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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학교건축학부


DIVISION OF ARCHITECTURE

목원건축, 세계를 디자인하고 건축의 미래를 열다

건축담론

얼굴 한번 팔아보죠

작성자 이** 작성일 2014.11.24 조회수1134

2014년 목원건축학술대회가 무사히 끝났다. 학생들이 1년 동안 농사지은 것을 추수하여 보여주는 시간이다. 모두가 서로 축하하고 서로의 노고에 감사하는 시간인 것 같다. 한편 자신이 추수한 것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것을 발표하고 또 이야기를 듣는다. 이 시간을 생각하며 글을 쓴다. 신문(동아일보 20141124)에서 읽은 글이다. 제목은 순간의 쪽팔림이 10년을 좌우한다.’이다. 얼굴의 속어인 을 써서 읽어본 글이다. 역시 글에는 시선을 끄는 단어가 있어야 되나 보다. 글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글쓴이(김홍민 북스피어 대표)가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새로운 과목으로 상업을 배웠다고 한다. 1년간 일주일에 한 번 상업을 공부해야 했다. 상업 교과서는 온통 숫자투성이고 자산, 부채, 어음 같은 낯선 단어들이 즐비했다. 어리둥절한 기분이었고, 반발심도 있었다. 주요 과목을 공부하기도 바쁜 와중에 저걸 배워서 어디다 쓴단 말인가. 입시에 도움이 안 될 게 뻔한데. 그래서 암묵적으로 대충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상업을 담당한 선생님이 특이한 사람이었는데 필시 학생들의 심리를 간파하고 있었을 것이다. 교과서를 줄줄 읽는 것보다 색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을 것이다.
그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전부 구호로 만들었다. 그리고 개념을 설명할 때면, 직접 동작과 구호를 외치며 따라하도록 했다. 입찰은 오른손을 번쩍 들며 해당 단어를 외치고, 매입은 왼손을 들게 했다. 그래서 매입은 사는 것, 사는 이가 한 명, 파는 이가 다수, 이런 식으로 어절마다 양손을 번갈아 들며 구호를 외치게끔 했다.
모든 학생들이 한 명씩, 교실 앞으로 나가 구호를 외쳤다. 처음엔 무척 창피했지만, 목소리가 작으면 불호령이 떨어지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빨개진 얼굴로 소리치는 학생들을 향해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제군들, 순간의 쪽팔림10년을 좌우합니다.” 당장은 여러 사람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게 창피할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기억해 두면 오래 남는다는 뜻이리라.
효과는 전국 모의고사에서 나타났다. 다른 과목과 달리 상업 성적은 전국에서 톱이었다. 앞에 나가서 구호를 외치는 것은 여전히 창피했지만, 그렇게 학습한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이상은 글을 요약이다. 전시회를 마치고 학생들 작품을 크리틱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여러분, 지금 얼굴 한번 팔아보죠. 맘껏 이야기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