은 이러한 정신적 에너지의 분배에 따라 결정된다.
프로이드는 또한 인간에 대한 두 개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하나는 인간이 발달한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인간은 내면적으로 자기 안에서 갈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에 대한 심리적 해석에 이 두 개의 이미지가 끼친 영향은 너무도 커서, 많은 목회자들의 경우 사람을 돕고 상담한다는 것은 곧 갈등을 처리하고 그 사람을 성장하게 함과 실질적으로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갈등에 쌓인 ‘자기’와, 그 갈등들을 극복하고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려는 ‘자기상’이야말로 목회상담을 찾는 이들의 주도적 이미지로 등장하였던 것이다. 예를 들면, 프로이드는 인간을 ‘비극적이며 동시에 희극적’인 존재로 보았으며, 인간이란 만족을 추구하는 본능적 욕구에 사로 잡혀있으면서도, 부모의 “문명화”하려는 권위적 힘 때문에 갈등에 빠질 수밖에 없는 존재로 보았다. 자신의 임상사례에 근거하여 프로이드가 이런 이론을 펴 나갈 때에, 본능적 욕구들은 끊임없이 서로 갈등하는 식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프로이드에게 있어서 본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에 의하면, 모든 본능들은 타고난 것이며 생물적이다. 프로이드는 초기에는 자기보존의 본능과 성적 본능이라는 두 가지 기본 본능을 제시하였으나 후에 이 두 본능을 하나로 묶어서 삶의 본능(Eros)라고 불렀고, 이와 반대되는 공격적 본능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죽음의 본능(Thanatos)이라 불렀다. 삶의 본능 가운데서 성격발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성 본능이다. 이 성 본능에 내재하는 정신적 에너지를 리비도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성적 본능의 정신적 측면이며, 일반적으로 삶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이와 같은 삶의 본능에 의하여 생명을 유지 발전시키고,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며 또 종족의 번창을 가져오게 한다는 것이다.
파괴의 본능이라고도 불리는 죽음의 본능은 생물체가 무생물체로 환원하려는 본능이다. 이 본능 때문에 인간은 결국 사멸하며, 살아있는 동안에도 자신을 파괴하며, 환경을 파괴시키려고 서로 싸우며 공격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살인과 같은 행동 특성들을 나타내게 된다고 한다. 프로이드는 모든 사람이 무의식적이기는 하지만 죽기를 원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3) 의식과 무의식
프로이드에게 있어서 의식세계란 전체적인 정신구조(psyche)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했다. 따라서 그는 의식보다는 우리의 삶의 모든 면에 걸쳐서 커다란 영향을 주는 무의식에 관해 주로 관심을 가졌다. 무의식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에부터 언급이 있었으나, 프로이드의 위대한 업적은 그것의 구조와 내용을 연구하고 어떻게 그것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 환상, 신념 그리고 행동에 영향을 주는가를 증명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자기 이해를 결정적으로 변화시켰다. 흔히 프로이드를 ‘심층심리학’의 원조로 내세우는 이유는 바로 무의식에 대한 그의 해명 때문이다. 그가 발견했듯이, 초기 아동기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성장부진은 계속하여 현재에서 창조적으로 사는 많은 사람들의 능력을 방해하는데, 이것은 무의식내에 있는 억압된 기억, 소망, 갈등, 충동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이러한 억압된 요소들을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서 치료를 해야한다고 한다.
프로이드는 인간의 행동과 인격의 문제를 바로 이해하려면 무의식을 바로 이해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무의식은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은 심리 현상들을 통해서 발견될 수 있다고 한다.
① 꿈: 무의식의 필요와 욕망과 갈등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현상임
② 말의 실수와 잘 아는 것을 잊어버림
③ 최면 상태의 암시를 최면이 깨어난 후 무의식중에 행함
④ 자유 연상에 의해 튀어나온 말들
⑤ 투사(project)의 기술로부터 얻어낸 자료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는 우리의 모든 경험들, 기억들, 그리고 억압된 욕망과 감정 등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욕망들과 동기들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의 통제의 한계를 벗어나 있는 것들이다. 프로이드는 거의 모든 정신 기능 활동의 원인이 깨닫지 못하는 부분에 숨어 있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심리치료의 목적은 무의식적인 동기를 의식화시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무의식적인 동기가 의식화 될 때에만 비로소 바로 알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의 역할을 바로 이해하는 것은 정신분석 상담의 핵심이다. 왜냐하면 무의식은 우리의 의식에서는 숨겨져 벼렸을지라도 우리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의 역동성이 모든 형태의 정신병 증세와 행동의 뿌리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치료는 건강을 저해하는 증세의 의미와 행동의 근본 원인과 억압된 욕망과 감정 등을 찾아낼 때에만 가능하다.
