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HISTORY
"WHY NOT CHANGE THE WORLD?학예사(큐레이터), 역사학자, 고고 사학자, 연구원, 기록관리 전문가 등
관광·통역 안내사, 인천공항 에이전시, 외국계열 회사 취업 등
교육대학원 진학 후 중·고등학교 교사
신문사·언론사 기자, 작가 등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국사편찬위원회 주관
한국어문회 주관
(각종 어학 관련 자격증)
안녕하세요. 역사학과 후배 여러분! 역사학과 11학번 김민우입니다.
저는 17년도에 졸업해서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재직 중입니다. 제가 후배 여러분에게 남기는 이 글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전시기획·공연사업·문화상품사업·출판사업·교육사업·관람객 편의사업 중 전시기획 사업 파트에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국립박물관 학예사들과 협업하여 전시관 동선부터 시작하여 유물 배치, 편의시설 배치, 전시 사업에 관련된 책자 보급, 문화상품 제작 지원 등의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박물관이라고 해서 한국사 지식만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외 유물도 전시기획을 하기 때문에 동양사·서양사 지식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박물관학의 지식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과에서는 한국사·동양사·서양사는 물론 박물관학 수업도 있기 때문에 박물관에 관련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역사학과에 왔을 때에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수업방식이 중·고등학교 때 했던 주입식 교육과는 차원이 달랐으며, 역사를 보는 관점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가지 역사적 사실을 두고도 여러 가지 견해가 나올 수도 있는 고차원의 수업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역사를 정해진 틀에서 생각하지 않고 뒤집어도 보고, 뒤틀어도 볼 수 있어 역사적 사실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고, 이런 흥미 덕분에 학교생활을 더욱더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처음에는 수업이 굉장히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사가 좋아서 역사학과에 오신만큼 즐기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저는 4학년이 될 때까지 졸업하고 나서 어디에 취직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습니다. ‘역사학과 졸업해서 뭐하지?’란 생각은 가득했으나, 미래의 걱정 같았고, ‘졸업하면 뭐라도 되겠지.’란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우리의 머릿속에서 역사학과의 진로라고 하면 역사·문화·박물관 관련 공무원, 역사 교수·교사·강사 등 굉장히 좁은 취업 폭으로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여러분의 꿈을 공무원 혹은 교사라는 틀에 가두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구직 활동 중 저는 사기를 당한 적이 있었고 역사전공을 살리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군 생활 때 하고 싶었던 부사관을 하기 위해 6개월을 준비해서 육군 부사관학교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단으로 선발되었습니다. 비록 부사관학교에서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부사관을 하지 못했지만, 역사와는 아무 관련 없는 군대에서 역사와 관련이 있는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이는 곧 ‘내가 가진 역사 지식을 편협한 틀에 가둘 수 없다.’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부사관학교에서 퇴교 후 저는 한국사를 포함한 여러 자격증에 도전했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포함하여 준학예사, 한국사지도사, 한자능력검정시험, 세계사능력검정시험, 한자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전국에 있는 지방 박물관과 더불어 교과서를 편찬하는 출판사, 박물관을 디자인하는 디자인 회사, 각종 문화원 등에 수백 장의 자소서와 이력서를 작성했습니다. 스펙도 없고 지방대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지방 국립박물관은 물론 심지어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과에서도 면접을 보기도 했습니다.
정말 4학년 때까지 수업만 들으러 학교에 다녔고 꿈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저였기에 자신 있게 후배 여러분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꿈은 생각보다 쉽게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해서 대한민국의 찬란한 역사를 빛낼 후배님들이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
역사학과 후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사학과 09학번 지요한입니다.
저는 서울 강서소방서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역사학과와 소방공무원이 큰 관련이 있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이 글이 미약하게나마 후배 여러분들의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역사학과에 입학하여 학교생활을 했을 땐, 나름대로 역사학이라는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여 역사학과 관련된 진로를 개척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있었으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생활고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그 포부를 결국 접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에 우연히 소방공무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막연히 ‘대단하다’, ‘고생한다’는 느낌만 들었는데, 계속 보게 되니 감정이입이 되어서 “과연 저 일을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도달할 때 쯤부터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는데, 모든 일에 발 벗고 나서서 돕는다는 거창한 의미로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남을 돕는 일을 즐겼고,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위에 말했던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게 된 계기와 맞물린 시점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보람을 느끼는 것과 돈을 버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방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방공무원이 되려면 어떤 것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찾아보니 특별히 요구하는 자격증이나 자격요건이 없어서 한번 준비해 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졸업 후에 본격적으로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른 수험생들보다 머리가 뛰어나지도 않았고, 신체 능력이 좋지도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 했습니다. 쉬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또한, 통학하는 길에 인터넷강의를 시청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갔고, 막차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집에 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공부와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목표점수를 만점으로 잡고 공부를 하였기에 모의고사에서 아무리 높은 성적과 높은 석차를 받았어도 자만하지 않고 그날 풀었던 모든 문제를 몇 번씩 검토해 보았습니다.
