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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WON UNIVERSITY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 동참”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들, 대학가 외국어 메뉴판 보급
지난 6일 오후 대전 서구 도안동 목원대학교 인근 음식점 일미닭갈비파전.
왕아남씨(34) 등 목원대 박사과정에 있는 3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A4용지 크기의 책자형 메뉴판에는 일미닭갈비파전의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펼쳐져 있었다.
메뉴판에는 한글과 함께 중국어, 베트남어로 음식의 이름과 재료 등이 적혀있었다.
이들은 메뉴판의 설명을 읽은 뒤 종업원을 불러 각자 먹고 싶은 메뉴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집으며 주문을 완료했다.
목원대 박사과정 중국인 한의씨(40)는 “메뉴판에 한글만 적혀있는 음식점이 많아 처음 방문한 곳에서 음식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며 “외국어 메뉴판에 음식의 이름부터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있어 메뉴 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목원대 학생들이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국어 메뉴판을 제작해 대학 주변 식당에 보급하고 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실현해 대학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목원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는 외국인 유학생의 편의를 위해 한국어와 중국어, 베트남어로 된 외국어 메뉴판을 음식점별로 제작해 대학 인근 식당 25곳에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대학 주변 소상공인까지 챙겨주자는 취지다.
목원대에는 이달 기준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1080명이 공부하고 있다.
외국어 메뉴판 제작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부생들의 아이디어였다.
김민우씨(25)는 “과거보다 거세진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대학 인근 음식점 상당수는 외국어 메뉴판이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라며 “한국어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식당을 이용하고 메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외국어 메뉴판 제작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민우씨 등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 9명은 지난해 6월부터 이서영 교수의 도움을 받아 관련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이들은 외국인 유학생의 음식 주문 불편사항 개선을 위해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메뉴판을 제작했고, 지난달 31일 대학 주변 25곳의 음식점에 메뉴판을 전달했다.
메뉴와 재료 등에 대한 번역은 글로벌비즈니스학과에서 재학 중인 중국과 베트남 유학생이 각각 맡았다.
이들은 음식명을 기계적으로 번역하기보다는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 유학생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음식 재료와 맛 등의 특성을 살린 내용을 메뉴판에 담았다.
음식점들의 반응은 좋았다.
목원대 인근에서 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고윤옥씨(49)는 “전체 손님 중 10% 정도가 외국인이어서 외국어 메뉴판 제작의 필요성을 느꼈던 터에 목원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메뉴판을 이용해본 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는지 외국인 손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들은 외국어 메뉴판을 만들어 음식점에 배부한 것 외에 큐아르(QR)코드를 통해 외국어 음식 메뉴판이 갖춰진 업체 명단과 위치, 외국어로 지원되는 메뉴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학생들은 이런 시스템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학 내 게시판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들은 현재 외국어 메뉴판 보급 음식점을 확대하거나 미용실과 같은 편의시설에 외국어 안내판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지도한 이서영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유학생을 위한 편안한 식사문화를 조성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음식점 업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추진한 사업”이라며 “글로벌비즈니스학과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학 총장은 “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대학도 이들의 대학생활에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기특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에 대해 총장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