프로이드는 모든 행동에는 무의식적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이상한 생각, 환상, 꿈, 실언, 교회에서 무의식적으로 앉게 되는 자리,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등의 모두는 그 배경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심각한 장애자의 자학적이고 장애적인 행동조차도 숨겨진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그들이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종의 방어적 욕구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한 중년 남자의 한쪽 팔이 마비된 것은, 심리적으로 볼 때, 그가 수동적으로 의존하던 어떤 사람에 대해 분노를 느껴 싸우고 싶지만 그 후의 보복에 대한 공포와 싸우고 싶은 무의식적인 소망간에 있는 어찌할 수 없는 갈등이 표출된 경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마비는 결국 오랫동안 억압된 분노가 행동화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는 아마도 분노를 폭발한 이후에 느껴질 죄의식과 상대방에 의한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적 의미를 알게 되면, 자신과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수 있는 것이다.
4) 자아-방어 수단 (Ego-defense mechanism, 방어기제)
자아-방어 수단들은 개인들로 하여금 불안에 대처하여 상처받은 자아를 보호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여러 가지 수단은 꼭 병적이라고만 할 수 없으며 현실적인 실재와 맞서기를 회피하려고 습관적으로 이것을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자아-방어수단은 오히려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어떤 종류의 방어수단을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느 정도로 불안을 안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아 방어수단은 사실을 거부하거나 왜곡시키며 이것은 무의식에서 일어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거부(denial): 위협적인 현실에 눈을 감아 버림으로 불안을 방어해 보려는 수단이다. 사람들은 불안을 일으키는 현실을 실제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자가 죽었을 때 죽음 자체를 거부한다든지, 전쟁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서 전쟁의 비참성에 눈을 감고 전쟁은 비참하지 않다고 거부하는 것 등이다.
(2) 투사(projection): 자신의 자아에 내재해 있으나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을 다른 사람의 특성으로 돌려버리는 수단이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의 받아들이기 싫은 것이나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을 본다. 예를 들면, 타인을 바보라고 왕따를 놓으면서도 그런 요소가 자기 속에도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아니 하고 타인에게서 부족한 점을 보며 비판하는 것이다.
(3) 병적 집착(fixation): 인격 성장 단계 중 어느 한 단계에 고착하여 다음 단계로 성장하지 않음으로서 다음 단계가 주는 불안에서 벗어나 보려는 방어수단이다.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보다는 남에게 의지하고 싶어하는 어린이는 성숙한 사람이 마땅히 받아 들여야 할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 두려워 성장하기를 거절하고 유아기에 병적으로 고착하려는 것이다.
(4) 퇴행(Regression): 요구가 크지 않은 유아기의 시대로 퇴행하여 안주하려는 방어 수단이다. 퇴행은 병적 집착과 달리 이미 성장하여 그 성장 단계를 지나 왔는데도 불구하고 불안이 예상될 때는 무의식적으로 이미 지나온 과거의 단계로 다시 돌아감으로써 예상되는 불안에서 해방되려는 방어 수단이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놀라운 일을 당한 어린이는 아기가 하는 것처럼 울거나, 손가락을 빨거나, 숨으려고 하거나, 교사에게 매어 달리려 하는데 이것은 유아기로 돌아감으로써 불안을 피하려는 본능적인 방어 수단이다.
(5) 합리화(rationalization): 상처 입은 자아를 설명하여 빠져나갈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내는 방어 수단이다. 이것은 실망을 주는 현실로 해서 자아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지 않게 하려는 자기 기만의 방어 수단이다. 예를 들면, 여자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당한 청년이 사실 그 여자는 자신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에 불과하며 그렇지 않아도 자기가 먼저 그 여자에게 절교 선언을 하려고 했다고 자위하는 것이다.
(6) 승화(sublimation):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자신의 근본적인 충동을 소화하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고상한 목표를 세우고 충동적 에너지를 그 목표를 위해 사용하는 방어 수단이다. 예를 들면, 공격적인 본능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운동경기를 통하여 승화될 수 있다. 자신의 공격적인 본능적 충동을 권투경기에 쏟아 넣어 열심히 노력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환영을 받는 위대한 권투선수로 성공할 수도 있다.
