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HISTORY
"WHY NOT CHANGE THE WORLD?우리과 학생들 중에서 졸업 후 역사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업체에 취직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은연중에 품고 있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과연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역사학이 취직에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입니다.
그런 학생들에 대해서는 역사학을 위시한 인문학 공부가 결코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쓸데 없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해주고 싶군요.
왜냐하면 역사학을 포함하여 인문학 공부는 주어진 자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비판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작동방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상당히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공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책들을 많이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지요.
실제로 취직이 잘 되는 실용적인 학문을 공부한 친구들은 자기 분야에서는 우리 과 학생들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예기치 않은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종종 기계적이거나 정답이 뻔한 해결책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마치 사지선다형 문제를 풀듯이 말이지요.
내 말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학생들은 지난 8월 30일자 국내 일간지에 실렸던 아래의 기사를 잘 읽고 왜 은행들이 이런 쓸데없는(?) 일을 벌이고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앞으로 은행에 입사하려면 인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소양을 겸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 통찰력, 종합적인 사고력, 상상력과 창의력 등을 발휘할 수 있어야 은행권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것.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은행들은 고졸채용을 대폭 늘리는 한편 학력철폐, 인성, 지역할당제 등 ‘열린채용’을 지향하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스펙 위주의 채용을 지양하고, 차별화된 우수인재 선발을 위해 기존의 학력/전공/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더욱 발전시킨 "통섭형 인재" 채용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일반적으로 준비해 온 자격증, 봉사활동 및 해외연수경험, 인턴경력 등 획일적인 스펙보다는 실질적인 인성과 소양 위주의 평가에 중점을 두고 합격자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인문학적 소양과 통섭적 사고력 등 신입행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면접관에게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서적을 사전에 배부하고, 면접 시 심층적인 질의/응답, 지원자와의 자유로운 토론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에 입행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자기소개서에 자신만이 갖추고 있는 특성과 열정, 준비한 노력들이 KB의 비전과 인재상에 어떻게 부합될 수 있는지를 어필하는 동시에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통찰력과 분석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역량과 자질의 향상보다 과도한 스펙 경쟁으로 몰리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새로운 채용 트렌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