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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건축, 세계를 디자인하고 건축의 미래를 열다창덕궁은 태종이 이궁(離宮)으로 창건한 궁으로 임란이후 대원군이 경복궁을 복원하기 전까지 조선의 정궁으로 역할을 했던 곳이다. 창덕궁은 종로 3가 역에서 내려 북쪽으로 올라가면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이 나온다. 문화의 유산을 만나러 가는 기대를 가지고 걸어가면 이곳은 문화의 공간이구나 하는 이정표로서 극장이 길 양쪽에 놓여있다. 이 가로는 건축 공모전에도 자주 주제로 거론되었던 곳으로 그만큼 이 거리가 흥미 있는 곳이다.
돈화문을 지나 궁 안으로 들어가면 푸른색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싱싱하게 돋아난 잔디와 푸른 나무 잎사귀들이 회색빛 도시에서 지친 눈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경복궁과는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진입부터 느낄 수 있다. 전조후침 원칙에서 정전이 놓인 공간은 매우 정형적인 궁의 배치를 하고 있으나, 다른 부분들은 자유로운 평면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들어설 때 궁의 질서가 느껴지기 전에 나무가 있는 정원이 보이는 것이다. 사실 초기에는 나무가 있던 곳에 건물이 있었다. 그러나 화재로 소실되고 이후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정전(仁正殿)은 정전으로 외부에서 보면 2층의 건물로 주변의 다른 건물의 우위에 있어 그 위상을 나타내고 있다. 선정전(宣正殿)은 창덕궁 안에 있는 건물 중 유일하게 청기와집으로 경복궁의 편전에 해당하는 곳이다. 침전 공간으로 대조전(大造殿)이 있으며 용마루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곳 우측으로 동궁이 살았다고 기록에 남아있는데 정전의 우측은 곧 동쪽을 뜻하므로, 드라마에서 동궁마마 납시오. 할 때 동궁이 여기서 유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궁의 조성요소를 지나면 그토록 보고 싶은 비원(秘苑)에 이른다. 비원은 과거에는 공개하지 않은 곳으로 금한다는 뜻으로 금원(禁苑)이라고 하였다.
이곳을 들어서면 순간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며,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조화 있게 만들어 놓은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연못은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의 의미를 보여 준다. 또한 이곳에선 사대부 주택도 볼 수 있는데 연경당(延慶堂)이 그곳이다. 숙종이 사대부가 어떻게 살고 있는 지 궁금하여 궁에 짓도록 했으며 1년 한번 그곳에서 자기도 했다.
이와 같이 창덕궁은 궁으로서 역할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많지만, 정원으로서 다른 궁과 차별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왕의 생활에서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이며, 건축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