(7) 치환(displacement): 자신이 원했던 원래의 목적물이나 인물을 잃어 버렸을 때 그것을 대치할 수 있는 다른 목적물이나 인물에게 에너지를 쏟아놓는 방어 수단이다. 자기 부모에게 분노를 느껴 걷어차고 싶어하는 아이는 걷어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누이동생을 걷어차거나 그것도 안될 때는 고양이나 길가의 돌멩이라도 걷어차서 자신 속의 충동적 에너지를 쏟아 버리려 한다.
(8) 억압(repression): 충격이나 상처 또는 불안을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의 것들을 잊어버리거나, 용납할 수 없는 것들이나 고통을 가져오는 것들을 무의식에 밀어 넣고 결코 의식화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본능적 노력을 억압이라고 한다. 억압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다른 자아방어 수단의 기초가 되거나 정신병 증세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9) 반동형성(reaction-formation): 무의식적 소원에 정반대가 되는 행동을 취한다. 위협적인 감정이 심연에서 일어날 때 이 감정을 위장하려고 정반대의 행동을 한다. 예를 들면, 자기 자식에게 너무 무관심하다고 느끼는 어머니가 그 죄책감 때문에 자식에게 지나친 보호벽을 쌓는다든가 지나치게 애정을 베풀려고 애쓴다. 지나친 호의와 친절을 보이는 바로 그 사람은 자신 속에 있는 적의와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려는 위장정책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6) 성격발달의 과정: 초기 성장의 중요성
사람들이 상담을 할 때 갖는 문제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많이 나타난다. 첫째, 자기 자신과 타인들을 신뢰할 수 없음, 사랑하기를 두려워하고 친밀한 인간 관계를 맺기 어려움,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못함. 둘째, 적대감, 분노, 울분, 미움 등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함.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의 능력을 거절해 버리는 자율성의 결여. 셋째, 자신의 성과 감정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남자로서 또 여자로서 당당히 선언하지 못하며, 성을 두려워 함 등이다. 이런 것들의 원인은 무엇인가?
프로이드에 따르면, 인격적인 사회적 성장(사랑과 신뢰, 부정적인 감정의 처리, 그리고 자신의 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은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5년간의 성장에 기초하여 일어난다고 한다. 즉, 이 초기 발전단계가 후기 인격성장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처음 5년간의 성장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1) 구강기(oral stage, 생후 1년까지)
프로이드는 유아성욕이론을 내세웠다. 프로이드 때까지는 어린이가 성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성을 문화적 금기로 생각했던 사회적 배경 때문으로 보여진다.
태어나서 만 1세가 되기까지 아기들은 구강기를 경험한다. 어머니의 젖을 빨면서 아기들은 배고픔과 쾌락의 욕망을 만족시키는데, 이 시기에 가장 민감하게 성욕을 자극시키는 부분은 입과 입술이다. 그러므로 아기들은 빨면서 성적 만족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탐욕이나 욕심 등은 이 시기에 음식이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결과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얻고자 애쓰는 물질적인 것들은 실제로 어머니로부터 얻고 싶었던 음식과 사랑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신하여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구강기의 주요 성장 과제는 인간과 세계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얻는 것이다. 사랑은 불안과 공포와 불충분 등을 물리치고 정상적인 인격을 형성하게 하는 최상의 요소이다.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아동들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다.
반대로 아동들이 만일 자신들이 불필요하고, 용납 받을 수 없고, 사랑받을만한 존재가 되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 것이다. 거절당한 아이들은 세상을 불신하는 법을 배우는 셈이다. 그들은 세상을 위협적인 장소로 받아들인다. 유아기의 거절당함의 결과로 아동들은 자라면서 두려워하며, 불안해하며,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며, 질투하며 공격적이요, 적대감에 차 있고, 고독한 아동으로 자라게 된다.
이 구강기 성격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두 단계로 나누어질 수 있다.
