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주교수, 국제갤러리서 개인전
"그림은 그 자체로 시각적 대상"
김홍주 교수(미술교육과)가 30일(금)까지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사람들이 그림에서 자꾸 상징이나 의미를 읽으려고 하는데 그림을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언어로만 보지 말아주세요. 반대로 그림을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가 아닌 시각적 대상으로 볼 수도 있잖아요?"
회화의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로 평가받는 김홍주 교수(미술교육과)는 꽃과 풍경 등을 주로 그린다.
그러나 김 교수가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을 그릴까""가 아닌 ""어떻게 그릴까""의 문제다. 극세필을 이용해 캔버스의 결을 따라 수없이 붓질을 누적해 완성한 그림은 ""붓으로 무엇인가를 그려나가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그 때문에 김 교수의 그림에서는 상하좌우가 큰 의미가 없다. 제목도 없다. 어떤 특정 제목을 붙이면 사람들이 제목에 따라 고정관념을 갖고 그림을 받아들이게 될 것을 우려해서다.
"세필 작업에서 오는 강박적인 것에 흥미를 느꼈죠. 묘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어떤 바탕에 어떤 물감을 어떻게 써야 일반적인 그림과 다를까 거기에 관심을 뒀죠. 산이나 꽃 같은 자연물을 그리는 것은 너무 기계적인 형태보다는 자연이 좋아서 택하는 것뿐이에요"
소재에 의미를 두지 않는 작가의 산 풍경 또한 특정 장소가 아닌 작가의 마음속에서 생각한 일종의 ""관념산수""다.
"관념 산수를 나쁘게 생각하는데 왜 영화 ""아바타""에는 홀딱 반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다못해 돌덩이 하나를 보고도 상상해서 산을 그릴 수 있는데 현실에 있는 산을 그릴 이유는 하나도 없어요. 그저 형상이 떠오르면 산이나 풍경을 그리면 되고 이것저것 모아서 그리기도 해요"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에서는 꽃 그림과 풍경화 등 근작 외에 1990년대 작업했던 글자 그림도 볼 수 있다. 글자 그림 속 글자들 역시 어떤 특정한 의미가 있기보다는 그저 시각적인 대상으로서 글자의 모양을 빌려온 것이다.
"제 그림에서 상징적인 걸 발견하려 해서 자꾸 제 그림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제 그림은 가장 이해하기 쉬운 그림이에요. 그냥 저런 그림이구나 하고 편하게 봐주시면 돼요."
<출 처 : 연합뉴스 황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