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수용자 교화 돕는 원은석 교수의 ‘인성역전’
<사진설명 : 지난 11일 부산구치소 내 한 강의실에서 열린 비대면 청렴인성교육 시상식에서 우리 대학 원은석 교수(오른쪽)가 수용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설명 : 부산구치소 수용자들이 원은석 교수의 <인성역전>을 청취한 뒤 작성한 소감문.>
“팟캐스트 활용 인성교육 재밌고 효과도 좋아”
비대면 팟캐스트 <인성역전> 활용 사례 확산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제가 지금은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부산구치소(소장 김영식)의 ‘비대면 청렴인성교육 소감문 공모전’에 참가한 한 수용자의 소감문 중 일부다.
그는 우리 스톡스대학 기초교양학부 원은석 교수의 팟캐스트(인터넷 라디오) <인성역전>을 들으며 느낀 생각을 적었다.
갈등과 방황 끝에 비행과 범죄를 저지른 것부터 후회와 반성, 자신의 문제점까지 소감문에 담았다.
그는 “잘못에 대한 비난을 피하고 싶어 거짓말을 했고 거짓말이 탄로 나지 않도록 더 큰 거짓말을 만들어야 했다”라며 “순간의 거짓말이 나와 주변을 불행하게 만드는 씨앗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운 교도소 등에서 팟캐스트를 활용해 비대면 인성교육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부산교도소가 <인성역전>을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도입한 데 이어 올해 부산구치소도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기적인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자 청취형 비대면 청렴인성교육 콘텐츠 <인성역전>을 수용자 교육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수용자들은 지난 4~5월 매일 점심 휴식 시간 15분씩 <인성역전>을 청취했다.
이달 11일에는 관련 프로그램을 청취한 수용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청렴인성교육 소감문 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수용자 10명에게 우수상, 청렴인성상 등을 주기도 했다.
<인성역전>은 원은석 교수 등이 2016년부터 국내 최초로 인성을 주제로 제작하고 있는 팟캐스트다.
교육(원은석 교수)·심리(김현경 소설가)·철학(황수영 충남대 교수) 분야 전문가들이 인성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강단에서 직접 학생을 지도하거나 인간 내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비대면 청렴인성교육을 진행한 부산구치소 측은 <인성역전>의 교육 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기존 방식과는 달리 매일 짧은 시간 집중해서 청취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구치소의 한 수용자는 소감문을 통해 “전문가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라며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영식 부산구치소장은 “수용자의 원만한 사회복귀에 도움을 주려는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성역전>은 코로나19로 전통적인 대면 교육이 어려운 상황에서 효율적인 인성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며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YBM과 공동으로 중·고등학교와 대학생, 사회인 대상 비대면 인성교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또 우리 대학 정규 교양과목으로 편성해 인성교육을 진행하는 등 전국 12개 대학에서 교양강좌로 도입하고 있다.
<인성역전>은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 팟티, 오디오클립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단행본 <인성도 스펙이다>로 출간되기도 했다.
<인성역전>은 교육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 소관 ㈔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상임대표 원덕호)으로부터 ‘청렴인성교육 콘텐츠’로 인증받기도 했다.
원은석 교수는 “향후 다양한 기관에서 목적에 맞게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