1단계(구강 의존적 또는 수동적 성격): 생애 초기에 나타나는 특성으로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 주로 어머니로부터 사랑과 음식을 얻기 위해 타인에게 의존적인 특성을 발달시킨다. 그러나 사랑과 음식을 얻기 위해 지나치게 의존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수동적이고 미숙하며,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남을 너무 믿어 잘 속고, 탐욕적이고 소유욕이 강한 성격을 나타낸다. 그러한 의존에 대한 반발로 지나치게 독립적이거나 타인을 불신하는 경향도 있다.
2단계(구강 공격적 또는 가학적 성격): 생애 첫 해의 마지막에 나타나는 특성으로 주로 이유와 관련해서 나타나는 심리 특성이다. 지나치게 갑작스런 이유, 아이가 배고플 때 너무 늦게 반응하는 것은 이빨이 나면서 점점 공격적으로 깨물거나 물어뜯는 특성을 발달시킨다. 그런 아이가 성인이 되면 지나치게 냉소적, 비판적, 부정적이고 매사를 비꼬듯 바라본다. 또한 공격성에 대한 반발로 남에게 좋은 말만 하면서 공격성 때문에 나타나는 불안을 해소하기도 한다.
(2) 항문기(anal stage, 1-3세 까지)
구강기에 아기들이 건전한 신뢰감 즉 세상에 대한 신뢰감과 사랑의 용납을 경험해야 하듯이, 항문기에 아동들은 인격성장에 있어서 또 다른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시기에 성취해야 할 과제들을 보면 독립성과 자신의 능력과 자율성을 배워야 하며,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깨닫고 처리해야 하는가를 배워야 한다. 1세에서 3세에 이르는 항문기는 인격형성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아동들은 끊임없이 부모의 강력한 요구를 받게 되며, 환경을 탐구하면서 끊임없이 욕구불만을 체험하며, 스스로 자립하여 음식을 먹으며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변기사용 훈련을 받으면서 아동들은 최초로 훈련을 받는다. 변기사용 훈련방법과 이때 부모들이 아동들에 대하여 보여주는 감정, 자세와 반응들은 아동들의 인격적 특성을 형성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문기의 성장단계에서 아동들은 적대감, 파괴성, 분노, 울분, 미움 등 소위 부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도 용납될 수 있는 감정들인 것을 배우는 것이 이 시기 아동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상담을 할 때 내담자들이 아직도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와 미움을 용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음을 보게 된다. 그들은 분노와 미움의 이러한 감정들이 좋지 못한 것임을 직접 간접으로 배웠고, 분노와 미움의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시하면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아동들은 그 감정들을 억압해 버린다. 이러한 감정들을 억눌러서 자기의 감정으로 받아들이기를 거절하면서부터 사람들은 자기의 감정을 전체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적인 인격형성을 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에 아동들은 자기 자신의 능력과 독립성과 자율성을 경험한다. 그런데 만약 부모들이 자식을 지나치게 도와주면, 그들은 자식들에게 “너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인간이야!”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자기 스스로 해보기를 원한다. 그리고 실수를 경험할 필요가 있으며, 실수하더라도 괜찮다고 하는 감정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아동들은 자기 자신이 독특한 인격을 소유한 개인인 것을 깨달으며, 자기 자신의 능력을 인식해 나가는 것이다. 상담시에 보면 많은 내담자들이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상실해 버리고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자신에게 무슨 능력이 있는지 알지 못하여 상담하러 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항문기의 인격성장의 결함 때문인 것이다.
항문기 성격의 특징을 둘로 구분해 보면, 첫째로, 항문보유(anal retentive)성격이다. 이것은 거칠거나 엄격한 배설 훈련을 받았을 경우 나타나는 성격 특성으로 항문 강박증 성격과 항문 폭발성 성격으로 구분할 수 있다.
* 항문 강박증 성격: 지나치게 깔끔을 떨고, 시간 약속에 민감하며, 인색하고 원리 원칙적이고 고집이 세고 복종적인 성격 특성을 보인다.
* 항문 폭발성 성격: 지나치게 지저분하고 사치와 낭비가 심하며 무책임, 무질서, 사행심 같은 성격 특성을 보인다.
둘째로, 항문공격성격이다. 배설을 칭찬하고 격려함으로써 나타나는 성격특성으로 타인들과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인자함, 선물, 자선, 박애적인 행동을 많이 하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파괴적이고, 잔인하고, 공격적인 성격 특성을 보인다.