이런 노력을 한 시간이 점차 쌓여가다 보니 스스로 놀랄 정도로 빠르게 합격의 길에 가까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2017년도에 졸업한 후에 2018년도 하반기 소방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에 합격하여 2019년 7월부터 서울 강서소방서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역사학과에서 4년 동안 배운 과정들이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뿐만 아니라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시험과목 중 한국사가 있어서 한국사 과목을 공부할 땐 큰 어려움 없이 처음부터 고득점이었고, 나머지 과목들도 배경지식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과목이었기에 공부한 만큼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방공무원이 화재, 구조, 구급 등의 현장에서 몸을 쓰는 활동을 통해 일을 하는 직업이지만, 그 활동 만큼 공문서 기안이나 각종 일지 작성과 같은 글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역사학과에서 4년 동안 레포트를 작성하고 졸업논문을 쓰면서 얻게 된 문서작성 능력이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사학과의 4년 과정 속에는 단순히 과거의 사실이 기록된 내용만을 학습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과정 및 결과를 토론식 수업을 통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 각각의 생각과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정립된 지식과 자기 생각을 매 학기 레포트를 통해 합리적, 논리적인 글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7~8회 거친 후 역사학과의 학위를 취득하게 될 때쯤에는 각 학생들의 사고와 표현력이 많이 성장하여 그 결과물이 졸업논문에 고스란히 녹아들게 될 것입니다.
교수님들이 요구하는 레포트나 수업 참여 과정들을 능동적, 자기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자신의 진로를 개척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여러분께 돌아올 것이며, 이후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다른 진로를 찾아간다 하여도 역사학과의 4년 과정에서 얻게 된 것들이 어떤 업무를 수행하든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열정이 각자의 길에서 긍정적인 열매를 맺게 되길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역사학과 학우 여러분, 저는 역사학과 졸업생 07학번 김영준입니다.
이렇게 글월로나마 학우 여러분을 만나보게 돼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저는 2012년에 졸업 후 현재 학원 및 각종 문화 센터에서 한국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고액의 연봉을 받는 대기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의 전공을 살려서 학부 시절에 배운 것들을 토대로 일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정시로 역사학과에 입학한 학생이 아닌 편입생입니다. 본래 전문대에서 정보통신학이라는 전혀 다른 학문을 전공했다가 졸업 후 나름의 뜻이 있어서 역사학과에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역사학과에 들어왔던 이유는 오로지 역사학이 즐겁고 재미있어서였습니다. 처음 대학을 갈 때, 원하는 꿈을 선택한 게 아니라 그저 취업이 잘될 것 같은 곳을 점수에 맞춰서 갔던 것이기에 그동안 후회가 많았고, 이 때문에 졸업 후 취업을 포기하고 어렵사리 편입을 결정해 목원대학교 역사학과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즐거웠던 역사학과 학부 생활을 마치고 졸업을 한 후 취업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기존의 취업 시장에서 우리 역사학과는 조금은 불리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취업하기 쉬운 정보통신공학을 포기하고 역사학을 편입해서 역사학을 공부한 것에 대해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역사학이라는 것은 제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며 역사학과 관련이 없는 일은 결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성공하는 사람은 남다른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학과가 취업 시장에서 불리한 점은 남다른 면을 갖추어야 더욱 더 원활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남다른 면이란 단순히 영어 토익 점수를 쌓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하는 정도에서 끝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남들이 영어를 할 줄 알면 우리는 영어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남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우린 실제적인 실무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극히 다행스럽게도 역사학과에는 이러한 부분을 케어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학우 분들의 학업을 적극적으로 지도해주시는 훌륭한 교수님들과 학과 내의 여러 커리큘럼이 바로 그것입니다. 학과에서 하는 스터디나 교환 학생 프로그램, 그리고 보고서 요약과 발표 등을 결코 게을리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십시오. 이 모든 것이 사회에 나가서 반드시 사용되는 것이며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차별점을 만들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으며 오로지 밑에서부터 배워 위로 막힘없이 통달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실을 얻을 것이라 믿으며, 학우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목원대학교 역사학과 06학번 서희종입니다. 먼저 후배님들의 진로 도움을 위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디 이 글이 후배님들의 진로 설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2013년도에 목원대학교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일반대학원에 진학하여 고려시대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고려 무신집권기 조위총 반란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지금은 박사과정을 수료하여 기획재정부 산하 글로벌지식협력단지 한국경제발전전시관에서 선임연구원(수장고 및 유물 관리)으로 재직 중입니다.
