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 세계로, 함께 성장하는 열린대학
MOKWON UNIVERSITY중국유학생 우이명씨가 지난달 23일 귀국해 중국 항저우 산후조리원에서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돌아와 생활관에 격리돼 있다.
“한국 대응 보며 공공정책 중요성 배워… 이 무정한 질병 극복하기를” 중국은 모든 이가 마스크 착용해 긴장감 고조
목원대 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우이명(34)씨는 지난달 23~26일 중국에 다녀온 뒤 5일 현재 이 대학 생활관 1인실에서 열흘째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우씨는 목원대의 방학 중 학기에 등록해 공부하는 유학생으로, 중국 항저우의 공공기관에서 근무한다. 그는 지난 3~4일 학교를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중국의 상황과 한국 정부의 대처에 관해 이야기했다.
“지난 26일 항저우 공항을 통해 출국할 당시 신종 코로나 확산 정도는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거리와 공항 곳곳에서 항시 체온을 측정해 긴장감이 매우 높았어요.” 그는 “중국은 힘을 다해 질병에 대처하고 있으며, 익숙한 거리가 낯설만큼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가 귀국한 23일, 우한은 이미 출입이 통제됐고, 항저우는 중국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사전 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우씨가 항저우에 다녀온 것은 춘절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기 위해서였다. 특히 그는 이번 학기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아이가 태어나 새해를 맞는 감회가 남달랐다.
우씨는 “지난 1월6일 아내가 출산했다. 항저우에 도착해 산후조리원에서 4일 내내 아내, 아이와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와 아내는 건강하다. 학기를 마치고 오는 21일 귀국 예정인데 항공기가 운항할 지 알 수 없다. 사태가 진정돼 순조롭게 집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 쪽에서 자신을 격리한 조처는 매우 적절했으며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 누나가 항저우 발열 클리닉에서 일하고 매형도 의료인이어서 기본적인 전염병 대응 수칙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격리돼 있지만, 수업 대신 리포트를 쓰고, 아내와 화상통화를 하며 지인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고 중국 뉴스 등을 모니터하는 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교 쪽은 우씨와 격리된 다른 유학생들 모두 건강하다고 전했다. 공공정책학을 공부하는 학도답게 그는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식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정책 추진과 자유로운 언론 보도 △격리시설 지정 과정 등에서 확인된 공공서비스 부문 간의 긴밀한 상호 작용 △강제 조치에 앞서 정부가 권고하면 기관·민간은 이를 존중해 실천하는 모습 등을 꼽았다.
우씨는 “우한 봉쇄 이후 항저우는 귀가하지 못한 우한시민을 3차례에 걸쳐 수용했다. 항저우시는 수용 이유와 일정, 수용자 명단 등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의 지지를 받았다. 위기 상황에서는 솔직한 정책이 혼란을 막고 사태를 수습하는 길이라는 것을 배웠다”라고도 전했다.
그는 한·중이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듯 세계가 힘을 모은다면 재앙을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번 질병의 확산이 천재인지 인재인지 판단하는 것은 잠시 미뤄두고 전 세계가 경각심을 갖고 (신종 코로나에) 맞서 인류운명공동체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려운 시기에 전 아이를 얻었습니다. 아이는 지금 저의 용기입니다. 입춘입니다. 중국 속담에 ‘일년지계는 봄에 있다’는 말이 있어요. 결국에는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상황은 심각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 무정한 질병을 이겨낼 것이다. 중국에 도움을 주는 한국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927067.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