(3) 남근기(phallic stage, 3-5세)
이 시기에 정신-성적 활동은 더욱 가속화되고 성기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신의 몸을 탐색하여 남녀의 구별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성적 욕구에 대한 자세가 대부분 성기기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성적 욕구를 받아들이고 성적 충동을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는 동시에 양심개발의 시기이다. 아동들은 이 시기에 도덕규범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부모들이 자녀에게 너무 가혹하며, 비현실적인 도덕규범을 주입시키게 되면 자녀들의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화될 우려가 있다. 만약 부모들이 자녀들의 모든 충동들이 죄악이라고 가르치게 되면 자녀들은 곧 자기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적 충동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이 때 체험한 죄책감은 성장한 후에도 그대로 남아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을 방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부모로부터 주입 받은 도덕규범으로 자녀들의 양심을 형성하게 되면 아동들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나 생각해 보는 것조차도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부모님이 주입하는 것을 질문 없이 받아들여 도덕적 인간이 되기보다는 단순히 두려움 속에 사는 사람이 되고 만다. 또 다른 문제점들을 보면 엄격성, 심각한 갈등, 죄책, 후회, 부정적인 자기 평가, 자기 연민, 자기 정죄 등이다. 이 시기에 아동들은 자신의 성적감정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가르침을 받아야 하며, 자기 몸에 대한 건전한 신뢰심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 시기에 아동들은 육체적 쾌락과 무엇이 옳고 그른지와, 남성이 무엇이며 여성이 무엇인지 하는 것 등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어떠한 관계를 가져야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마음 자세를 준비하게 된다.
만일 내담자가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하여 혼동된 생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성적감정과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아동기 경험을 깨닫고 그때 억압된 감정을 재경험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면서 내담자들은 과거 그들의 무의식 속에 묻어 두었던 수많은 감정을 깨닫고 다시 체험해 나가면서 아동기의 감정을 해소시키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남자아이들의 심리적 갈등을 외디프스 컴플렉스라 한다면, 여자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은 일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라 한다. 이것은 여자아이들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어머니를 경쟁 상대로 삼으면서 나타나는 심리적 특성으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여자들이 갖고 있지 않은 성기를 부러워하는 남근 선망(penis envy)이 이 시기에 나타난다고 한다. 외디프스 콤플렉스 이론을 외디프스 신화에서 빌려왔듯이, 일렉트라 콤플렉스도 일렉트라 신화에서 빌려왔다. 일렉트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공주이다. 그녀는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연합군 사령관인 아가멤논의 딸이었다. 일렉트라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가있는 동안 바람이 나서 정부와 놀아났다. 그러다 남편이 돌아오자 정부와 공모해 남편을 살해했다. 이 사실을 안 일렉트라는 아버지를 애도하며 어머니를 증오한다. 어머니와 정부는 일렉트라를 미워하여 못살게 굴었지만 그녀는 복수를 꿈꾸며 인고의 나날을 보냈다. 마침내 일렉트라는 다른 나라에 망명해 있던 동생을 만나 설득해서 어머니와 정부를 살해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내용이다.
이후에는 잠복기(latent stage, 6-12세)를 거치는데, 이때는 아동에게 사회화가 일어나서 아동은 보다 큰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성적 충동은 학교에서의 공부, 취미, 운동 등에 의해서 어느 정도 승화된다. 그후 성기기(genital stage, 12세 이후)로 가는데, 이때는 리비도가 성기에 집중되는 시기로, 이성에 대한 갈망과 호르몬의 변화가 나타나고 성행위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직접 성행위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자위 행위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면서 쾌락을 경험하는 시기이다. 프로이드는 생후 5년간에 관심을 가졌고, 청소년기나 성인기의 위기에 대해서는 별로 논하지 않았다. 후에 에릭슨이 이를 넘어서서 보다 큰 관점에서 성격발달을 논한다.
3. 상담의 기술과 절차
정신분석요법의 목표는 내담자의 무의식을 의식화함으로써 개인의 인격 구조를 재편성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신분석요법의 기술로는 자유연상, 꿈의 분석, 저항의 분석, 전이관계의 분석이 있다. 여기에서 해석은 자유연상, 꿈, 저항, 그리고 전이관계 등을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기초적인 절차이다.
