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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 목원대 명예졸업…“빛났던 열정 기억하겠습니다”

작성자홍** 등록일2025.02.21 조회수215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 목원대 명예졸업…“빛났던 열정 기억하겠습니다”


목원대학교가 20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故)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박가영씨는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박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우연히 목원대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의 패션쇼를 본 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사회의 그늘 속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주목받고 빛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박가영씨는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학원에서 하루 9시간씩 미술실기 수업을 받았고, 지난 2021년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과에 합격했다.

목원대 진학 후에는 미국 뉴욕에서 패션을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방학마다 하루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했다.

박가영씨는 참사로 희생됐던 날에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와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다.

그는 캐나다의 한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에도 지원했지만, 끝내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목원대는 이날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박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어머니인 최선미씨에게 전달했다.

박가영씨의 가족은 졸업식장 분위기가 무거워질 것을 우려해 영정과 함께하지는 않았다.

최선미씨는 “딸아이가 와야 하는 졸업식에 엄마만 오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가영이가 사랑했던 학교와 친구들이 가영이를 기억해 주고, 가영이의 꿈을 소중히 여겨 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선미씨는 이어 “가영이가 바라던 따뜻하고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희학 총장은 “박가영씨는 패션을 통해 세상을 더 아름답고 따뜻하게 만들고자 했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누구보다 가족과 친구를 아꼈던 목원의 가족이었다”며 “목원대는 그의 빛났던 열정을 기억하며 그가 꿈꾸었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목원대는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90명, 석사 157명, 학사 1388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대전 최초의 명문 사립대학으로 올해 건학 71주년을 맞은 목원대는 현재까지 6만4485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학위수여식에서는 ‘2024년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에서 대상을 받은 웹툰학과 19학번 문도현씨가 졸업생을 대표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목원대는 학위수여식장에 들어오지 못한 졸업생 및 가족들을 위해 대학본부 앞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가로 6m, 세로 3m)을 설치해 생중계했다.

이희학 총장은 식사를 통해 “변화는 언제나 낯설고 두렵지만 그것을 기회로 삼을 때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때로는 예상치 못했던 시련을 겪더라도 목원대에서 길러온 지혜와 용기가 함께할 것이다”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다음은 이희학 총장의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식사 전문이다.


  영예로운 학위를 받는 졸업생 여러분!

  학교를 대표해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오늘이 있기까지 헌신과 사랑으로 도와주신 졸업생 가족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늘 학생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격려하고 기도해 주시는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유영완 이사장님과 이사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지난 수년간 학업에 몰두하며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고, 성취도 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오늘의 이 뜻깊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와 인내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흔히 ‘졸업’을 끝맺음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졸업은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턱입니다. 목원대학교에서 배운 창의적 사고와 도전정신, 배려와 존중의 가치는 앞으로 여러분이 어떤 길을 가든 강력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생 여러분!

  현재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을 혁신하고 있으며,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단순한 지식의 소비자가 아니라 기술과 시대의 흐름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주체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어떻게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해야 합니다.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그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교육자이자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17세기 영국의 성직자이자 시인이었던 존 던(John Donne·1572~1631)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란 문장을 남겼습니다. 이 구절은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1899~1961)가 소설의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구절은 ‘한 사람의 운명은 공동체 전체와 연결돼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구절을 조금 다르게 해석해 보려고 합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그 종은 바로 여러분을 위해 울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어떤 길을 가든 세상의 종은 여러분을 위해 울릴 것입니다. 그 종소리가 새로운 도전을 알리는 소리일 수도 있고, 고난을 알리는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종이 울릴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입니다.

  그 종소리가 새로운 길을 여는 소리라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야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한층 더 성장할 자신에 대한 기대를 품으시길 바랍니다. 변화는 언제나 낯설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기회로 삼을 때 여러분은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역경을 예고하는 종소리가 울린다고 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목원대학교에서 실패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법을 배웠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길렀습니다. 삶은 때때로 우리에게 예상치 못했던 시련을 던집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목원대학교에서 길러온 지혜와 용기가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목원대학교 졸업생 여러분!

  세상의 종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아가는 동시에 여러분만의 종도 직접 울려야 합니다. 여러분이 울리는 종소리가 세상을 더 밝게 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소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힘차게, 그리고 따뜻하게 울려 주십시오.

  다시 한번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 2. 20.

목원대학교 총장 이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