학과 입학 후 저는 전공에 대한 문제로 많이 방황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이유는 역사학을 좋아만 했던 터라 막상 학문적으로 공부하려하니 어렵고 난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학년을 보내고 군대를 다녀와 2010년에 복학하였는데, 우연히 책을 읽던 중 문구가 하나 눈에 들어왔습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는 현재를 끊임없이 밝혀주는 등불이다”- 이를 계기로 역사학을 왜 배워야하는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학년 ~ 4학년까지 한국사·동양사·서양사의 각 시대사와 심화교과목(인물탐구, 사료읽기 등)을 전부 배워나갔고, 그 과정에서 도중만 선생님과 박재우 선생님(2007~2012년 한국사 교수님)이 주관하시는 스터디에 참여하며 전공에 관한 이해를 심화시켜 나갔습니다. 특히 도중만 선생님의 사기 스터디와 박재우 선생님의 독서 스터디는 저의 사료 원전 독해능력과 글쓰기·논문분석·발표와 토론하는 능력을 함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학부논문을 작성하던 4학년 2학기의 학업적 고민과 대전시립박물관 학예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있던 경험들 때문입니다. 저는 3학년때 고려시대, 그 중 고려 후기 ~ 여말선초의 국제관계에 관심을 두어 관련된 연구서와 논문을 정독하며 고민을 심화시켜 나갔습니다. 4학년이 되어서는 「공민왕대 대명관계의 성립과 변화」라는 주제로 학부논문을 작성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고려시대를 좀 더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당시 학예연구원으로의 근무를 계기로 박물관 학예업무와 유물관리 등 관련 업무를 직접 경험하면서 그 관심이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학예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박물관학을 비롯한 관련 공부를 준비하였고, 그 과정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였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특별히 따로 준비한 것은 없었습니다. 학과에서 제시하는 수업 커리큘럼과 도중만 선생님과 박재우 선생님이 주도하셨던 스터디를 성실하게 참여하고 이행한 것이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 준비는 물론 대학원 진학 이후 수업 참여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터디를 하며 쌓은 경험은 학부논문과 석사학위논문은 물론 대학원에서 작성하는 보고서나 일반 논문을 작성할 때 사료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밑거름이 되었고 연구사 정리 및 글쓰기, 발표 및 토론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발표문, 보고서, 학위논문을 작성하는데 상당히 수월했습니다. 실제로 대학원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료독해, 분석능력이나 글쓰기, 발표 및 토론에서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은 연구자에게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대학원 입학 후 당장 잘 했던 것은 아니지만, 학부 때 습득한 능력들을 지속시키기 위해 여러 선후배들과 사료강독, 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글쓰기 및 논문읽기 세미나 등에 참여하였습니다. 저 역시 이 과정들을 거치는 동안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선택한 공부이고 힘들더라도 즐겁게 공부하자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느리더라도 묵묵히 공부하여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박사과정에 들어와 공부할 때도 꾸준함은 빛을 발했고,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학예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목원대학교 역사학과에서 제시한 커리큘럼과 선생님들이 주관하시는 세미나를 통해 성실함을 키운 결과라 생각합니다.
후배님들. 역사학을 살려서 진로를 설정하신다면 대학원 진학은 필수입니다. 박물관 학예연구사나 이와 관련된 직종으로 진로를 설정하셨다면 당장 대학원 진학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예연구사 및 이와 관련된 직종도 나중에 전문 학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은 필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학부 졸업 후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대학원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후배들의 대학원 진학을 말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본인 스스로의 의지와 목표가 뚜렷하다면 오히려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저 역시 역사 연구자이자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그 길이 매우 고됨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 보다 취업, 사회생활이 늦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대학원을 졸업한다 하더라도 취업의 길은 더욱 좁고 험난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후배님들이 계신다면 반드시 학과에서 제시하는 커리큘럼과 선생님들이 주관하시는 스터디에 적극 참여하시길 권유합니다. 여기에서 하는 고민과 배워가는 지식들은 대학원에 들어가서 자신의 장점이 될 것입니다. 설령 대학원에 가지 않더라도 다른 진로로 취업하여 사회생활을 하여도 학과에서 배운 논리적인 글쓰기, 발표와 토론능력은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해왔고 목원대학교 역사학과를 나와 대학원에 진학한 선·후배님들도 같은 루트를 거쳐 갔습니다.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동생들이 있으면 늘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와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취업이 어려우니 우회루트로 대학원에 진학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대학원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도피성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면 중간에 공부를 그만둘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호기심에 대학원에 진학한 동료 연구자들을 보면 대부분 내가 역사학(자기 전공)을 공부하려는 의지가 미약한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공부를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여러분 절대로 대학원 선택에는 호기심과 도피가 아닌 본인 스스로의 공부의지와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하시길 바랍니다. 대학원은 학부공부의 연장선이자 전문 연구자로 나아가는 길이기에 많은 고민과 목표 설정을 요구하는 곳이며, 자신의 인생을 나아가는 길입니다.