1) 자유연상(Free Association)
정신분석 상담의 핵심적인 기술은 자유연상이다. 상담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일상적인 생각들과 선입견들을 깨끗이 제거하도록 하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면 무엇이나 이야기하게 한다. 그것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어리석어 보이고, 하찮아 보이고, 비합리적이요, 비논리적이라도 가능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게 한다. 내담자가 어떠한 잠재적인 억압도 받지 않고, 어떤 감정이나 생각들을 흘러 넘쳐 버리게 하는 것이다. 이때 내담자는 긴 의자에 눕고, 상담자는 그의 뒤에 서서 내담자의 말을 청취함으로써 내담자가 연상의 자유로운 흐름을 방해하지 않게 한다. 자유 연상은 과거의 경험들을 상기시키며 과거의 충격적 상황에 관련된 감정들로부터 해방하는 방법이다. 이때 감정을 해방시키는 것을 정화(catharsis)라고 하는데, 정화는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잠시 동안 경감시킬 수 있지만 그 자체 만으로서는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화는 내담자의 억압된 감정 중의 일부를 순화시켜 통찰의 달성을 위해 길을 예비하는 것이다. 내담자로 하여금 더욱 객관적인 자기 성찰과 자기 평가를 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하여 상담자는 자유 연상의 주요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자유연상 과정에서 상담자의 사명은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억압된 것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연속되는 자유연상들은 상담자를 인도하여 여러 사건들 가운데서 내담자가 맺고 있는 특별한 관련성들을 찾아내게 해준다. 내담자가 자유연상을 하다가 막히거나 주저할 때 그는 지금 불안을 일으키는 것들과 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내담자의 자아가 상처 입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내담자의 무의식이 작용하여 불안을 일으키는 것들을 말하지 못하도록 자아 방어 수단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상담자는 그것들을 내담자에게 해석해 주어서 그의 심리 심층에 억압되어 있는 정신의 역동성에 대한 통찰을 얻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분석의 이 기초적인 방법은 그대로 따르기가 쉽지 않다. 우리들 대부분은 진실하게 말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통스러운 내용들을 이야기 하기는 어려워서 종종 저항이 뒤따른다.
2) 꿈 해석
꿈 해석은 무의식의 내용을 노출시키며 미해결의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에 자아방어수단은 기능이 약해지고 억압된 감정들이 표면에 떠오른다. 프로이드는 꿈이 무의식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라고 보았다. 그 이유는 꿈에서 무의식적 소원과 욕구와 공포가 표면화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동기들은 그 사람에게 너무나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에 그것들은 공개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표출되기보다는 위장되거나 또한 상징적인 형태로 표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꿈은 두 개의 내용을 포함하는데, 하나는 잠재된 내용(latent content)이요 다른 하나는 명백히 명시되는 내용(manifest content)이다. 전자는 위장되어 있고 상징적인 것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보면,
어떤 부잣집 중년 부인이 집에 들어오다가 넘어졌는데 집 앞에 사는 잘 생긴 청년이 일으켜 주면서 아주 자상하게 “아이구 사모님! 얼마나 아프세요?” 하면서 자신의 손수건으로 중년 여성의 상처난 무릎을 닦아주고 집에까지 부축해 주었다고 가정하자. 이 중년 여성의 남편은 사업상 바빠서 며칠씩이나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 상태에서 외로워하고 있었는데 집 앞에서 하숙을 하고 있는 한 청년이 그렇게 자상하게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었으니 괜히 마음이 끌린 것이다.
여성이 남성에게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것은 남성의 배려와 따뜻함이라고 하는데, 이런 그의 태도에 여자는 마음을 빼앗겼다고 할까? 그러던 차에 저녁 먹고 2층 방에서 창문을 열었다가 바로 앞 집 청년이 우람한 근육을 드러내놓고 목욕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날 저녁 이 여성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앞집 청년 때문이었다. 리비도에 저장되었던 성적인 욕구가 문이 열려서 막 튀어나오는데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회 통념상, 윤리 도덕상, 법률상, 유부녀와 총각이 어떠한 성적인 관계를 맺는다면 이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초자아로 인해서 성적인 욕구가 좌절되는 것이다. 또 현실적으로도 그 청년에게 가서 “데이트라도 한 번 합시다”라고 말하게 되면 그 청년이 뭐라고 할까? “늙어서 주책 떤다고 할까?” 자아(ego)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하고 있다. 점점 불안해지고 마음대로 못하니까 마음이 답답해지고 괴로움을 겪게 되고 밥맛도 없어지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꿈을 꾸는데 “천사가 나타나서 자신을 안고 천국으로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 천국에는 푹신푹신한 구름이 많이 있었는데 그곳에 자신을 사뿐히 눕혀 놓는 꿈”을 꾸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억압된 욕구가 꿈으로 분출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꿈을 해석한다면 어떤 의미가 담겨 있겠는가? 천사는 바로 앞집 청년이다. 자신을 품에 안았다는 것은 안기고 싶은 욕망이 표출된 것이다. 천국으로 갔다는 것은 러브 호텔을 의미할 것이다. 구름 위에 눕혔다는 것은 바로 침대를 뜻한다. 이것이 바로 꿈의 해석이다. 꿈은 억압된 감정이 표출되는 통로라고 했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에서는 의미 없는 소위 ‘개꿈’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꿈에는 무의식이 표출되어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꿈해석에서 융은 프로이드와는 다른 입장을 보인다. 꿈은 예로부터 신비한 것이며 초자연적인 것으로도 이해되어 왔는데, 융은 꿈해석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으며, 보다 긍정적인 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가늘고 긴 막대기’를 보았을 때, 프로이드는 남자의 성기라고 하겠지만, 융은 개성화를 가로막는 것들을 치우는 막대기라고 해석하는 입장이다.
3) 저항의 분석과 해석
저항은 상담의 진행을 방해하여 내담자의 무의식에 있는 것들을 노출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연상이나 꿈을 얘기해 나가는 동안에 내담자는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나 경험들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아니한다. 프로이드는 저항을 내담자가 용납할 수 없는 불안에서 자신을 방어하려는 무의식의 역동성으로서 그의 억압된 충동들이나 감정들이 표면에 떠올라 의식화되려고 하는 순간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저항이 위협적인 무의식의 내용을 통찰하려는 것을 방해하므로 상담자는 그것을 지적해 내야하고, 내담자는 갈등들을 현실적으로 대처하려고 한다면 저항과 맞서야만 되는 것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왜 그가 저항을 하는지에 대한 해석을 해 줌으로써 내담자 자신이 그것들에 대하여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저항들이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담자의 일상 생활에서 행하는 일상적인 자아방어수단에 속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불안에서 자아를 방어하려는 수단이요 더욱 만족스러운 삶과 경험과 그리고 내담자의 가능성을 침해하는 요소임을 반드시 깨우쳐야 한다.
4) 전이(transference)관계의 분석과 해석
전이는 상담과정에서 내담자의 과거에 그에게 중요한 의미를 주었던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내담자의 현재 순간을 왜곡시켜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향했던 감정을 상담자에게 전이시키면서 나타난다. 현재 상담자와의 관계에서 내담자는 그의 부모에게서 과거에 느꼈던 거절과 적대의 감정을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상담자는 전이 관계의 분석을 통하여 내담자의 과거를 다시 살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담자의 과거에 대한 병적인 집착과 상실에 대하여 통찰력을 얻게 하며, 그의 과거가 그의 현재의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나를 발견하게 해준다. 전이관계 해석은 내담자로 하여금 그의 정서의 성장을 과거에 집착시켜 버리거나 지연시키고 있는 해 묵은 갈등을 해소하도록 해준다.
프로이드가 분명히 밝혔듯이 능력 있는 치료자는 내담자의 전이 욕구를 감소시켜 그들이 과거의 관계에 머무르고자 하는 것이 성장을 저해시키는 것임을 알게 하고 그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전이현상은 기타 다른 밀접한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면, 결혼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보편적인 무의식적 성장방해 요인은 소위 ‘배우자를 부모화하는 것’으로, 이는 자신의 배우자를 자신의 어머니나 아버지의 형상으로 보는 것이다. 상사, 성직자나 다른 권위적인 인물들에 대해 가지게 되는 이미지와 같은 만성적인 문제들은 무의식적인 전이투사에 그 근원을 둔다(사람들은 종종 하나님에 대한 유아적이고 신비적인 전이감정을 카리스마적 목사에게 투사한다). 이러한 전이역동성을 잘 인식해서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 중요하다.
* 역전이(countertransference)
역전이는 치료자가 자신의 생애 초기의 관계들로부터 생겨난 무의식적 요소들을 환자들에게 무의식중에 투사하는 것이다. 전이와 역전이 요소는 모든 치료관계와 교사-학생의 관계에 있어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 치료가 바로 진행되기 위해서 치료자는 먼저 자신을 치료하여 역전이 투사를 인식하여야 하고, 그래서 이것들을 줄이고 현재에서 확실히 자기의 내담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4. 평 가
1) 공헌
(1) 인간은 자주 그 개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수용할 수 없는 충동들에 의해 사고나 행동이 동기화된다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2) 최초로 체계적인 성격이론과 심리치료의 기술을 개발하였다.