후배님들, 역사학으로 진로를 설정하던 그렇지 않던 학과에서 제시한 커리큘럼과 스터디에 적극 참여하시길 다시 한 번 권유합니다. 여기서 얻은 능력들은 후배님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진로에서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취업의 길은 매우 험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학부 4년이란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설정한 진로를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면 그 결실은 반드시 오게 되어있습니다. 멀리서 나마 후배님들을 응원하겠습니다. 후배님들 자신의 길에서 늘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사학과 00학번 김은지입니다. 저는 역사가 좋아 사학과에 진학했고 진로의 방향을 일관되게 잡은 결과 역사를 業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꿈꾸는 후배님들께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현재 저는 박사학위를 받고 주 전공을 살려 2017년부터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재직 중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연구소는 대한민국 유일의 독립운동사 연구 기관으로 독립운동 관련한 다양한 연구와 학술사업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연구원으로서 독립운동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각종 학술서를 편찬하는 등 연구 사업을 수행하는 것 외에도 논문 발표자 또는 토론자가 되기도 하며 독립운동사 강연자로 대중 앞에 서기도 합니다. 연구원이자 연구자의 정체성을 함께 갖고 있는 것입니다. 20년 동안 배우고 익힌 것들을 다양한 방법과 모습으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제가 굉장히 쓸모 많은 사람이 된 것 같으니까요.
제가 연구원이자 연구자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대학 때 부터 한 길만 걷고 한 우물만 팠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보통 여러분들은 수강신청을 학점 잘 나오는 소위 꿀강의 위주로 채우시나요? 저의 경우 전공 위주로 수강했고 전공을 보완해줄 수 있는 글쓰기, 한문의 이해 등의 교양강좌를 들으며 학점을 채웠습니다. 매주 진행되었던 사기열전 스터디도 열심히 수강했습니다. 설날에 스터디 날짜가 겹친 적이 있었지만 모두 모여 도중만 교수님 연구실에서 각자 싸온 명절음식을 먹으며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공부는 곧 나와의 약속이기에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스터디를 통해 한문 강독 외에도 논리 있는 문장의 구조, 역사 지식, 인생철학 등을 두루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문 공부를 놓은 지 한참이 지나 이제는 한자도 가물가물한 수준이 되었지만 그때 배운 논리, 역사 지식, 인생철학 등은 뇌리에 깊게 박혀 직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활용됩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학생활을 그리 성실하게만 보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2학년때까지 학교를 거의 가지 않아 All F로 성적표를 채웠습니다. 대신 그 시간에 열과 성을 다해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결국 남은 것은 빵구 난 성적과 망가진 관절 밖에 없었습니다. 3학년이 되던 때 학과에 변화가 있었고 커리큘럼이 다양해지면서 다시 역사 공부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학기 최선을 다했더니 학년 1등에 전액장학금까지 나오고 자존감까지 높아지니 정말 남는 것이 많았습니다. 사실 머리가 나빠 공부 쪽은 전혀 아닌 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즐겁게 할 수 있는 분야에 전력을 쏟으니 가능한 일이였습니다. 그때 받은 자신감은 계속 이어져 석사, 박사 진학으로 이어졌습니다.
석사와 박사과정에서도 열심히 했노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대학교에서는 목원대 학생들과의 경쟁이지만 대학원에 진학한 순간 한국 근대사를 공부하는 모든 전국 대학원생이 경쟁자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원대학교에서 공부하던 것 이상으로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대학원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 외에도 매주 사기열전스터디도 참석하였습니다. 매달 서울에서 열리는 학회와 근대사전공 서울-경기-충남권 대학원생 연합세미나에도 참여하며 학문적 외연을 넓히도록 노력했습니다. 대학원에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되어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정규직 연구원이 될 수 있었고, 박사학위도 취득하였습니다. 연구자로서 연구논문에 이어 박사학위 논문으로 2번의 학술상을 받는 영광도 얻었습니다. 뭐든 남들보다 느리고 오래 걸리지만 한눈 안 팔고 한 우물만 깊이 판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연구자의 길은 꽤 고됩니다. 최소 30대 후반~40대는 되어야 안정된 직장에 자리 잡을 수 있고(그마저도 보장되지 않음) 지금도 논문 발표나 강의를 앞두고는 밤을 새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길을 가는 친구들보다 모든 인생의 스텝이 늦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님들께 먼저 자기 점검을 반드시 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직업에 대한 목표를 위해 공부를 하는가? 아니는 정말 이 공부가 즐거워서 잘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가? 전자의 경우라면 진로를 다시 고민해보십시오. 수많은 유혹과 시련이 후배님들의 마음을 갈팡질팡하게 만들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한번 도전해보십시오. 비록 오랜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보람되고 나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