(3) 성격발달에서 유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자녀 교육에 대한 각성과 연구를 자극했다.
(4) 무의식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 문제점
(1) 그는 인간의 본질을 너무 일면적으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곧 그는 인성을 생물학적인 차원으로 환원시켜, 병리중심적으로만 이해했다.
(2) 그의 본능적이고 생물학적인 환원주의(reductionism)는 19세기의 뉴톤의 물리학을 반영하여 인간에 대한 하나의 기계적인 모형을 만들어 냈다. 그는 자아를 한편으로는 본능적 욕구와 충동으로 차 있는 ‘원본능’과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의 엄한 명령이 내재되어 있는 ‘초자아’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이드에게서는 자신의 갈등과 성장에의 노력을 효과적으로 다루어 나갈 수 있는 강하고 통일성 있는 자아의 가능성은 찾아볼 수 없다. 심리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프로이드의 이해를 보면 엄격한 결정론에 입각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인간의 무의식세계에 존재하는 덫에 대한 그의 강조는 정확했으나, 그는 인간에게는 자신에 대한 자아인식을 증대시키는 능력이나 인성, 즉 ‘갈등이 없는’ 영역에서 기능 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믿으려 들지 않았다.
(3) 그는 무의식의 원시적이고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면들을 정확히 서술했다. 그러나 융과는 달리 인간 정신세계의 심층에 존재하는 풍부한 잠재성과 창조성에 대해서는 강조하지 않았다. 심리현상의 기원에 대한 매력에 이끌려 그는 과거의 영향을 지나치게 과장했다. 그리고 미래가 인간이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게끔 고무할 수 있다는 개념은 부정했다. 프로이드는 예술, 철학, 종교 등 인류의 모든 문화적인 성취를 단지 성적 에너지가 승화된 결과로 평가절하했다. 이와 같은 환원주의는 인간의 내부에서 독자적인 작용을 하는 높은 차원의 존재가 부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4) 그의 지나치게 개인 중심적이며 본능 중심적인 시각은 인간의 발달을 본질적으로 본능과 관련되는 심리 내적인 발달로 격하시켰다. 그는 심리 내부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그의 개인주의와 염세주의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상반되는 것으로 보았다.
(5) 인간에 대한 프로이드의 이해는 19세기의 에너지 이론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그는 여러 면에 있어서 사람들간의 상호교류가 물리적 에너지의 교환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자기 도취(narcissism)는 타인을 사랑하는 힘을 고갈시킨다는 생각에 빠져 그는 진정한 자기 사랑, 자기 존중과 자기 보호만이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는 중요한 통찰(후에 에릭 프롬과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발달됨)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자기 사랑이 아닌 만성적인 자기 도취는 자기 의심, 자기 거부, 그리고 자아력이 결핍된 병리현상이다.
(6) 그는 병리현상을 야기시키는 종교들에 대해서는 뛰어난 통찰을 했지만, 이와는 반대로 성장케하고 온전성을 지향하는 종교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가 자신의 환자들에게서 보았던, 주로 부족 사회의 토테미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유아적이고, 강박적이고, 소망 지배적인 종교들에 대해 나름대로 비판을 가하고, 마치 이러한 비판이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이 본래 무아적이고 영적인 차원의 삶을 개발하지 않으면 자신의 기본 잠재력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7) 여성에 관한 프로이드의 잘못된 인식은 여성차별주의를 강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신경증인 여성 환자들에게 본 것을(예를 들면, 자학증세나 자기 주장을 못하는 것) 그들이 살았던 가부장적 문화의 장애적인 영향의 결과로 보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모든 여성에게서 보편적인 표준이라고 가정했다. 그의 무의식적 성차별은 아동의 성장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아버지의 역할을 과장하게 되었다. 여성 심리학자들이 보듯이, ‘정상적인’ 심리성욕 발달에 관한 그의 많은 이론들은 실제로는 가부장적 문화 속의 소년과 소녀의 발달방식을 기술한 것이며, 이것은 결국 가부장적 문화의 규준과 가치를 옹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